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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월안 Nov 24. 2023

 '유자청' 집에서 만들기

종갓집 종부 엄마 요리 따라 하기

    언제부터인가 노란 맛에 길들여져 있다 상큼하고 달달한 맛에 단단히 빠져있다 생각만 해도 벌써 침이 고이는 유자이야기다 새콤 달콤한 그 맛에 그만 매료당한 지 오래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요리에 깊숙이 유자가 들어와 있다 우리 집 식구들은 야채를 생으먹는 것을 좋아야채와 과일 몇 조각 올리고 아보카도를 위에 올려 샐러드를 해서 먹는다 샐러드 위에 유자가 들어간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신선한 야채를 맛있게 먹는 비법이 유자가 들어간 소스를  만드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1인분 기준으로 유자 1스푼, 올리브유 1스푼, 식초 조금, 레몬즙 반개, 후추 조금 뿌리면 유자 소스가 만들어진다 유자 소스 덕분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  유자는 일 년 내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유자는 음료로 만들어서 먹기에도 좋다 여름에는 유자청과 사이다를 넣고 얼음을 넣어서 마시면 더없이 시원한 여름 음료가 된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깊은 향이 추운 겨울과 잘 어울리는 고급진 차 한잔이 된다

    올해는 유자를 5kg을 주문을 했다 작년에 10kg 주문해서 만들어 놓은 유자청이 아직 남아 있어서 올해는 반으로 줄여서 주문을 했다 매년 구입하는 고흥 유자다 그 어느 때보다 올해는 유자가 탐스럽고 예쁘다 올해는 농사가 잘되었는지 특히 유자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맘에 쏙 들게 상태가 좋다 흠집이 하나도 없고 이렇게 예쁜 유자는 오랬만에 보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유자박스를 개봉하는 순간에 노란 유자 향기가 사방으로 퍼졌다

'어머나 너무 예쁘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노랄까~'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쁜 유자를 보고 감탄을 했다


    유자는 오래 시간 만들어 본 결과, 원래 크고 작은 흠집이 있다 까만 반점 같은 흠이 있고 가까이에서 보면 쭈글거리고 곰보처럼 못생긴 유자가 더러 들어있원래 '유자는 못생겼는데 향은 좋구나~'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농업 기술이 발달해서 그런지 유자가 점점 예뻐지고 향이 더욱더 향기롭고 달라진 모습이세상의 모든 과일이 모양도 예쁘고 당도가 갈수록 높아지듯이, 유자도 상태가 좋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유자청을 만드는 데는 흠이 있으면 그 부분을 도려내면 되고, 못생긴 유자라고 해도 잘라서 쓰는 데는 상관이 없다 올해처럼 깨끗하고 예쁘게 노랗기가 힘든데 올해는 암튼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좋은 유자를 만나서 기분 우리 집에 온 유자가 너무 탐스럽고 예뻐서 핸드폰 메인화면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핸드폰 열어볼 때마다 노란 향기가 상큼하게 나는 듯하다


         (유자청 만드는 법)

    유자색이 노랗게 예쁘다고 대충 씻어서는 안 된다 유자의 겉 표면은 울퉁불퉁 굴곡이 있다 모든 과일이 그렇지만 병충해 방지를 위해서 농약을 엄청나게 많이 농약을 친다고 한다 그 올록볼록한 부분에 농약이 달라붙어 있다 큰 그릇에 유자를 넣고 베이킹소다를 풀어놓고 푹 잠기게 1시간을 둔다 농약과  불순물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어느 정도 녹아 나왔다고 생각이 들면 부드러운 솔로 문질러가며 하나하나 깨끗하게 씻어내어 소쿠리에 건져낸다


    물기가 다 빠진 유자는 꼭지를 떼내고 반으로 갈라서 내용물과 겉 바가지 모양을 서로 분리한다 속에 있는 육즙과 씨는 유자청 만드는데 전혀 쓰지 않고 겉 바가지 모양으로 된 거죽만 유자청으로 만든다 유자 속은 꼭 귤처럼 비슷한 모양이다 내용물이 아깝다고 씨만 제거하고 내용물을 함께 넣으면 그것은 유자청 만들기에 실패하는 방법이다 만약에 속에 있는 내용물을 함께 넣어서 유자청을 만들면 처음에는 맛이 괜찮은데 점점 쓴맛이 나온다 그래서 실패의 원인이 된다 '꼭! 유자의 겉 표면만 가지고 자청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맛의 실패가 없다 오랜 세월 유자청을 만들었던 종갓집 종부, 엄마가 알려주신 법이고, 평생을 그 방법 그대로 만드셨


    위에 사진으로 보듯이 반으로 잘라놓은 반달 모양의 겉만 가지고 유자청을 만든다 그것을 가늘게 채 썰기를 해 놓는다 채 썰은 것은 내용물을 제거 했으니까 삼분의 일로 줄어든 양이다 채를 썰어놓은 양과 같은 비율로 설탕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뚜껑을 닫아 놓으면 걸쭉하게 서로 어우러진다 수시로 잘 저어주고 3시간 후에 보관해 둘 그릇을 소독을 하고 유자청을 는다 김치냉장고에 넣고 먹으면 된다 맨 위에 사진을 보면 믹서기에 갈아서 놓은 것은 유자 소스를 만들 때,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갈아서 냉장고에 두고 먹으면 된평소에 유자차로 먹을 것은 냉장보관하고 나머지는 김치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먹으면 된다


                       ○○○○○°°°□◇○○


    유자를 사서 유자청을 직접 만들어 보면 결과물이 얼마 되지 않는다 5kg 구입해서 만든 양이 맨 위의 사진만큼 나온 양이다 직접 만들어보면 양이 얼마 안 된다 시중에 파는 것은 아마도 다른 첨가물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래야 양을 늘릴 수 있을 테고, 수익을 보려면 그렇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든 유자청이 양은 작아도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과, 깨끗하게 윤기나게 씻어서 만들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위안이다

그 옛날 종갓집 종부 엄마가 '유자는 뽀독뽀독 솔로 문질러가며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지혜는 살면서 알아지는 것들 투성이다

종갓집 종부 엄마의 숨결이 아직 멈추지 않아서 다행이다 엄마의 흔적을 브런치에 기록해 둘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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