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를 열게 된다
언제부턴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먼저 유튜브를 열어 본다. 검색창에 몇 글자만 입력하면, 친절하게도 잘 정리된 설명으로 답을 내놓는다. 복잡한 것도 몇 분이면 이해가 되고, 낯선 주제도 어느새 익숙해진다. 빠르고 편리하다. 모든 지식이 다 들어 있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조용히 작동하는 또 하나의 손길이 있다. 바로 알고리즘이다. 화면 위에 펼쳐진 선택지들은 내가 고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선택될 나를 향해 미리 계산된 결과들이다. 내가 오래 머문 영상, 멈춰 서서 바라본 장면과, 무심히 스쳐 지나간 취향의 흔적까지도 알고리즘은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토대로 다음 길을 안내한다. 처음에는 다정한 안내자처럼 느껴진다. 필요한 정보를 가장 빠른 길로 데려다준다.
문제는 나의 시야가 점점 좁아진다는 데 있다. 어느 순간부터 추천 목록은 놀라울 만큼 비슷해진다. 익숙한 주장과 편안한 의견과, 이미 알고 있다고 느끼는 이야기들이 반복된다. 다양성은 이렇게 조용히 사라진다. 불편함을 견디며 사유하는 힘과, 다른 생각을 만났을 때 잠시 멈춰 서는 여유도 함께 약해진다.
생각해 보면 삶도 그렇다. 편한 길만 선택하다 보면 길은 분명 해지지만, 풍경은 단조로워진다.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세상은 마치 잘 정리된 정원과 같다. 어지럽지 않게 예측 가능하고 안전하다. 하지만 그 안에 오래 머물수록 나 스스로의 질문이 사라진다. 무엇이 중요한지, 왜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또 삶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게 된다.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단순해진다.
삶의 철학은 불편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 왜 이것을 믿고 있지?', '그 선택은 정말 맞은가?', '삶을 지탱하는 중심은 무엇인가'... 알고리즘은 답을 빠르게 주지만, 철학은 답을 늦춘다. 대신 생각하게 만든다. 멈추게 하고, 흔들리게 하고, 다시 나를 돌아보게 한다. 삶의 중심은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고 내 안에 있다.
가끔은 의도적으로 알고리즘을 멈출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점점 더 나를 특정한 방향으로 데려다 놓는다.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친절함이라는 다정함으로. 그래서 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삶의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고 어떤 질문을 품고 살아갈지 나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그 자리는 언제든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 대신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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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삶은,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며 중심을 붙드는 삶이다. 알고리즘의 흐름 속에서도 나만의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철학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