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저마다의 빛을 가지고 있다
기대수명까지 살아낸 국민 가운데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암이라는 뉴스 보도를 보았다. 해마다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새롭게 암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서구화된 식단과 환경적 요인과, 설명되지 않는 우연의 겹침 속에서 암은 어느새 일상에 너무도 가까이 다가와 버린 질병이 되었다. 예전에는 암 진단이 곧바로 죽음을 의미하던 때 하고는 지금은 많이 다르다. 의학의 기술이 넓어졌다. 치료 후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의 길이를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하지만 암환자가 병원에서의 치료가 끝난 후 시작되는 또 다른 삶이 있다. 바로 병원 밖에서의 관리, 이전과는 다르게 일상을 가꾸어야 하는 긴 여정이다. 암 경험자들이 겪는 육체적 통증과, 많은 후유증과 그리고 내면에서 밀려오는 불안과 두려움은 사소하지 않다. 암 투병을 하다가 병원을 나서는 순간부터,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일상이라는 살피고 지켜내야 한다. 마치 바람의 결을 예민하게 읽어가며 항해하는 작은 배처럼, 삶이라는 큰 바다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투병 경험을 더 따뜻하게, 더 깊은 마음으로 나누려는 이들이 많다. 환우 모임에서 동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 등불이 되어주는 사람, 치유 프로그램과 상담 활동을 통해 마음의 짐을 대신 들어주는 사람들. 그들은 의료진이 해줄 수 없는 삶의 안내를 조용히 건넨다. 그 절절한 메시지를 품은 격려는 때로 어떤 치료보다 위로가 될 것이다.
암 전문의가 말하는 열 가지 원칙을 되새겨 보았다. 암 경험자들을 위한 조언이기보다,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기본이다. "운동하기, 영적 연결 강화하기, 자신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다루기, 긍정적 감정 키우기, 자신의 직관을 믿기, 억눌린 감정 풀어주기, 식단의 근본적 변화, 허브와 건강보조제를 활용하기, 살아야 할 강력한 이유 찾기, 사회적 지지 받아들이기" 이 모든 것 들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 반드시 곱씹어야 하는 질문이고 다짐이다.
시간이 더해지고 나이를 더해갈수록, 가까운 이들로부터 들려오는 암 진단 소식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 날은 친구의 이름으로, 또 어느 날은 지인의 가족의 이름으로, 그 소식은 불쑥 마음에 어둠을 드리운다. 그러나 그때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을 되새긴다. 건강은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건강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켜야 하는 마음의 약속임을 안다.
사람은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다. 누군가의 부모이고,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사랑이다. 그렇기에 건강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지켜주는 서로의 울타리이다. 오늘 먹는 한 끼의 밥이, 무심코 지나치는 산책의 한 걸음이 잠들기 전 나를 다독이는 마음 한 조각이, 실제로는 가족을 위한 오래된 사랑의 실천임을 문득 깨닫게 된다. 가족의 건강을 위한다는 말은, 오래오래 곁에서 바라보고 싶다는 사랑이다.
건강은 삶을 대하는 진심이며, 나를 둘러싼 관계와 주변을 사랑으로 돌보는 감정의 연결이다. 서로를 지켜주고자 할 때, 건강은 비로소 힘을 얻는다. 가족이 모인 식탁에서의 소박한 한 끼, 그 속에 깃든 대화와 웃음, 마음을 열고 함께 걷는 산책길에서 손 잡아주는 삶의 온기다. 이런 것들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삶은 여러 번의 겨울과 여러 번의 봄을 지나며 단단하게 만든다. 때로는 아픔이 찾아와 모든 것을 흔들어놓기도 하지만, 그 고비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흔히 아파 보았기에 건강의 귀함을 알고, 두려움을 지나왔기에 사랑을 더 깊이 품는다. 아마도 그것이 인생의 순환이고 은밀한 선물일 것이다.
그래서 다시 마음에 새긴다. 건강을 잃기 전에 지키는 삶과 가족을 위해 사랑을 더하는 삶,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외로움과 불안을 대비해 마음의 힘을 길러두는 삶을 말이다.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가족을 품어주고, 조금 더 깊은 호흡으로 일상의 숨결을 느끼는 일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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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저마다의 삶에서 작은 빛을 들고 있다. 누군가는 조용한 빛으로 가족을 비추고, 누군가는 희미한 불꽃으로 나를 지킨다. 그 등불이 모여 작은 온기가 되고 삶을 지킨다. 모두 서로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사랑은, 함께 오래도록 살아가게 하는 단단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