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겨울 하늘빛

툭 치면 쨍하고 금이 갈듯한 겨울 하늘

by 현월안




톡 치면 쨍하고 금이 갈 듯한 겨울 하늘 아래에 서면, 세상이 잠시 멈춘 듯 고요해진다. 눈이 시릴 만큼 맑은 파란빛은 마음을 씻어내는 수정에 가깝다. 겨울 하늘은 언제나 높고, 그래서 고개를 들어야만 그것을 볼 수 있다. 추운 겨울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소소한 힐링이다.



여름 하늘이 습해서 무겁다면, 겨울의 하늘은 맑고 명징하다. 수증기를 머금은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가 자리를 대신 채우면서 하늘은 맑아진다. 자연스레 정돈되면서 그 흐름은 신비롭다. 필요 없는 것을 위로 보내고, 비워진 자리에 투명함을 남긴다. 그 단순한 원리가 겨울 하늘을 만들고, 또 조용하게 맑음을 건넨다.



차가운 겨울 손에 쥔 따뜻한 라떼 한 잔과 하늘을 올려다본다. 김이 오르는 커피 향과 시린 공기, 그 사이에서 계절의 대비를 감각으로 느낀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 순간처럼, 삶 역시 늘 상반된 것들의 공존 위에 서 있다. 고단함 속에서 위로가 생기고,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의미가 자란다. 겨울 하늘이 유난히 푸른 이유는, 어쩌면 그 모든 대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맑고 투명한 겨울 하늘이 이렇게 귀한 것임을 자주 잊는다. 늘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기억 속 겨울 풍경을 떠올리면, 그 겨울 푸르름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선명했다. 들녘 끝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던 자리, 하얀 눈과 파란 하늘만 존재하던 세상. 그 단순함 속에서 세상이 충분하다는 감각을 처음 배웠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에서 해가 떠오를 때, 그 눈부심은 신비하다.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의 빛 앞에서 자연스레 고개를 숙인다. 자연은 언제나 압도적이지만, 또 모든 걸 품는다. 솜사탕 같은 구름 하나가 천천히 다가와 하늘 한편에 자리를 잡을 때, 알게 된다. 모든 것은 제 속도로 오고, 제 자리에 머문다는 것을. 서두르지 않아도 밀어내지 않아도, 우주 안에는 분명 질서가 있다.



겨울의 파란 하늘을 아는가. 그 명징한 색은 아름다움이고 새로움이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 보여도, 순환은 멈추지 않는다는 순리.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모으고, 봄은 이미 시간의 어딘가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따숨을 품고 있다.



겨울 하늘을 볼 때마다 차갑게 밀려오는 그 맑은 무언기가 있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그 느낌. 불필요한 감정은 위로 보내고, 남은 자리에는 투명함을 두려고 애쓴다. 완벽해지기보다는 맑아지는 것이 좋다. 더 많이 가지기보다는 가볍게 연결되기를 선택한다. 인간은 우주 만물과 공존하고, 그 순환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의 호흡은 공기와 이어져 있고, 나의 체온은 태양의 기억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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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푸른 하늘처럼, 올해는 몸도 마음도 푸르렀으면 좋겠다. 시들지 않기 위해 애쓰기보다, 계절을 받아들이며 다시 푸르러질 줄 아는 여유 말이다. 겨울 하늘이 알려 주듯, 오늘 이 순간도 눈이 시릴 만큼 청량한 겨울 하늘을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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