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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천 Jun 08. 2016

러시아의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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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IT

러시아 스타트업 훈풍… '우주·核기술 벤처' 키운다


요약: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스콜코보'창업 불모지'로 불리던 러시아에 스타트업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1조루블(약 18조 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해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20㎞ 떨어진 스콜코보에 약 400만㎡(약 120만여 평) 규모의 첨단기술단지를 설립하고 있다.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 기업이 단지 내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했고, 1400여 개의 스타트업 사무실과 연구시설이 자리 잡았다. 스콜코보는 사업 분야 중에서도 IT·바이오메드·에너지·우주·핵기술 등 5가지 클러스터로 스타트업을 나눠 지원한다. 현재 러시아 전역에는 7000여 개의 첨단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20%가 스콜코보 지원 대상 기업이다.



불곰국이자 푸틴의 나라. 한 때 미국과 세상을 반으로 나눠 지배했고,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우주 배출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기술 강국. <아이언맨 2>에서 토니 스타크의 아크 원자로를 재현해낸 과학자 이반 코프의 조국( 아 이건 아닌가;;) 러시아에서도 스타트업의 열기가 굉장한가 보다.


러시아와 스타트업은 어쩐지 함께 부르기에 어색한 이름이다. 실제로 2년 전 카카오톡 감청 파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텔레그램'을 제외하면 한국에 알려진 러시아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좋은 스타트업이 없어서 우리가 모르는 건지, 좋은 스타트업이 있는데도 우리가 모르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 러시아의 스타트업을 조사해봤다. 




abbyy의 로고. 빅브라더를 연상케 한다;;

러시아의 유니콘: ABBYY


1989년 설립된 문서 인식, 데이터 캡쳐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스타트업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연차가 제법 된다. 이미지에서 읽을 수 있는 문자열을 인식하는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러시아에 국한되지 않고 16개 국가에 지사가 있을 만큼 회사 규모가 크다. 주력 제품으로는 Finereader, PDF Transformer가 있다.


러시아의 구글, 네이버:Yandex


러시아의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은 검색엔진 사이트인 Yandex이다. 러시아에서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러시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이다. 또, 수많은 인터넷 기반 서비스와 제품들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포털계의 네이버, 사업 확장력은 카카오로 치면 되려나. 얀덱스는 전 세계 검색 엔진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과거 소련 연방이었던 국가에서도 사용을 많이 한다.



러시아의 페이스북: VK 


러시아에도 소셜 네트워크가 존재하는지, 괜한걸 올렸다가 KGB가 잡아가는 나라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해이다. 러시아에도 페이스북'같은' SNS가 있으니 바로 VK이다.


정말 페이스북(과) '같다'.

위에 설명한 얀덱스 다음으로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사이트이고, 사용자 기준으로는 유럽에서는 페이스북에 이어 2번째라고 한다. 뭐 이 역시 유럽에서 러시아 인구가 워낙 많고,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처럼 러시아권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 위주로 사용하기 때문이지만 파급력은 무시 못한다. 러시아는 자국 서비스에는 엄격하지만 해외 작품은 단속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깡패다;;) vk를 통해 해외 영화나 드라마를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2년 전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내 아래층을 썼던 사람은 VK로 영화(해리포터)를 보고 있었다. 화질이 제법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2년도 안된 하드웨어 기업: EXOATLET


기사에 등장한 러시아의 바이오메드 스타트업이다. 2014년 스콜코보의 지원대상 기업으로 선정되어 1억 루블을 투자받았다. 같은 해 개최된 러시아의 스타트업 경연대회인 startup village에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전자 목발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엑소아틀릿은 모스크바시립대 대학원 연구실에서 외골격 로봇을 연구하던 동기들이 모여서 설립한 회사라고 한다. 과연 구글처럼 성장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러시아 여행 필수 앱: 2GIS


언젠가 러시아 여행기도 브런치에 올릴 계획이고 이 앱은 그때 상세히 소개하려고 했었다. 한마디로 내가 사용해본 지도 앱 중에 최고였다. 러시아를 여행할 사람이라면 구글 맵보다 2GIS를 추천한다. 훨씬 정확하고 데이터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하다. 건물들을 3d로 표시해주고 각 건물을 클릭하면 층마다 어떤 가게가 있는지도 표시해준다. 러시아어를 모르는 내가 쓰기에도 무리가 없을 만큼 뛰어난 UI는 놀라울 따름. 모두 2년 전에 2gis가 갖고 있던 기능들이다. 지금은 얼마나 발전했을지 기대된다.

  


건물 모양을 보면 내가 어딨는지 알 수 있다.





러시아어 번역기: LANG:PRISM


LANG:PRISM은 자신들을 러시아의 '구글 번역기'라고 일컫는다. 러시아의 웹페이지를 다른 나라의 언어로 해석해주고, 해석된 사이트를 다른 사용자들이 모두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유료 사이트인 게 흠 아닌 흠이지만, 러시아어의 높은 진입장벽을 고려한다면 러시아의 좋은 서비스들을 다른 나라에 소개하는데, 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필요한 서비스 같다. 러시아와 세상을 이어주는 파나마 운하라고나 할까.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러시아가 세상을 호령했던 전성기는 두 차례 있었다고 본다. 한 번은 예카테리나 2세가 통치하던 시기(1762 ~ 1796)의 제정 러시아이고, 두 번째는 미국과 세상을 양분했던 1960~70년대의 소련이다. 농업국가였던 제정 러시아와는 달리 60~70년대 소련은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현재 소련은 망했지만 그 시기에 과학자들과 그들에게 과학기술을 전수받은 학자들이 러시아에는 많다. 러시아의 기술력은 그저 영화 속 악당들의 배경을 설명하는 소재에 그치는 게 아니었다.


러시아가 스타트업을 통해 붉은 제국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중국만 예의 주시할 일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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