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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수 Sep 21. 2015

피끓는 청춘


내가 좋아하는 두 남녀 배우가 함께 나온다니 안 볼 수가 없었던 영화였다. 내가 생각했던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 그냥 코미디여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꽤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아있다.


영화 자체는 가벼운, 킬링타임용이다. 하지만 나는 보는내내 그 청춘들이 너무 부러웠다. 정말 별것도 아닌 일에 눈물 흘리고, 웃고, 싸우고, 또 화해하는 모습들이 좋아보였다. 누군가의 눈에는 참 부질없는 감정소모일 수도 있지만, 결국 그런 것들이 인생을 채워주는 추억들이 아닌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을 나누고, 또 그것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평생 안 볼 것 같던 사람들이 몇년이 지나 다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이 영화가 오늘 문득 떠올라 내게 큰 위안이 됐다. 아, 나도 여전히 청춘이구나. 이미 다 지나간 시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는 청춘이구나. 누군가의 눈에는 지금 내가 박보영이고 이종석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이 좋아졌다.


어쩌면 나는 지금 120분짜리 영화에서 100분 정도 진행된 상태일지도 모른다. 어떤 쓰나미가 지나가고 슬슬 정리가 되기 시작할 때 즈음? 조금 더 기다리면 어떤 반전이나 사건이 일어나 나를 또 확 뒤집어 놓을 것이고, 결말은 해피엔딩이겠지! 나는 피끓는 청춘이니까.


오늘 글은 잠을 이기지 못하고 급하게 마무리 짓는 관계로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푹 자고 일어나 새로운 한 주를 산뜻하게 보낼 수 있길! 모두들 행복함으로 충만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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