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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수 May 25. 2017

무감각 인간

 온 마음이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 불안 말고는 어느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 인간이 되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무감각 상태는 나를 꼼짝 못 하게 한다. 몇 달 전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것들이 이제는 나를 무심히 스쳐가 버린다. 아마 내 마음이 무언가를 붙들고 있을 여력이 없나보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수도 없다. 내가 가진 거라곤 그들에게 넘겨줄 짐만이 가득할 뿐인데 무슨 염치로 내가 선뜻 불러낼 수 있겠는가. 어쩌면 이기적인 마음이고 또 어쩌면 그들에 대한 내 애정이겠지. 많이 고되다. 문장이 길어지지 않는다. 자꾸만 생각이 이리저리 튀어버린다. 붙잡아야 한다. 몸부터 가다듬고 나면 마음도 따라올지 모른다. 다른 것들은 내가 어찌할 수 없어도 나 하나만은 꼭 붙들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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