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영화 추천
유명한 영화들 중에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는 얼마나 될까? 남자가 더 많이 나왔나, 여자가 더 많이 나왔나, 그런 통계 수치를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남자 주인공의 예쁜 애인이나 딸, 엄마나 할머니 역할말고 생각나는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있는가?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주체적이면서 다양하고 신선한 캐릭터가 많다. 마법을 쓰거나, 조폭이거나, 의사거나, 싸이코패스거나, 변호사거나, 천재거나, 괴짜거나. 그런데 이런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는 잘 생각이 안 난다.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는 정말 많다. 남자들 여럿에 예쁜 여자 1명 끼워넣은 영화도 정말 많다. 판타지물, 히어로물, 드라마물, 일상물, 장르를 막론하고 여성 위주의 영화는 정말 드물다.
해리포터, 인셉션, 설국열차, 마션, 곡성, 다크나이트, 킹스맨, 검사외전, 베테랑 등등 이런 남성들 위주의 영화 정말 재밌고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남자들 얘기만 너무 보다보니 이젠 좀 지겹고 식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매력 있고 멋있는 여성들이 나오는 영화 몇 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1. 미스 슬로운
이기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가리지않는 로비스트 주인공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헤쳐나가는 영화다. 그냥 싸가지없고 재수없는 악녀 캐릭터겠지, 한다면 큰 오산이다. 슬로운은 그저그런 악녀가 아니다. 정말 놀랄 만큼 냉정하고 멋있다. 남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되었던 모든 것을 해낸다.
2. 고스트 버스터즈
사진만 봐도 정말 신선한 조합이라는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이 영화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유머러스하고 개성 넘치는 4명의 여성들과 백치미 넘치는 남자 비서가 유령을 잡으러 다니는 유쾌한 판타지 영화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가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다.
3. 스파이
고스트 버스터즈 감독의 영화라 스타일이 비슷하다. 여자 주인공도 똑같다. 하지만 내용은 완전 다르다. 둘 중 어느 영화가 더 괜찮다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각각 다른 매력이랄까? CIA의 현장 요원인 주드로의 비서 역할만 하던 주인공 멜리사 맥카시가 우연한 기회로 정식 스파이로 활동하게 되는 이야기다. 진지하진 않지만, 지금까지의 그 어떤 스파이들보다 웃기고 귀엽고 멋있다.
4.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을까 정말 통탄스러운 영화다. 무슨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이런 것도 아니고!! 제목은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보통 지금까지의 할머니 캐릭터들은, 병들고 약한 모습으로 우리를 눈물 흘리게 만드는 존재들이었는데, 세상에 할머니가 이렇게 힙할 수 있나! 존경하게 된다. 나보다 더 깨어있고, 솔직하고, 열정적인 할머니의 모습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5. 스텝포드 와이프
유튜버 연두콩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다. 며칠 전에 엄마랑 같이 봤는데, 둘 다 끝나고 박수 치면서 "이게 2004년 영화라고?!" 했다. 잘나가던 주인공이 커리어에 위기를 맞고, 스텝포드라는 마을에 이사를 가게 된다. 주인공은 숏컷에, 어두운 색깔의 옷을 즐겨입는 도시적인 스타일인데 반해 그 마을의 다른 여자들은 과도하리만치 여성스럽다. 주인공은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서라도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려 보려고 하지만, 자꾸만 트러블이 생기고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주인공은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까?
6. 히든 피겨스
이 영화는 그래도 상영할 때 입소문을 꽤 탔어서, 굳이 소개를 안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굳이 소개를 하겠다. 과거 NASA에서 일어났던 여성 차별, 인종 차별들과, 여성들이 그곳에서 어떤 업적들을 남겼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수학, 과학 분야에서는 여자보다 남자가 우월하다고 하는데, 요즘은 딱히 그렇지 않다는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서 미처 몰랐던 대단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영화다.
아직 내가 찾아내지 못한 여성 영화들이 많을 것이고, 그러길 바란다. 예쁜 여자, 착한 여자, 악녀말고 다양한 여자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