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와서, 가끔 피로가 몰려와 소파나 침대에 쓰러져버리는 날들이 있다.
3%정도 간당간당하게 남은 폰 배터리가 된 것처럼.
사람들이 사회생활에서 피곤함을 느끼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연기를 하느라, 어떤 사람은 새 업무에 적응하느라, 또 어떤 사람은 잘 맞지 않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해서 등등..
나의 경우는 다 괜찮은 척, 다 잘하는 척 애쓰느라 기운을 다 쓰는 것 같다.
사무실에선 주어진 업무도 그럭저럭 큰 실수없이 해내면서, 사무실 동료들과 소통도 잘 한다. 사무실 밖에서는 가족, 친구들과 관계도 잘 유지한다. 외모 관리도 너무 과하지 않게 꾸미지 않은듯 자연스럽게 가꾸며, 운동으로 체력과 몸매도 챙긴다. 시간날 땐 독서를 하며 내면도 가꾼다. 나는 이렇게 뭐든 다 잘하는 만능 인간으로 보여지고 싶어한다.
이런 걸 인정욕구라고 하는걸까?
이런 마음 덕분에 조금 더 부지런히, 열심히 살게 되는 것 같긴 하지만
요즘들어 이런 스스로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TV, 유튜브, SNS에는 학벌, 성격, 외모, 직업 등 인간이 갖출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다 갖춘
육각형 인간들이 넘쳐나는데
나는 30대 중반이 된 지금도 갖춰야 할 게 너무 많다.
이것저것 다 욕심이 나는데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자꾸 과부하가 걸린다.
욕심을 단번에 내려놓을 순 없겠지만
이제는 나 스스로를 위해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잘 못하는 건 잘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모르는 건 물어보고, 가끔 나 자신이 깊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도
그냥 그 깊이를 억지로 채우려 들지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은 그런 사람이 오히려 더 강한 사람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