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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도 힘들다는데.

나의 유년 시절 - 첫 번째 기억

by 글쓰기 하는 토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지대가 낮아 비만 조금 많이 오면 물에 잠겼다. 나는 형제들과의 나이 차이 때문에 그 당시 나만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을 때였다.


아련한 내 기억으로는 부모님은 나를 집안에만 있게 하셨고 나는 초등학교가 물에 잠겼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구경 가고 싶었다. 며칠을 집에 있다 물이 조금 빠졌을 때 부모님의 눈을 피해 안 계신 틈을 타 나는 초등학교에 몰래 가 보았다. 어른 허리까지 물이 찼다는 말을 들은 터라 이미 내가 갔을 땐 물이 많이 빠진 상태였다.


사람들이 듬성듬성 있었고 복구를 하기 위해 군인들이 많이 와 있었다. 물이 차올라 물은 흙탕물이었다. 어른 무릎 정도에서 찰랑찰랑거렸다.


인상 깊었던 것은 보트였다.

분명 배였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던 나는 신기한 듯 그 보트를 쳐다보았고 그 보트를 타고 다니던 군인들도 부럽게 쳐다보았다.

'타고 싶다.'

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그 보트는 타보지 못했다.


복구 작업을 하러 나온 어른들에 밀려 나는 집에 올 수밖에 없었다. 아이 걸음으로 한 20여 분 걸리는 거리였다. 나는 흐릿한 하늘을 바라보며 재미난 구경을 마음껏 하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며 집에 올 수밖에 없었다.


날씨가 요상하다. 그래서 그런가 나의 흐릿한 기억들을 소생시켜 주었다.




겨울이면 추워야 한다. 올여름엔 비가 제법 많이 와 여기저기 물난리로 난리였다.

이번 겨울은 잠시 잠깐 추운가 싶더니 겨울 날씨 같지 않게 날씨가 제법 따뜻하다. 논 밭에도 땅이 얼지 않아 스케이트를 타려면 강제로 땅을 얼려야 할 지경이다. 얼음낚시도 하기 힘들게 됐다.


해빙이 녹은 저 먼 나라 북극곰도 살기가 힘들다는데, 지구상에 북극곰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도 했다는데, 춥지 않은 겨울을 나고 있는 우리들은 먼 나라 북극곰보다도 왜 살기가 힘든 걸까?


북극곰이 사라지지 않고 잘 버티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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