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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벌써 12월.

by 글쓰기 하는 토끼

눈 떠보니 12월입니다. 왜 이리 시간이 빨리 흐르는지 옛말 하나 그른 것이 없습니다. 우리 옛 선조들은 어쩜 이리 지혜로우셨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더니 그 말이 이렇게 딱 맞지 않습니까.

우리도 한때는 시간이 너무 느려 복장이 다 터질 때가 있었는데 말이지요. 너무 심심해 방바닥 긁으며 뒹굴뒹굴해보아도 해가 질 것 같지 않고 밖에 나가 하루 종일 놀아도 시간이 그대로인 듯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참 좋았는데요. 늘 지나 봐야 보이니 그래서 이 나이 먹을 때까지 시간이 한참 저 멀리 가는 것만 보이는가 봅니다.

10대 때 나이 먹는 것은 그저 신나는 일이었어요. 빨리 어른이 돼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맘먹고 하는 것이었지요.

20대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밤새워 놀아도 체력이 거뜬했거든요. 그다음 날 출근해도 아무 문제없었죠. 오히려 허풍을 떨 나이였습니다.

30대 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20대만큼은 못해도 못 놀 나이는 아니었단 말이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점점 철이 들기는 했지만요.

40대가 되니 이제 나잇값을 할 차례가 오잖아요. 맘먹은 일을 도전하기에도 주저주저하게 되고요. 몸도 사리게 됩니다. 밤새 놀면 그다음 날 출근길 걱정해야 하고요.
건강검진이라도 할라치면 겁부터 납니다. 키워야 할 자식이 아직 어려 몸 져 눕지는 말아야 할 텐데, 부디 아무 일 없어라 하고요. 삶의 무게가 점점 버거워지기도 합니다. 나이 들어 계신 부모님, 점점 커가는 아이들까지 책임져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기분이랄까.

50대는 아직 살아 보지 않았습니다만 앞으로 이제 곧 오게 되겠지요. 두 팔 벌려 환영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구김살 없이 맞이하려면 이 40대를 잘 살아 보아야 합니다.

해가 바뀌는 일은 눈을 부릅뜨고 치켜세울 일이 되지 않은지 한참은 되었지만요. 난다 긴다 하는 세월 모두 지나고 바야흐로 헛물 키지 않고 잘 살려면 정신을 더 번쩍 차려야 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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