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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머머~ 총각김치씨.

by 글쓰기 하는 토끼


'아사삭~ 아사삭~, 우걱우걱, 우물우물 쩝쩝.

저는 김치 중 총각김치를 제일 좋아합니다. 어릴 적 저는 열무김치와 총각김치를 참으로 헷갈려했어요. 열무김치에도 이 무가 달려 있어서입니다.
열무김치는 열무김치대로 총각김치는 총각김치대로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맛난 김치들이죠.
아주 잘 익은 총각김치와 쫄깃쫄깃 잘 삶긴 라면은 떼려야 뗄 수도 없어요.

우리나라 음식들의 이름은 참 이상한 게 많습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누가 왜 어떻게 무슨 연유로 이렇게 지었는지 유래를 알고 싶은데, 총각김치도 알고 싶은 이름 중 한 가지에 속합니다. 시래기 다음가면 서러운 이름 중 하나이지요. 하고많은 이름 중 왜 총각이냐고? 아니 그럼 아가씨 김치, 새댁 김치, 주부 김치, 아저씨 김치, 양반김치는 왜 없나 말입니다. 내 원 참.

하여튼 이름이야 어떻든지 간에 맛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기정사실입니다. 총각김치의 또 다른 이름은 아시겠지만 알타리입니다.
하하하. 알타리라니. 대체 누가 이름을 이렇게 지었단 말입니까? 맛있으면 다긴 하지만 일단 이 이름들에 대한 유래를 먼저 알아볼까 합니다.


총각김치라는 이름은 무의 생김새가 총각의 음경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달랑무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로 남성의 성기 모양에서 연상하여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한편 알타리무라고 불리던 것이 1988년 표준어 및 맞춤법 개정안에 의해서 알타리무라는 이름은 버리고 총각무만이 표준어로 인정받아 쓰이고 있다.
총각김치를 먹으면서도 왜 하필 김치에 총각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총각김치라는 명칭의 유래를 알리기 위해서 여기 실었다. - 다음 백과사전


"어머머머~ 총각김치씨? 이름에 이런 이유가 있었네요. 그리고 총각김치가 순우리말이라고요? 알타리김치, 달랑 김치, 총각김치가 모두 같은 말이라고요?

그리고 무에 달려있는 잎이 옛날 총각들 댕기머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요. 아하, 이제야 알겠습니다.

상세한 설명 정말 감사해요. 궁금증이 풀려서 속은 좀 후련한데 김치 맛 좀 어떻게 안될까요? 저희 집 총각김치가 너무 시어서요.

앗, 알아서 하라고요. 너무 매정한 거 아니세요. 이래 봬도 매년 잔뜩 담가 먹는담 말이에요. 아니 내 알 바 아니라고요?

헉, 너무 현타 오는 말인데요.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는데 푸지게 알타리무청지짐을 해서 먹으면 맛있다고요? 알고 계시면서 괜히 뻐기시기는.

바로 해서 먹어야 하니 그럼 다음에 또 봬요."

하고많은 생김새 중에 또 왜. 아가씨 김치가 없는 것이 어쩜 이리 다행인지.
그럼, 만약에 있다면 아가씨 김치와 총각김치를 만나게 해주어야 할까요. 생깔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짝 김치가 되겠네요.

그래도 이 세상 하늘 아래 나의 짝꿍이 있다는 건 참 든든한 일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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