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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의 지혜 Jun 12. 2023

이것 봐, 늘 공평하지 않잖아.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고통만 준다' 누가 얘기 했던가. 과연 그럴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가 최악인가? 더 이상 내려갈 곳은 없겠지 하는 지점에서도 고통은 상상 그 이상으로 나를 나락으로 내몰아 친다.

  그럼 사람이 죽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고 정말 그 같은 일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는 일인가 아님 회피하기 위해 하는 행동인가.

  어느 면에서 건 나를 안전하고 평안한 곳으로 인도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사람의 마음과 정신은 온전히 자신의 마음가짐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님 그에 따른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까.

  환경에서 오는 불안함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안간힘을 쓴다. 직장에서의 문제, 가정에서의 문제, 아님 가장 다루기 힘든 부모라면 피치 못하게 생길 수밖에 없는 자녀의 문제등이 그것이다.


  첫째로 직장에서의 문제는 생존과 같은 것이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할까 말까 하는 등의 문제는 내 개인의 문제로 선택이 가장 자유로울 수 있다.

  두 번째 가정에서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이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스스로 혼자 선택하기 매우 어려운 지점에 속한다. 결혼을 했고 자녀가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가족들의 인생전체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면 항상 심사숙고해야 한다.

  세 번째로 자녀 문제이다. 이 문제는 정말 어렵다. 내 인생 통틀어 가장 어려운 난제이며 해결 불가능한 일도 있다는 것에 신은 공평하지 않다. 엄연히 따지면 이 일은 내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자녀에게 문제가 생기면 부모인 나는 그 어떤 일보다 더한 고통을 받게 된다. 내 일보다 더 적극적이며 억울해하고, 내 아이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은 항상 내편이 아니다.


   바닥에 굴러 떨어진 구슬은 어디로 가게 될지, 그 종착점이 어디인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그 구슬이 멈추기까지의 시간들은 부모인 내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시간들이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일들을 겪게 되고 참지 못할 고통도 느낀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구슬이 제발 멈추길 바란다. 더는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구슬은 내 평생 내가 눈을 뜨고 살고 있는 한 내 의도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굴러 다닐 것이 자명하다. 내가 아이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슬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간들 그저 지켜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단지 구렁텅이에 처박히지 않게 조언을 해주는 일뿐이다. 그 또한 구슬이 원하지 않으면 구렁텅이에 처박히는 모습도 보아야 한다.


  그것 봐, 공평하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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