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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진료비가 9만 원 이라고요?

by 글쓰기 하는 토끼

나는 오늘 정형외과 진료를 보았다. 아이가 체육시간에 발을 접질렸는지 3일째 절뚝거리며 걸었다.

집에서 응급처치를 하며 지켜보다 부었다 안 부었다를 반복하고 계속 아프다 하여 진료를 보게 되었다. 오전 10시 기타 수업이 있어 늦지 않게 가기 위해 부랴부랴 채비해 오전 9시가 되기 전 병원에 도착했다.

6명의 대기자가 있었고 나는 금방 진료를 볼 줄 알았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서야 진료를 보게 되었고 나는 이미 화가 날 때로 난 상태였다.


"아니, 왜 이리 오래 걸려요?"

나는 간호사에게 신경질적으로 따지듯 물었다.


"신경주사 맞으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그래요."


이미 기타 수업 가기는 글렀고 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계속 기다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병원 갈걸.'

나는 속으로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따지며 속을 삭였다.


이 병원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정형외과다. 근접성이 좋아 자주 오는 편이다. 아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정형외과 방문할 일이 꽤 많이 생긴다. 주로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염좌이거나 인대에 문제가 있어 반깁스도 하게 된다.

사실 병원 진료가 오래 걸려 내가 기다리는 이유는 화낼 일은 아니다. 내 일정이 나를 촉박하게 했고 혼자 부아가 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병원 내부도 많이 바뀌고 진료를 보며 병원은 리모델링이 한창이었다. 10년이 넘은 곳이니 이곳저곳 손 볼 때가 어디 한두 곳 이겠는가.

요즘 병원들 카페 못지않게 인테리어에 참 많은 신경을 쓴다. 같은 돈 내고 진료를 본다면 더 깨끗하고 보기 좋은 곳에 진료를 보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편으론 그런 인테리어 비용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의료서비스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진료를 본 후 내가 낸 진료비는 9만 원이었다. 아이의 상태는 다음에 다시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였을 정도로 많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의사는 나에게 이런저런 치료를 권유하였다. 리모델링에 많은 돈이 들어 과잉진료를 하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그런 모든 시설과 서비스는 환자의 몫이 된 셈이다.


병원이 많으니 나름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환자는 정직하고 진실된 진료를 받기를 제일 원할 것이다.

소위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특권층이라 불리는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고위공무원 등은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하는 자들로서 주로 주는 정보만을 받는 우리들은 늘 우위에 있지 못한다.


도덕성이 결여된 분들도 요즘 심심찮게 보게 된다. 오히려 그렇지 못한 분들이 요령 있게 세상 못 산다 소릴 듣는 판국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믿음 가고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분들을 금방 알아본다.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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