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 쓰기

새벽의 또 다른 두 얼굴.

by 글쓰기 하는 토끼


바람 불고 비 오고 나무까지 흔들리니 전기장판에 난로까지 켜 놓은 집안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오늘 날씨는 아침에 해가 중천까지 떠올랐음에도 온 데 간 데 보이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만이 온통 하늘을 내 집처럼 독차지하고 있다.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은 날씨다.

하지만 내일모레부터는 다시 새벽 출근을 해야 한다. 새벽에 출근하는 일이란 내가 좀 더 상상을 더해 말하자면, 문을 빼꼼히 열어 주위를 살핀 뒤 어둠을 가르며 돌진하듯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덜 두렵다.
더구나 아직 동이 트기 전이고 사람의 인적도 없는 그 고요함과 적막함은 사람을 두려움 속으로 내 몰아치기 아주 좋은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 시간은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며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꼿꼿이 곤두세우고 신경의 날카로움이 시퍼렇게 날을 세워 잠깐의 스침에도 크나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나만 이런 것은 아니다. 주로 이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여름의 새벽과 겨울의 새벽의 완전히 다른 모습의 두 얼굴이다. 또한 새벽에 차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왠지 모르게 하얗게 꽁꽁 언 김이 폴폴 나는 차를 타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길을 나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새벽에 길을 걷는 사람들은 잠바를 목 위까지 단단히 걸어 잠그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아주 잰걸음으로 빠르게 걷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 이렇게 삭막한 건 아니다. 무엇이든 양면이 있으니 다음엔 새벽의 따뜻한 다른 모습에 대해 써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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