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4시 50분이다. 알람이 울린다.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다. 날씨가 추워 여름보단 발딱발딱 일어나기 수월치 않다.
하지만 나는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킨다. 이젠 되었다.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일어나면 그다음 행보는 일사천리다. 10분 만에 모든 출근준비를 마친다. 그 후 아이들 아침과 준비물, 교복등을 확인한 후 오전 5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차가운 바람이 훅하며 내 얼굴을 스친다. 상쾌하다. 나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또렷하다. 마음만큼 몸도 가볍다. 발걸음이 사뿐사뿐 경쾌하다.
새벽의 출근은 늘 어렵다. 하지만 해내고 나면 무척 뿌듯하다. 더구나 이 시간의 도로는 한적하다 생각하겠지만 큰 오산이다. 의외로 출근하는 차량으로 붐빈다. 어쩌다 밀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땐 마음도 덩달아 초조해진다. 차량들은 모두 쌩쌩 기운차게 달린다. 무거워 보이는 차는 없다. 가볍게 신나게 달린다.
새벽 출근 차의 주인들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다. 간혹 차의 창문을 열어 차갑고 시원한 바람을 맞기도 하고, 담배를 뻐끔뻐끔 피어 대기도 한다.
회사에 도착해도 아직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어둠을 비집고 더듬어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한다. 아침이 밝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