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운다? 자녀를 자라게 한다? 둘 다 아닌 것 같다. 자녀들은 그들 스스로 부모에게 모진 고통을 안겨주며 부모 또한 그로 인해 많은 성장을 거듭하며 알게 모르게 서로를 성장시키는 듯하다.
식물은 물을 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꽃을 활짝 피어 기쁨을 안겨주고, 반려동물들도 잘 대해주면 절대 배신하는 법이 없다.
하지만 내 자식들은 꽃을 활짝 피지도 않을뿐더러 배신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한마디로 애간장을 다 녹인다. 그럼에도 부모라는 이름하에 참고 견디며 인내한다.
나는 힘들 때면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나의 어머니를 가끔씩 떠올리곤 한다. 어머니는 교회를 다녀오시면 늘 손수건이 눈물로 폭삭 젖어 계셨다. 교회서도 예배 중 눈물을 짓고는 하셨는데 나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못내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우리 엄마는 무슨 눈물 흘릴 일이 저래 많아 항상 우시는 걸까. 또 창피하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자식이 넷이었던 우리 엄마는 요일별로 남편까지 포함해서 장작 5일을 돌아가며 기도를 드렸어도, 아니 남편 빼고 자녀를 위해서만 기도를 드렸어도 참 시간이 부족하셨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인내의 시간과 고통이 자녀들을 성장시켰으리라 생각된다.
그러고 보면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나는 아직 갈길이 태산이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들과 이제 사춘기에 진입하려는 딸 모두 쳐다만 봐도 방언이 튀어나올 지경인데 고등학교도 보내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을 하면 또 이혼 안 하고 잘 살아야 할 텐데 등등 끊임없는 자식 걱정뿐이다.
나는 나의 어머니를 종종 되새기며 어머니가 울부짖듯 기도하는 그 모습을 상기하며 오늘도 나의 마음을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