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오래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 시간이 헛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나는 이동통신사를 10년 이상 썼고 인터넷 쇼핑몰도 VIP 고객이다. 불편한 점이 있어 전화하면 바로 받고 요구사항도 두말 않고 따박 따박 들어주니 편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에 환불 건으로 통신사에 전화할 일이 있었다. 안 되는 상황임에도 오래된 고객이라 손해 보는 비용 보전해 주겠다 하여 잘 마무리되었다. 쇼핑몰 같은 경우도 VIP 고객에게는 대우가 좋다. 업체에서 못해주겠다 배 째라 하며 야박하게 굴어도 쇼핑몰에서는 불편하지 않게 잘 처리해 준다. 보상도 넉넉히 받는 편이라 물건이 타 쇼핑몰보다 비싸도 꾸준히 이용한다.
그렇담 인간관계도 이러할까? 10년이 됐다고 오래되었다고 그 대우가 좋은 게 아닌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 속내는 알 수 없기 때문인데 이것은 다 나의 이익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사람보다 물건과 오래 알고 지내는 것이 오히려 나아 보인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비추어 보면 다 내 이익과 연결되어 있다. 돈 좋아하는 건 다 똑같아서 속 까놓고 볼 때 이것과 연결되지 않은 건 아무것도 없다.
물건이야 싫증 나고 고장 나면 새로 사면 그만이지 사람이야 어딜 그럴 수 있나. 내 부모 싫다고 다른 부모 새로 살 수 없고, 내 자식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자식 데리고 올 수 없다.
오래되고 편한 관계일수록 작고 소소한 일에 맘 상해 갈라서는 경우를 숱하게 보았다. 그래서 나는 이런 것을 제안해 본다. 오래돼서 찌그러진 관계 펴 드립니다. 오래돼서 금 가고 깨진 관계 붙어 드립니다. 부모 자식 간 소홀하고 데면데면하시다고요? 누구 못지않게 살갑고 다정한 관계 만들어 드립니다. 정말 이게 가능하다면 떼돈 벌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