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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by 글쓰기 하는 토끼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내가 있는 곳이 가장 편하고 건강하고 배부르면 그만이다.

세상에는 줄 곳 세 부류의 사람들로 나누어 생활하고 있었다. 하류층, 중류층, 상류층이 그것이다.


하류층에 사는 사람들은 그저 배만 부르면 되는 식사를 한다. 무슨 음식이든 배부르게 먹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중류층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을 선호한다. 고기를 좋아하면 고기를 사 먹고 과일을 좋아하면 과일을 사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비함으로써 행복을 느낀다.

상류층 사람들은 남이 하지 않는 나만 할 수 있는 것을 소비하며 행복함을 느낀다. 가령, 라면을 먹더라도 하류층은 그냥 먹고 중류층은 고기를 넣어서 먹고 상류층은 글쎄 무슨 라면 먹어?

내 주변엔 상류층이 없어서 그들이 무얼 먹고 마실 때 행복한지 잘 알지 못하겠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데 며칠만 지나면 내가 살고 있은 곳에 적응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바가지로 물을 퍼다 머리를 감아도 일주일이 지나면 불편함이 없이 지낸다. 물이 나오는 것부터가 감사한 일이 된다.

가끔 보는 유튜버 로하(Roha)의 영상을 보면 한 끼 식사에 대단한 정성을 쏟는다. 나가 먹는 밥도 우리 서민이 턱턱 사 먹을 수 있는 그런 식사는 아닌 게 보인다.

어느 특급호텔 조식이라든지 룸을 따로 예약해서 코스요리를 시키는 등 한 끼 식사에 대략 30만 원 이상은 지불하는 듯 보였다.

한 끼 식사에 지불되는 비용의 차이가 행복의 차이도 말해 줄 수 있을까?

어느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한겨울에 따뜻한 물 한 컵 받아 양치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이 암만 적응의 동물이라지만 내 평생 적응하기 힘든 일도 있지 않겠는가? 한겨울 새파래지도록 차가운 물에 양치하는 일이란 한 겨울이 올 때마다 적응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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