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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독립.

by 글쓰기 하는 토끼

독립이란, 경제적 독립과 정신적 독립으로 나눌 수 있다.

독립의 사전적 의미로는 '남이나 위의 것에 속박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생활하거나 활동함'.이라고 명명(命名) 되어 있다.

어느 것이 더 힘드냐고 묻는다면 우월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이다.

나는 지금도 이 두 가지 독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죽을 때까지도 벗어나기 힘들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 따지면, 내가 어려울 때 부모님께 말씀드리기도 하고 부모님이 도와주시기도 하신다.

가령 예를 들면, 반찬을 해다 주신다든지 아이들 장난감이나 교육비를 지원해 주시기도 하신다.

정신적으로는 부모님이 멘토이자 정신적 지주이시다.

자식을 키우다 어려운 일에 봉착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분이 부모님이고 가장 의논드리고 싶은 분도 부모님이시다.

길을 가다 돌부리에 넘어질 뻔할 때도 우리는 '엄마야' 하지 않는가.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지방에 있는 대학에 가게 되었다. 기숙사가 없어 친구와 자취를 하게 되었고 그때는 육체적 독립일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부모님의 지배하에 있었다. 물론 대학생활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였다. 그 자유에 대한 책임도 같이 배웠던 것 같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우리 아버지는 장기 입원을 하시게 되었다. 그 당시에 집까지도 내다 팔 생각을 가족들과 의논하였다. 형제들은 모두 결혼하여 새 가정을 일구고 있었다. 혼자 남은 나를 가장 걱정하였다.

그때 직장을 다니고 있던 나는 내가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주었고 집까지 파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그 후 집의 경제적 생활을 책임지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첫 독립이라면 독립이겠다.

독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책임감이다. 나를 책임질 수 있는 것, 자녀들을 책임지는 일 모두 독립된 자아에 의해 가능하다.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사실 탯줄이 잘려 나갔을 때부터일지도 모른다. 내가 울고 싶을 때 울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었으니 사실상 그때가 가장 큰 독립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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