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산

22. 10. 3. 등산하였음.

by 글쓰기 하는 토끼


어제 배탈이 난 남편을 한번 힐끗 보고는 주섬주섬 배낭을 꾸렸다. 저 여자가 기필코 갈려고 하네 하는 눈치다. 나는 무시하고 나갈 채비를 서둘렸다. 그제야 남편도 어쩔 수 없었는지 주춤주춤 일어나 준비를 한다.


1호가 아침에 대뜸 일어나 "엄마, 비 올 것 같아요. 산에는 못 가요." 한다. 나는 하늘을 잠시 살펴보았다. 날씨예보는 분명히 흐린 날씨였고 구름이 많이 있었지만 당장 비가 올 것 같진 않았다.

남편은 어제 내가 차려준 밥을 마다하고 나간 김에 혼자 무언가를 먹고 왔다. 저녁이 다 되었을 즈음 배가 아프다고 했다.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 먹고 아침에는 죽만 조금 먹었다.


가정에서 남편이라는 사람의 포지션은 가족이 나들이 갈 때 운전기사이며 짐꾼의 운명을 타고 난다. 거스를 수 없다. 몸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내 몸 아니다. 그래서 깔딱 고개 많은 광덕산은 피하고 그보다 낮은 태조산으로 급 변경하였다.


산행코스 : 태조산 공원 -> 정상(원점회귀)
높이 421m. 고려 태조가 이곳에 머물렀다 하여 태조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시를 흐르는 원성천과 산방천(山方川)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으며, 능선을 따라 북상하면 성거산(聖居山)을 거쳐 유서 깊은 위례성(慰禮城)에 이른다. - 다음 백과사전


가족단위의 등산객이 많았고 등산로 입구가 공원과 같이 있어 놀기 좋았다. 남편은 좀 힘들어 보였다. 내가 아이들 데리고 갔다 올 테니 좀 쉬라고 해도 말 안 듣는다. 2호와 벌써 떠났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아서 힘들었다.



주차하고 등산로 찾아가는 중.


광복 후 혼란스러움이 가득했던 1946년, 공산주의자들을 유혈사태 없이 소탕시킨 의용소방대원들을 기리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2‧9 의거에 대한 기념탑.


등산로 초입.


힘들어 보이는 남편.



계속 이런 경사로 가야 함.


정상석


우리는 남매.


정상 뷰.


하산(산행 시간 - 총 2시간)



즐거운 산행이었다. 1호와 오면서 이런저런 얘기 하며 오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얘기가 하나 있다.

"사람들은 엄마를 인정해 주는데 우리 가족들은 엄마를 인정 안 해줘"

"엄마도 그러잖아"

"아.. 그렇지. 우리 1호도 밖에서는 인정 많이 받지? 엄마만 너를 인정 안 해주고. 1호야 네가 글 써라. 엄마보다 훨씬 낫다."

우리는 같이 사는 가족들을 인정해 주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평생 걸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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