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byell Dec 20. 2024

라비엘 베이크샵 - 2

진심을 빵에 담아 굽는다니, 누가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을까. 처음에는 루나마저도 본인의 경험을 착각으로 치부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오히려 자신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진실된 마음은 언제 어디서나 빛을 내는 법이다.




루나는 오랜만에 친구에게 줄 선물을 만들었다. 입사 1년 차에 부산으로 발령을 받아 계획에 없던 영업부서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대학교 친구.


팀원 욕도, 곧 서울로 다시 발령이 날 거라는 기약 없는 위로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지경이었다. 워낙 먼 거리라 얼굴 보고 술 한 잔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타지에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싶었다.


해 줄 수 있는 건 무게와 실체가 있는 작은 응원을 건네는 일뿐이었다.

용기를 담아 파운드케이크를 반죽하고,

행운을 바라며 레몬케이크를 굽고,

응원을 전하며 고구마케이크를 담았다.


'루나야 진짜 고맙다. 감동이야.'

케이크를 잘 받았다며 친구가 카톡을 보냈다. 출근길에 케이크를 하나씩 먹으며 출근하는데, 정말 큰 응원이 된다고 한다.


'아, 어쩌면 이건 믿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겠다.'

그 카톡을 본 루나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 생각을 무시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케이크 덕분은 아니겠지만, 지금 그 친구는 서울 강남 한복판 가장 높은 건물로 출근한다. 여전히 일에 치여 살지만, 5년 전처럼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루나는 친구들을 위해 종종 달콤한 것을 만든다. 진심이 담길 때도, 아닐 때도 있었지만 다들 기쁘게 받아준다.


이것만큼 파티셰를 기쁘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기쁨, 행복, 평화로움, 따뜻함.

이런 기분 좋은 것들을 간직 채로 루나는 작업실로 향한다. 그리고는 맑음 맛 에그타르트를 구워낸다. 얼굴은 모르지만 오늘 당장 작은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응원이 되었으면 하는 진심을 가득 담아서.





진심을 담아서 굽습니다.

라비엘 베이크샵의 맑음 맛 에그타르트는 

아래에서 링크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rabyell_bakesho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