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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프리, 쉽지만은 않다(2)

두 번째 퀘스트: 부모님을 설득하라

by rabyell

웨딩프리의 첫 번째 관문을 막 통과한 두 사람. 다음 스테이지는 더 만만치 않습니다. 결혼식의 진짜 주인공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가까운 과거까지도 결혼식은 신랑, 신부보다 그들의 부모님에게 더 중요한 행사였다고 해요. 실제로 혼주(婚主)라고 불리는 사람은 신랑, 신부가 아닌 그들의 부모님입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은 결혼식에 가면 그저 밥 먹고, 축하해 주는 것만으로 그들의 역할을 다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오히려 와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돈을 받아왔다고 해요. 축의금은 친구들이 아닌 혼주의 손님들이 내던 것이죠.


그만큼 결혼식은 사실 신부가 아닌 혼주가 주인공인 행사였습니다. 그래서 웨딩프리 결혼에 도착하려면 아주 큰 산 하나를 넘어야 합니다. 바로 식의 진짜 주인공, 양가부모님의 허락을 받는 일이죠.


실제로 제가 주변사람들에게 ‘결혼은 할 건데 결혼식은 안 하기로 했어요.’라고 이야기하면 하나같이 같은 표정입니다. 그 뒤에 하나 더 알려줘야 할 게 있을 텐데?라는 뜻의 표정이죠. 그래서 황급히 ‘양가부모님들께도 다 허락받았어요.’라고 덧붙입니다. 그럼 그제야 표정이 풀어지며 제각각의 질문과 감탄을 쏟아내곤 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명확히 보여줍니다. 웨딩프리라는 거 양가부모님의 허락이 있어야 비로소 시작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뒤따르는 반응에서 또 알 수 있습니다. 양가부모님의 허락이야 말로 가장 어려운 단계라는 걸요.


일단 허락을 위한 전제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과정은 신랑과 신부 두 사람의 힘(돈)으로 해결할 것. 이렇게 저렇게 조금씩 손을 벌리는 순간, 두 사람이 생각하는 결혼식은 저만치 멀어집니다. 그러니 다른 것보다 이전에 ‘진짜 자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부모님이 믿을 수 있는 나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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