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왔을 때 들은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1순위는 아이, 2순위는 여자, 3순위는 개, 그리고 마지막 4순위는 남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남자들이 많이 양보하며 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은 밤문화가 거의 없어 남자들도 해 떨어지면 집으로 돌아가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팬데믹으로 갈 곳이 없어 산과 들로 다니다 보니 야외에서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며 살아가는 남성들이 많은 것을 봅니다. 여성들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 남자들입니다. 깊은 산속에서도 ATV, 모터 사이클, 지프, 트럭 등을 타고 거친 산을 누비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등산, 낚시, 사격, 사냥 등 남성들이 자신들의 야성을 불태울 수 있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즐기는 모습이 새롭습니다.
Mud Field 여성, 노인, 어린이도 자주 보인다.
캐나다는 가정집에 거의 가라지(차고 겸 창고)가 있습니다. 가라지는 남자들의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각종 가정 및 야외 활동 장비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끔 문이 열려있는 가라지를 보면 그곳에서 뭔가 만드는 남성들을 보게 됩니다.집수리, 야외 장비 등도 스스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맥가이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밴쿠버에는 산이 많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깊은 산에 가도 곳곳에 길이 뚫려 있고 여기저기서 산악오토바이, ATV들이 튀어나옵니다. 자세히 보면 부부 또는 부자, 부녀가 함께 레포츠를 즐기기도 합니다. 한참 크는 나이의 청소년들도 많이 보이는데 헬멧을 쓰고 있지만 안전사고도 가끔 나는 모양입니다. 한창나이에 울퉁불퉁한 길을 딜리는 아이들을 보면 온갖 스트레스를 다 날리는구나 싶습니다.
산에 다니다 이상한 새를 만난 에피소드입니다. 5월 말인데도 산 위에 올라가니 눈이 덮여 있었습니다. 멀리서 새 한 마리가 뒤뚱 거리면서 다가오길래 어떻게 하려나 싶어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차로 가까이 다가와서는 계속 울면서 가지를 않길래 내려서 왜 그러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저와 남편의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먹이를 필요로 하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려 가까이 갔더니 펄쩍 날아오르면서 제 무릎을 쪼길래 일단은 한걸음 물러섰습니다
우리를 반긴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떠나려는데 차 보닛으로 날아올라 차 앞유리창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더니 미끄러져 땅으로 떨어져서도 떠나는 우리 차를 계속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새가 왜 우리 주변에서 떠나지 않고 그렇게 머물렀는지 알 수가 없어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어디든 가던 스토리가 따라다닙니다.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점점 더 자연이 좋아집니다.이제 쇼핑보다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더 좋아졌습니다. 자연으로 아무 때나 훌쩍 떠나는 사람들이 더 늘고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자전거등 야외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전문점이 활황이라고 합니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은 여유가 있고 행복해 보입니다. 산이 많다 보니 산에서 하는 레포츠가 발달된 것 같습니다.
산에서 풀 한 포기도 함부로 뽑으면 안 됩니다. 강가에 갔을 때 예쁜 조약돌 몇 개 주워 오려고 했다가 아이들의 원성을 듣고 다시는 그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고사리가 지천이지만뜯어도 될지 몰라 지나치게 됩니다. 모범 시민이 되어가나 봅니다. 딸기는 마음껏 따 먹어도 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안전하게 레포츠를 즐기고 자연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집으로 돌아가는모습이 한결 가벼워 보입니다. 산에서 만난 남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캐나다야말로 남자들의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듭니다. 그러므로 남성이 4순위라는 말은 괜한 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