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독서모임, 세번째 책
이번이 세 번째인 엄마, 언니와 함께하는 모녀의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돼어 다시 한번 읽게 됐다. 언니로부터 생일 선물로 이 책을 선물받아 한국에서 싱가폴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즐겁게 읽었다. 역시는 역시, 명작인 데는 이유가 있다. 언제부턴가 관계 중심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나를 사랑해 주고, 내가 사랑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그 공동체를 위해 살라는 모리 교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관계 중심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방향성이 나쁘지 않은 것임을 다시 확신하게 됐다. 공동체들 중에 가장 처음 접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가장 쉬우면서(도 어렵고) 가장 끈끈하게 엮인 것이 가족. 서로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다. 엄마, 언니와 이 책을 같이 읽게 돼 너무 좋다.
이번 한 주는 스위스에서 싱가폴로 우리를 보러 온 시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시아버지는 책 속에서 묘사된 모리 교수님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처럼 사람들을 대하신다. 늘 100%의 집중과 관심으로 경청하시고, 환한 미소와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신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모리 교수님과 함께 있을 때는 긴 포옹을 하는 느낌이라고,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한지 잘 이해가 갔다. 숏폼, 배속 재생, 자극적인 컨텐츠들에 익숙해진 나머지, 상대방이 핵심부터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어느새 -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 하고 생각하거나, 집중을 잃고 만다. 대화의 목적은 핵심 내용 파악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인데. 나도 모리교수님, 시아버지처럼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는 자세를 닮고 싶다.
사회나 타인의 시선보다 내 감정과 의사에 귀 기울이기.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가치관을
가질지 와 같은 중요한 것들은 문화를 따르기보단 나만의 문화를 창조하기
나의 관심과 시간은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선물. 모리 교수님이 사람들, 그리고 삶을 대하는 자세를 체화하기. 교수님은 내가 방에 들어설 때마다 항상 환하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런 미소를 볼 때마다 나는 기쁨으로 충만해졌다. 교수님은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맞아 주면서도 각자에게 자기만 그런 환한 웃음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교수님은 누구와 함께 있으면 그와 완전히 시간을 공유했다. 그 사람의 눈을 응시하고 세상에 오직 그 사람밖에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매일 아침 처음 만나는 사람이 이런 태도로 대해 준다면 세상 사람들은 훨씬 나은 삶을 살 것이다.
의미 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바쳐라. 자기를 둘러싼 지역 사회에 자신을 바쳐라. 그리고 자기에게 목적과 의미를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자신을 바쳐라.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삶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세상에서 보낼 날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루하루를 최우선으로 삼게 된다.
모리 교수님이 죽어 가면서 온 우주의 인간애를 몇 줌 쥐어서 책이라는 모양으로 하늘에 뿌려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눈처럼 뿌려진 그것이 우주로부터 세상의 독자들에게 조용히 내린 것입니다.
- 독서, 책. 글쓰기라는 것은 멋진 일이다.
누군가 당신을 보게 돼서 진정으로 행복해할 때 우리 마음의 빗장은 어느새 녹아내립니다.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과 같지요.
교수님은 내가 방에 들어설 때마다 항상 환하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런 미소를 볼 때마다 나는 기쁨으로 충만해졌다. 교수님은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맞아 주면서도 각자에게 자기만 그런 환한 웃음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교수님은 누구와 함께 있으면 그와 완전히 시간을 공유했다. 그 사람의 눈을 응시하고 세상에 오직 그 사람밖에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매일 아침 처음 만나는 사람이 이런 태도로 대해 준다면 세상 사람들은 훨씬 나은 삶을 살 것이다.
우리가 함께 보냈던 화요일들은 마치 한 번의 긴 포옹처럼 느껴졌습니다.
교수님은 일부러 꾸며서 행동하는 내 모습보다는 나의 진짜 모습을 봐 주기 때문에 그를 대할 때면 항상 편안하다.
우리 문화는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네. 우린 거짓된 진리를 가르치고 있어. 그러니 스스로 제대로 된 문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그것을 굳이 따르려고 애쓰지 말게. 그것보다는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해야 해.
밀고 당김의 긴장은 팽팽하게 당긴 고무줄과 비슷해.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그 중간에서 살지.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그 절반은 자고 있는 것과 같지. 엉뚱한 것을 좇고 있기 때문이야.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봉사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것에 헌신해야 하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자기 연민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다. 하루 중 자기 연민을 느껴도 될 시간을 따로 정해 둔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몇 분만 눈물을 흘리고 그날의 나머지는 즐겁게 사는 것이다. 죽음으로 몰아가는 무서운 병을 앓고 있는 모리 교수님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매일 어깨 위에 작은 새를 올려놓는 거야. 그러곤 새에게 '오늘이 그날인가? 나는 준비가 되었나? 나는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원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있나?'라고 묻는 거지.
"아는 사람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그런데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왜 그리 어려울까요?"
"다들 잠든 채 걸어 다니는 것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지. 우린 세상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고 있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기계적으로 하고, 반쯤은 졸면서 살고 있거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거의 끝나간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마치 처음으로 자연을 보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에 마음이 끌린다네.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식을 가져야 해.
나이 드는 것은 단순한 쇠락이 아니라 성장이야. 그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지. 그것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덕분에 더욱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네.
자네와 젊은 사람들 모두 나이 먹는 것에 맞서 싸우면 언제나 불행해진다는 걸 알아야 해. 어쨌거나 결국 나이는 먹고 마는 것이거든.
부러운 마음이 솟아오르면 난 그것을 그대로 느낀 다음 놔버리지. 내가 '벗어나기'에 대해 말했던 걸 기억하지? 그렇게 놔 버리는 거야.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그건 부러운 마음이야. 이젠 이런 마음에서 벗어나야겠다.'라고 말이야. 그런 다음 거기서 걸어 나온다네.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이가 다 내 안에 있다네. 이해가 되나? 내가 다 거쳐 온 시절인데 자네가 있는 그 자리가 어떻게 부러울 수 있겠나?
- 나의 20대 땐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간을 더 빨리 감기 하고 싶었다. 지금은, 흘러가는 시간을 좀 더 충만하게, 현재에 집중하면서 보내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좋다.
우리 문화 속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 사이에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네. 음식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우리가 원하는 기호 식품일 뿐이야. 자신에게 정직해야 하네. 최신형 스포츠카는 필요치 않아. 굉장히 커다란 집도 역시 필요 없지.
의미 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바쳐라. 자기를 둘러싼 지역 사회에 자신을 바쳐라. 그리고 자기에게 목적과 의미를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자신을 바쳐라.
타인에게 뭔가를 주는 것이야말로 내게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거든. 자동차나 집은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으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해. 내가 그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때, 그들이 슬픈 감정을 느낀 후에 내 말을 듣고 미소 지을 때, 그럴 때의 느낌은 건강할 때의 느낌과 거의 비슷하네.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일들을 하게. 그러면 절대 실망하지 않아. 질투심으로 괴로워지지도 않고 말이야. 다른 사람의 것을 탐내지도 않게 되지. 오히려 그들에게 베풀면서 만족감을 느끼게 될 거야.
- 우리 현대 사회에는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사람들은 대개 위협당할 때 형편없이 변하게 되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나 경제와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협박하거든. 우리 경제 제도 안에서는 직장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위협을 느끼지.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르니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그리고 사람은 위협받기 시작하면 자기만 생각하기 시작하네. 돈을 신처럼 여기게 되는 거야. 그게 다 우리 문화의 속성인 거지. 그래서 난 문화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내 말은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뜻이네. 물론 사회의 규칙을 모두 다 무시하라는 건 아니야. 하지만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길지 등과 같이 커다란 줄기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네.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우리 대신 그런 사항을 결정하게 내버려두면 안 돼. 모든 여자들이 날씬하지 않은 것이나 모든 남자들이 부자가 아닌 것도 마찬가지야. 그런 건 문화가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강요한 것들일 뿐이야. 이들 역시도 절대로 믿지 말게.
-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어서 소비를 부추기는 문화.
어떤 사회이든 나름대로의 문제는 안고 있지. 달아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자기의 문화를 창조하려고 노력해야지. 어디에서든 우리 인간의 가장 큰 단점은 근시안이야. 우리는 어떻게 될지를 바로 보지 못해. 우리의 잠재력을 가능한 만큼까지 쭉쭉 뻗어 나가질 못하지. 또 '난 내 것을 갖고 싶다.'라고 욕심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몇몇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돼.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이 들고일어나고 말이야. 그렇게 되면 가진 자는 자기 것을 훔쳐 가지 못하도록 군대를 써서 그것을 막게 되지.
우리가 서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네. 백인과 흑인, 천주교 신자와 개신교 신자, 남자와 여자, 모두 다 똑같아. 서로 비슷하다는 점을 안다면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의 인류라는 대가족에 합류하고 싶을 거야. 그래서 지금 우리가 가족을 돌보는 것처럼 인류라는 대가족을 서로 돌보고 싶어질 거야. 죽어 가고 있을 때는 사람들이 모두 다 같다는 게 참말임을 알게 되네. 우리 모두 출생이라는 걸로 똑같이 시작하지. 그리고 똑같이 죽음으로 끝나네. 그런데 뭐가 그렇게 다르다는 거야? 인류라는 대가족에 관심을 가져야 하네.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게. 자네가 사랑하고 자네를 사랑하는 작은 공동체를 세우란 말일세.
- 그런 공동체가 가족이겠지?
- 다음 책 - 우리편 편향이 기대된다.
연민을 가지세요. 그리고 서로에게 책임감을 느끼세요.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이 세상은 훨씬 좋은 곳이 될 겁니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모든 것은 태어나고 죽는 거야. 이제 바로 거기에 분기점이 있네. 우리가 이 멋진 동식물과 어떻게 다른지 바로 이 점에서 갈라져 나오지.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히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자네가 가꾼 모든 사랑과 모든 기억이 거기에 고스란히 남아 있겠지. 자네는 계속 살아 있을 수 있어. 자네가 여기에 있는 동안에 만지고 보듬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말이야.
인간관계에는 일정한 공식이 없어. 양쪽 모두가 공간을 넉넉히 가지면서 넘치는 사랑으로 협상을 벌여야 하는 게 바로 인간관계라네. 두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각자의 삶이 어떤지에 대해서 말이야. 사업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이기기 위해 협상을 벌이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지. 어쩌면 자네가 거기에 너무 익숙해졌는지도 몰라. 하지만 사랑은 달라. 자기 상황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황에도 마음을 쓸 때 바로 그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
더 마음을 열라고 말하고 싶다. 광고로 인해 만들어진 헛된 가치에 유혹되지 말라고, 사랑하는 사람이 말할 때는 생애 마지막 이야기인 양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교수님이 내게 가르쳐 준 게 있다면 인생에서 '너무 늦은 일' 따윈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작별 인사를 할 때까지 계속해서 변했다.
- 인생에서 중요한 두 가지 - 배움과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