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삶의 의미, 가치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 딱 알맞은 때에 나에게 찾아와준 책이다. 과학에 기반한 흥미롭고 흡입력있는 이야기로 독자를 몰입시키다, 한 편이 끝나면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짧은 단편 소설집으로, 매 에피소드 하나하나 아껴가며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독서모임 책으로 너무 좋은 책인게, 어떤 교훈을 주입식으로 넣어주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한 이야기 속에 다양한 가치관들의 대립을 담고 있어, 독자가 어떤 가치관을 평소에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집중하게 되는 포인트가 달라진다. 또 어떤 가치가 우월하다는 명확한 답이 없어, 깊게 생각하게 한다. 읽으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 궁금한 부분들이 많았다.
책을 보며 평행우주를 바탕으로 한 SF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와, Everything is connected 라는 천체물리학자의 TedTalk (무려 8.5백만 뷰!)이 생각났다. 평행우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이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는 것, 양자역학 등 최근의 과학적 발견은 때로 종교보다 더 영적으로 느껴진다.
나는 유발하리리의 책 사피앤스를 읽고 나서부터는 누가 종교를 물어보면 무신론자라고 대답하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와 과학 모두 어느 지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게 느껴질때가 많다. 전에는 과학과 종교를 이분법으로 봤지만, 이제는 점점 Agnostic, 불가지론자가 되어간다. 내게는 책이 종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공상과학 소설을 읽으면서도 내가 계속 반복된다고 느꼈던 두 가지 주제 역시 다소 영적이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있다. 그러므로 내 행동, 선택, 더 나아가 내 존재, 내가 내뱉는 숨 조차 의미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게다가 이 작가의 문장이 참 좋다. 한글로 번역된 문장에서도 이렇게 큰 매력을 느껴지는데, 영어 원문으로는 어떻게 느껴질지 한번 읽어보고 싶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한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를 향한 저의 호기심과 존경심은 새벽의 따스함을 느낀 꽃봉오리처럼 활짝 피어났습니다.
과거와 미래는 같은 것이다. 우리는 그 어느 쪽도 바꿀 수 없고, 단지 더 잘 알 수 있을 뿐이다. 과거로의 제 여행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제가 배운 것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밖에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했습니다. 만약 우리의 인생이 알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우리는 등장인물인 동시에 관객이고, 우리는 바로 그 이야기를 살아감으로써 그것이 전해주는 교훈을 얻는 것입니다.
- 과거와 미래는 같은 것이고, 어느 쪽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를 더 잘 알게 됨으로써 현재의 내 관점이 바뀌었고, 그럼 그 시점부터 앞으로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까? 교훈을 얻는 것 = 관점이 넓어지거나, 관점이 바뀌는 것.
숨
생명의 실제 원천은 기압 차이이다. 공기가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 낮은 공간으로 흐르는 현상 말이다.
- fractal, entropy
이 장치의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났다. 장치 자체가 지하 저장고의 공기로 작동하기 때문에, 허파 하나에 채울 공기를 만들어낼 때마다, 같은 양도 아니고 그보다 더 많은 양의 공기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판명된 것이다.
-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로 여겨지는 CCS (Carbon Capture Storage), Direct Air Capture도 지금은 이런 수준이다.
나는 그 공기가 아니라, 그 공기가 일시적으로 취한 패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를 이루는 패턴과, 내가 살고 있는 전 세계를 이루는 패턴들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 자아, ego를 내 생각과 분리하는 것. 생각/감정은 나에게 잠깐 왔다가 가는 것일 뿐, 언젠가 사라진다.
그런 연유로 나는 이 기록을 남긴다. 이 기록을 읽는 당신이 바로 그런 탐험자이기를 희망한다. 이 동판을 발견해 그 표면에 각인된 글을 당신이 해독해주기를 희망한다. 그러면 당신의 뇌가 일찍이 내 뇌를 움직였던 공기에 의해 작동하든 그렇지 않든, 내 글을 읽는 행위를 통해, 당신의 사고를 형성하는 패턴들은 한때 나의 사고를 형성했던 패턴들을 복제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나는 다시 살게 될 것이다. 당신을 통해서.
- 내 의식, 내 생각들을 학습시켜서 모델을 만들고, 그게 계속 떠다니는 것?
나는 당신의 탐험이 단지 저장고로 쓸 수 있는 다른 우주를 찾기 위함이 아니었기를 희망한다. 지식을 원했기를, 우주가 내쉬는 숨으로부터 무엇이 생겨나는지 알고 싶다는 갈망에 의해 움직였기를 희망한다.
- 예전에 봤던 TED 영상이 생각난다. - [[Everything is connected]]
- 어떤 미생물의 숨쉬는 행위로 인해 대기의 균형이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게 바뀌어 그 미생물의 번식 이후부터 큰 동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 하나의 생만 보면,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찾기 어렵지만, 존재의 이유와 목적은 원래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연결되어있을 뿐. 우주 전체, 인간 전체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소중하듯이, 여기에 영향을 미치고 연결되어있는 우리도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가 세운 건물, 우리가 일군 미술과 음악과 시, 우리가 살아온 삶들은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 어느 것도 필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주는 그저 나직한 쉿소리를 흘리며 평형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이토록 충만한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당신의 우주가 당신이라는 생명을 일으킨 것이 기적인 것처럼. 탐험자여,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무렵 나는 죽은 지 오래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고별의 말을 남긴다.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경이로움에 관해 묵상하고, 당신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라.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할 권리가 내게는 있다고 느낀다. 지금 이 글을 각인하면서, 내가 바로 그렇게 묵상하고, 기뻐하고 있기 때문이다.
- when breath becomes air 의 마지막 부분이 생각난다.
- 그 어떤 것도 필연적이지 않다. 나라는 생명이 태어난 것이 기적인 것처럼, 내 존재의 경이로움에 대해 묵상하고 (zoom out), 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자. 태어났으니 산다, 죽지 못해 산다는 생각보다, 삶은 찰나와 같이 짧으니, 사는 동안 하고 싶은 것들, 다음 생은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 삶에서 하고싶은 것들을 다 즐기며 해보자.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내 삶을 충만하게 사는 가운데, 내 창작물이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울림을 준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자유의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설령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어도, 스스로 내리는 선택에 의미가 있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이 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이며, 이 거짓말을 믿는 것이야말로 깨어 있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방치와 같은 감정적 학대
너를 돌볼 필요가 없다면 내 인생은 좀더 단순해질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을 거야. 사랑해, 잭스.
나도 사랑해.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처럼 반응하지만 인간을 대할 때와 같은 책임은 질 필요가 없는 존재이며, 애나는 그런 것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사람을 동등하게 인격체로 대하는 것 vs 위계 있게 대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동등하게 대하는 사람들, 네덜란드 사람들.. 조나스-헬퍼를 동등하게.
경험은 최상의 교사일 뿐 아니라 유일한 교사다. 잭스를 키우면서 애나가 얻은 교훈이 있다면, 지름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세계에서 이십 년 동안 살며 습득한 상식을 가르치고 싶다면, 그 일에 이십 년을 들여야 한다. 이에 상응하는 발견적 논리를 그보다 더 짧은 시간 내에 조합할 방도는 없다. 경험은 알고리즘적으로 압축할 수 없다.
- 정말 그럴까? 알고리즘은 아니지 않을까?
당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높이 평가하고, 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엑스포넨셜 사와는 맞지 않습니다. 만약 이 디지언트들이 제품이 된다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이익은 투자 리스크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품이 아니라 고용인밖에 될 수 없다면, 그때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렇게 작은 이익을 위해 큰 투자를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러시겠죠. 애나는 생각한다.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광신적인 사람, 사랑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밖에는 없을 것이다. 애나처럼.
- 부모같은 사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 라이프로그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인지적 사이보그가 될 것이다. 무언가를 잘못 기억한다는 행위 자체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지는 존재가 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용서할 수 있으려면, 그 전에 어느 정도 망각을 해야 한다. 과거의 심적 고통을 더 이상 생생하게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을 유발한 행위를 용서하기도 더 쉬워지고, 그 결과 해당 기억 자체가 덜 중요해지는 식으로 말이다. 과거의 당신을 격분케 했던 악행도 반추의 거울에 비춰 보면 용서할 만한 것으로 보이는 현상의 이면에는 바로 이런 심리적 피드백 고리가 존재한다.
"글 쓰는 법을 배웠으니, 이젠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이 대화를 곁에서 듣고 있던 사베가 코크와를 꾸짖었다. "자넨 지징기를 판단할 입장이 못돼. 토끼가 좋아하는 먹이가 있고, 하마가 좋아하는 먹이가 있는 법. 자기 좋아하는 일에 자기 시간을 쓰면 그만이야."
글이란 단지 누군가가 한 말을 기록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글은 입 밖에 내서 말을 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어들 또한 단순한 말 조각이 아니었다. 단어들은 생각의 조각이었다. 그것들을 옮겨 적으면 생각을 벽돌처럼 잡고 다른 배열들 속에 끼워넣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단지 말을 하는 것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스스로의 생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일단 보고 나면, 그것들을 개선시켜 더 강하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다.
깜빡이지 않는 비디오카메라의 눈을 통해서만 과거를 보게 된다면, 사용자의 자아상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 내 브이로그 있지만 정말 잘 안봄.;
노스탤지어
- 그때 참 좋았지
가장 오래된 기억이 무엇이냐
- 거실에서 큰 다라이에 물을 받아놓고, 나는 그 안에서 발개벗고 물놀이를 하고 있고 할머니는 그 옆에 앉아서 나물을 다듬는다. 학교, 유치원에서 받은 상장들이 물에 젖었고, 할머니는 상장이 너무 많아서 좀 젖어도 괜찮다며, 귀찮아하듯 자랑스러워 말하는 모습. 일요일에 교회에 가자고 나를 깨우러 오는 옆집 할머니를 쫓아내며, 나보고 더 자라고 하는 할머니. 할머니에게 사랑받은 기억들
사람은 수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들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특정 순간들을 선별하는 기준은 각자 다르며, 그것은 우리의 인격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우리들 각자는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는 세부 사항들을 인식하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며, 그 경로가 구축된 이야기들은 우리의 인격을 형성한다.
- 이런 문장 참 좋다.
대다수 장로들은 마을에서 쫓아내고 싶은 게으름뱅이나 불평꾼들을 선발했다. 그렇게 마을을 떠났다 돌아온 아이들은 누구에게도 동류의식이 없어. 자기들에게 있는 지식을 긴 총처럼 휘두르려고 하지.
유럽인들에겐 사람이 하는 말보다 종이에 쓴 글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
- Documented human rights violations
아빤 언제나 자기가 희생자인 것처럼 행동해요. 지금보다 더 대접받을 자격이 있는 좋은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가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소리야?
망상이 아니에요. 맹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거죠.
- 모두가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겠지. 가여워하자. 나 자신도.
내가 이미 한 일을 바꿀 수는 없어. 하지만 적어도그러지 않은 척 하는 건 멈출 수 있어. 리멤을 이용해서 나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보고, 일종의 재고 정리를 해볼게.
유럽인들의 평가 보고서는 '보우'였다. 그것은 꼼꼼하고 정확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어떤 씨족에 합류할지 선택하는 행위는 공동체의 의향에 맞는 것이어야 하므로 '미미'여야 했다. 그리고 '미미'가 무엇인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장로들뿐이었다. 샹게브 씨족에게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사베에게 종이 기록을 따르라고 청하는 것은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하는 행동을 해달라는 것과 다름없었다.
"사베, 방금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지징기가 말했다. '용서해주십시오. 사베는 우리 씨족의 장로인데, 종이가 장로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은 제 잘못이었습니다.'
글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게 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인지적 사이보그가 되며, 그 사실은 우리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과거에 대한 기록이 마땅히 불변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글을 쓰는 문화가 글에 대해 느끼는 외경심의 산물이다. 인류학자들은 구전에 의존하는 문화는 과거를 다르게 이해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 문화의 경우, 역사적 사실의 정확성은 해당 공동체의 자기 이해를 입증하는 행위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그래서 그들의 역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그들의 역사는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 Heredity chief, 세속족장. 땅의 주인으로 족장 계급을 세습해온 것이 중요하지, band council을 만들고, documented 된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6962.html
우리는 과거를 다시 씀으로써 각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뒷받침한다. 우리의 기억에 관해 말하자면, 우리 모두 과거의 자신을 현재의 영광스러운 자신들로 올라오기 위한 발판으로 간주하는 Whig 사관의 신봉자라고 비난받아도 부인할 수 없다.
생체적인 기억에 입각한 정체성의 소유자로서, 나는 사건에 대한 기억에서 주관이 완전히 제거될 가능성이 두렵다. 개개인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말하는 일은 문화의 경우와는 달리 가치 있는 행위라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내 시대의 산물이며,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다. 구전 문화가 글의 도래를 막지 못했듯이, 우리는 사람들이 디지털적 기억을 채댁하는 추세를 막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그 장점을 찾아보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디지털적 기억의 진짜 혜택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요점을 말하자면 이렇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옳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과거의 여러 시점에서 틀린 적이 있고, 잔인했거나 위선적으로 행동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그런 일들 대부분을 망각한다. 바꿔 말해, 우리는 스스로에 관해 거의 모른다.
단점은 많고, 사용자들은 그것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거대한 침묵
인간들은 외계 지성을 찾기 위해 Arecibo를 이용한다. 관계를 맺으려는 인간의 욕구는 이렇게 우주 건너편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귀를 만들어냈을 정도로 강하다.
입으로 소리를 형성하는 행위에는 쾌감이 있다. 이것은 너무나도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이어서, 인간들은 역사에 걸쳐 그런 행위를 신성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해왔다.
- 왜 사람들은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최근에 많이 생각해봤는데, 이런 구절을 접해 흥미롭다. 소리를 내는 행위 자체에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쾌감이 있다니.
- 왜 말을 하고 싶어할까? 왜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까? 왜 말을 안하고 싶어할까?
- 대화가 잘 통할 때,
- 이해받고 싶을 때,
-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 내가 맞다는 확신을 얻고 싶을 때
-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 상대방과 연결되기 위해
-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옴팔로스
주여, 설령 제가 다른 이들의 의견에 찬동하지 않더라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와 동시에, 단지 의도가 선하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악행을 묵인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내려주소서. 나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을 잃지 않도록 살펴주소서. 아멘.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 프리즘
그 누구의 탄생도 필연적이지는 않다.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세상을 이해하는 게 더 쉬워지니까. 그러다 보니, 가끔은 자기 자신을 비난하기도 해요. 비난받을 누군가가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어야 합니다.
이 세계에서 당신이 선하게 행동한다면, 그것은 여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미래에 분기될 세계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당신이 선한 선택을 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미래에 이기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당신이 일진이 안 좋은 세계에 있다고 해도 말이죠.
그럴듯하게 들리는군요 하지만.. 냇은 오랫동안 특정한 방식의 행동을 계속하는 것이 사람의 뇌에 얼마나 깊은 각인을 남기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꾸 같은 습관에 빠져드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쉽지 않다는 건 압니다. 데이나가 말했다. 하지만 원래 질문을 기억해보세요. 우리가 다른 평행세계들에 관해 알고 있는데,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 가치가 있느냐 하는 문제 아니었나요? 저는 단연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누구도 성인군자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선한 일을 할 때마다, 당신은 다음번에도 선한 일을 할 가능성이 많은 인물로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건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게다가 당신은 이 세계에 있는 당신의 행동만 변화시키고 있는 게 아닙니다. 미래에 분기할 당신의 모든 버전들에게도 그런 변화를 심어주고 있는 거에요. 더 나은 사람이 됨으로써, 당신은 미래에 분기될 더 많은 평행세계에도 더 나은 버전의 당신들이 살고 잇을 가능성을 보장하고 있는 겁니다.
더 나은 버전의 냇. 고맙습니다. 냇이 말했다. 바로 그걸 찾고 있었어요.
도대체 누가 이런 일에 비용을 댔을까. 그런 거금을 쓰면서까지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진정한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