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생일날의 바다 풍경)
오늘은, 엄마 셋의 바다 풍경
— 에테르에서 보낸 내 생일
그날은 내 생일이었다.
누군가는 모르게 지나치고,
누군가는 축하해줬고,
나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부산 명물이라는 밀면을 먹은 우리는
통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도란도란 웃고 떠들며,
각자의 일상 이야기를 꺼내고
서로의 마음을 잠깐씩 꺼내 보여주었다.
그날의 공기는
햇살 같았고,
해변의 잔물결 같았고,
무심히 나를 감싸는 누군가의 포옹 같았다.
햇살 한 조각이 가슴에 뜬 것처럼 환하게 빛나는 날이었다.
순간이 좋아, 카페의 이름을 기억해두려고 냅킨을 찍었다.
카페의 이름은 에테르.
고대 그리스에서, 신의 물질이라고 명명했었던,
현대 과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냈지만,
한때 모두가 믿었던 그 무엇.
빛이 닿는 곳에,
언제나 있다고 여겨졌던 매질.
그 신의 물질이라 여겨졌던 ‘에테르’가,
L언니와 H언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정말로 내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날의 나는,
따뜻한 웃음 속에서도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투명하게 흔들렸다.
아마도,
엄마에게서 받은 문자의 잔상이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을
살며시 건드렸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날,
엄마 셋, 그리고 에테르
그 조합은 내 생일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일렁이는 바다 윤슬 너머로
햇빛조차 예뻐서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고,
그 시간을 천천히 즐기며 나는,
이곳에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이 따뜻한 두 사람과 함께.
말없이도,
신의 물질처럼 마음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그런 시간을 보내게 해 준 두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며,
지금쯤 휴가를 즐기고 있을 두 사람에게도,
그 시간에 내 마음을 채웠던 에테르가 가득 차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