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이듦에 대한 작은 관점)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늘은, 어느 오후에 아이와 함께한 대화 내용을 기록형식으로 들려드리려 해요.
"엄마, 나 늙으면 엄마아빠는 없지?"
햇살 좋은 어느 오후- 곤죠 왕자가 불쑥 내뱉은 말에,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아직 다섯 살, 철없는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아이의 눈동자 속에 '사라짐'과 '두려움'을 아는 감정이 빚어져 있었다.
나는 대답을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엄마아빠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같이 늙어가면 되는 거지."
"그치만 난 어른이 되면 엄마 아빠는 할머니가 되잖아. 그거 싫어. 나는 안 자랄래."
나는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라고는 생각을 않아서,
자라지 않겠다는 아이를 보고 애틋함과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곤죠 왕자에게 ‘시간’은, 앞으로 펼쳐질 설렘이 아니라
사라짐과 이별로 먼저 다가오는 건지도 모른다.
늘 잠을 잘 때면 '오늘'과 이별하고 '내일'과 만나는 게 무섭다던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곤죠 왕자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곤죠 왕자는, 시간이 지나면 자랄 거야. 안 자랄 수는 없을 거야. 그게 순리니까."
"순리가 뭔데?"
같이 있던 산적이 불쑥 말했다.
"세상이 살아가는 이치를 말하는 거야. 세상이 아무 일 없이 굴러가려면 순리대로 살아야 하니까."
곤죠 왕자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내 품에 얼굴을 묻었다.
마치 모든 답을 얻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그저 엄마의 체온에 안겨 잠들고 싶다는 듯이.
그리고는 꼬물대며 중얼거렸다.
"엄마. 그래도 나는 안 크고 싶어.."
잠들지 않고 안 크고 싶다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며 나는 나이듦에 대해 생각했다.
문득,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만났던 노래를 떠올렸다.
When I Get Old - Christopher & 청하
사랑 이야기인 것 같다가도,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는 그 가사가
나이듦에 딱 맞는 것 같았다.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기도 했기에, 나는 바로 그 노래를 검색해서 들었다.
아이는 잠든 지 오래였지만-
나는, 그 노래를 마음 속에 담아 두었다.
뒤척이는 아이를 보며, 다른 하나의 노래가 떠올랐다.
Owl City - To the Sky(Legend of Guardians(가디언의 전설) OST)
영화 속 올빼미들이 날갯짓하듯, 끝없이 하늘로 오르는 선율.
두려움 대신 자유를, 머뭇거림 대신 용기를 노래하는 목소리.
"엄마아빠가 할머니할아버지가 되더라도, 하늘은 늘 우리 곤죠 왕자의 위에 있을 거야.
그 하늘 아래에서라면, 너는 언제나 자유롭고 안전할 거야."
언젠가 우리는 서로에게 하늘이 되어줄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동안에도, 곁에서 떠나간 뒤에도
하늘은 늘 같은 자리에 머물며 아이를 감쌀 테니까.
아이의 두려움은 단번에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 물음 하나가 내 마음에 작은 날갯짓이 되었다.
나이듦은 멀어지는 일이 아니라,
함께 늙어가고,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구나.
오늘의 선곡, 마음에 닿으셨을까요?
저는 처음에 When I Get Old를 듣고
나이듦이 허무함과 덧없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부르는 장면을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둘 다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아-
어제를 열심히 살아냈으면 진짜 어제가 오래전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 중입니다.
To the sky는 가디언의 전설로 알게 된 노래입니다.
올빼미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라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애니메이션인데-
날갯짓이 처음인 아기 올빼미들이
무서움에 떨면서도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삽입된 OST입니다.
아이와도 함께 보고 싶은 영화라 언젠가는 같이 보게 될 그 날을 생각하며
곡을 골랐습니다.
어느 햇살 좋은 날의 오후에 차나 시원한 음료 하나를 마시며 들어보세요.
느긋한 오후 햇살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다음 트랙도 기대해주세요.
여러분의 선곡표를 기다립니다.
감성 DJ D였습니다.
당신의 조각들을, 제게 들려주세요.
일상 속 진공 같았던 순간, 누군가와의 온도차,
사소하지만 오래 남는 그 말들을—
당신의 노래와 함께 보내주세요.
다음은 당신의 선곡표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