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브런치 작가가 되기까지

(feat.열 다섯살의 꿈에게)

by Rachel

열다섯 살, 꿈이 무엇인지 알 나이.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작가라는 타이틀은 거창해 보였지만, 사실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소설가가 되면 내가 상상하는 세계를 다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섯 개의 세계를 그려두고, 설정집을 만들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나도 나만의 세계를 키워갔다.


하지만 입시 앞에서 그 꿈을 접어야 했다.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소설은 부업이 되어야 했고,

공부라는 본분은 상상의 세계를 무너뜨렸다.


그 후 나는 현실에서 살아왔다.
대학생이 된 후, 엄마의 권유로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는 ‘작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하여 홀린 듯 가입했지만,

내 안의 말을 꺼내지 못한 채 또다시 10년을 돌아야 했다.

글을 쓰고 싶어 노트북 앞에 앉으면, 나는 벙어리처럼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 했었으니까.



그 동안의 세월들은, 작가가 되기까지의 10년이었던 걸까.
현실에서 쏟아지는 세월의 모래를 맞으며 나는 내 감성이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다.
감성이 남아 있다면 희석된 것뿐, 이제는 글을 다시 쓸 수 없다고 스스로 단정지으며,
올해 5월 작가 신청을 했다.

그것은 마지막 나의 119였다.


그리고 올해 6월, 나는 다시 상상의 세계로 발을 들였다.
비로소 ‘작가’라는 이름을 얻었고, 열다섯의 나와 이어졌다.

지금의 나는, 나의 첫사랑의 이야기와 음악, 일상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앞으로의 10년, 나는 또 어떤 세계를,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까.

분명한 것은—나는 이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내 가슴 속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누군가의 기억을 함께 만지고,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이제, 나는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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