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하이디_진이)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늘은 슈가송 중 하나였던
〈하이디 – 진이〉를 꺼내 보려 합니다.
‘진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저에게는 늘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라요.
그래서 이 노래와 함께, 그때의 이야기도
조금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제 친구들이 알면
“왜 그놈 이야기를 또 꺼내?” 하고 버럭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게는—
한때 불처럼 지나갔던 사랑이었고,
오래 두고 봐도 괜찮은 추억이거든요.
그 이름이 이제는 아픔도 아니어서,
신나는 노래에 기대어
그 기억을 살짝 털어내 보려 합니다.
진이.
저에게는 한때 ‘진’이라고 불렀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다섯 살 어린 후배였고,
마르고 키는 170 초반 정도의 친구였죠.
허세로 잔뜩 똘똘 뭉친 스무 살의 그 아이는
저에게는 병아리처럼 보여
괜히 귀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귀여워하다 보니
둘이 술을 마시는 날도 자연스레 잦아졌고요.
그러던 어느 날,
그 후배가 느닷없이 “누나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저는 농담인 줄 알고
“야, 그런 말은 다들 한다?” 하고 킬킬 웃었죠.
그러자 갑자기 후배들 앞에서 제게 뽀뽀를 해대는 겁니다.
취했구나 싶어 얼른 말리고, 집에 보내려고 버스정류장까지 데려갔습니다.
“진아, 많이 취했니?”
“누나, 나 안 취했어. 나 진짜 누나 좋아해.”
“누나 아니고 선배야. D. 선.배.”
“나 진짜 누나 좋아한다고… 마음을 꺼내보일 수도 없고… 진짜 답답해.”
“진짜 좋아하면, 여기서 말해봐. 내 눈 똑바로 보고.”
“좋아한다고. D.”
“……???”
눈을 똑바로 맞추며 너무 또렷하게 말해서
저도 모르게 숨을 잠깐 멈췄습니다.
그 순간— 그 애는 번개처럼 다가와 제 입술에 뽀뽀를 하고 버스에 올라타 훅 떠나버렸죠.
저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하기만 했습니다.
그 순간, 제 전화가 울렸습니다.
“누나, 이제 우리 사귀는 거다?”
“…뭐라고?”
“우리 키스했으니까 사귀는 거지. 나는 여자랑 키스하면 사귀는 사람이야.”
“얘가 술도 안 깨가지고 뭔 소릴 해. 내일 운동할 때 보자. 머리 깨질 각오해.”
한동안 안 나갔던 운동 나가서 대가리를 깨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가는데-
정말로 그 애가 다음날 운동에 나왔습니다. 잘 나오지 않는 아이라 안오겠지 했는데.
그렇게, 우리는 얼렁뚱땅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귀게 된 우리는, 그 해 가을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마음이 변해서 였는데-
알고보니 어린 애여서 군대에 가야 해서였더라고요.
어찌저찌 알아서, 인터넷 편지도 몇번 써주고, 훈련소 마지막 날 편지 써주고 마음정리를 다 했는데-
100일 휴가 때 찾아와 그동안 잘못했다며 눈물 흘리는 걸 보고 마음 약한 나는 받아주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고무신을 신었던 나는 오래지 않으 고무신을 벗어버렸습니다.
1년쯤 지난 휴가 때, 그 애는 잠수를 탔습니다. 카톡 프로필 사진을 다른 여자로 바꿔두고요.
그렇게 잠수이별 후 나는 마음을 모질게 먹고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기 위해 연락처를 저장해 두었습니다.
(아는 번호를 저장해 두면 안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상중인 걸 알고 문자를 마지막으로 보낸 후 연락을 끊었습니다.
참, 별 거 아닌 사랑 이야기라-
이 노래의 멜로디 속에 흘려보내기엔 충분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