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걸어보는 숨결

(feat.신화_Breathin')

by Rachel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늘은 혼잣말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한때는 활활 불타오르던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한 김 식은 커피처럼 조금 식어버린 내 마음을
그대로 담아, 여러분께 건네보려 합니다.





나는 신화 팬이었다.

지금도 신화 팬이긴 하지만, 이전처럼 열렬하지는 않다.


왜 그런가, 하고 생각하다가
다시 걸어보는 숨결로, 〈Breathin'〉을 눌렀다.

몽환적인 혜성 오빠의 목소리가 우리를 빨아들인다.

그래, 처음 신화 노래에 꽂힌 건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우리를 너무 실망시켰지.

음주운전이라 했던가. 실형기사까지 나오는 걸 보고,
나는 그날 침대 위로 핸드폰을 집어던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필교 뭐 하는 거냐”면서.

한참을 씩씩거리다가,

나는 핸드폰을 주워서 신화 노래를 모두 플레이리스트에서 삭제해 버렸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오랫동안 신화 노래를 듣지 않았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함께 떠오르는 ‘사람’의 그림자가 너무 짙어서,
멜로디가 좋아도 마음이 먼저 걸렸다.

팬이라는 건, 어쩌면 목소리만 좋아해서 되는 게 아니었나 보다.
목소리 뒤에 있는 ‘사람’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함께 응원하게 되니까.



그런데 언젠가부터였다.
가볍게 흘러나오던 플레이리스트에서 〈Breathin'〉이 시작되는 순간—
나는 예전처럼 숨을 멈추지 않았다.

그저, 그 시절의 내가 좋아했던 어떤 순간들만 조용히 떠올랐다.

어쩌면 우리는, 마음을 한 번 거둔 다음에야
비로소 ‘노래’만을 다시 들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좋았던 마음도, 실망스러웠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혜성 오빠 목소리의 몽환적인 숨결은 여전히 좋았다.

그 목소리를 사랑했던 내 마음도,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달라진 건 단지—

이제는 그 목소리에 기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시절의 나를 조용히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오늘, 다시 걸어보는 숨결로
나는 이 노래를 듣는다.



예전처럼 울컥하지도 않고,
예전처럼 열렬하지도 않은 마음으로.


그저 잠시, 숨을 고르는 마음으로.

Breathin'〉을 예전에 들었을 때의 나는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이 노래를 듣곤 했다.


지금의 나는, 숨을 죽이기보다는
힘이 들 때, 한 번 깊게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이 노래를 찾는다.




13년이나 지난 노래를 다시 꺼내어
여러분께 들려보고 싶었던 건,

그때는 그런 마음이었다고,
조금 솔직하게 고백해보고 싶어서였어요.


오늘 굳이 이 노래를 들어보시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다만, 언젠가 한숨이 길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 한 번쯤 들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늘은 편안히 쉬며,
각자의 호흡을 천천히 고르는 하루가 되셨으면 해요.



오늘은 여기까지, 감성 DJ 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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