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2.
Tinnitus (돌멩이가 되고 싶어)

(feat. 말이 되지 않은 소리)

by Rachel


Intro.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아무 말도 닿지 않도록.

나도, 한때는 돌멩이가 되고 싶었다.





사춘기라는 문 앞에 서 있는 Y는, 요즘 들어 "짜증"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무언가 불편하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자꾸 솟아나는 그 나이.

나도 그랬다는 걸 알기에, 그 말을 조용히 흘려듣곤 했다.



수업이 끝난 어느 날, Y가 내게 말했다.

"저 이 노래 들려주고 싶어요. 저 이거만 하루 종일 들어요."

Y의 방 한켠, 작은 CDP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화려한 무대와 음향효과가 쏟아질 줄 알았는데, 첫 소절이 흘러나오는 순간—

나는 멍해졌다.


‘돌멩이가 되고 싶어...’

이건 그런 노래가 아니었다. 오히려, 속삭이듯.

그 안에 갇힌 마음이 도망치듯 말하고 있었다.


“와... 이거, 인트로 찐이다.”

내가 혼잣말처럼 말하자, 눈을 감고 있던 Y가 살짝 눈을 뜨며 웃었다.

그 순간, 나는 눈을 감고 음악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Y의 얼굴 위로 어린 날의 내가 겹쳐졌다.


그 방에서 조용히 울리던 가사는, 참 마음을—쿵쿵 울리게 했다.


가사가 귀에 꽂히면서 나의 어린 날이 떠올랐다.

공허 속의 새벽, 나 홀로라고 생각했던 날들.

문득, Y는 정말 이 가사를 제대로 듣고 있을까 걱정이 몰렸다.


정말이면, 이 애가 정말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린 날의 나처럼, 뭔가에 느낀 감정을 보는 걸까.


Y의 얼굴을 보았다.

평온해 보이지만, 어딘지 뭔가를 숨긴 것 같은 느낌.


그 위에, 어린 나의 얼굴이 덧씌워졌다.

아, 뭔지 모를 허무감에 몸부림치던 그 때의 나.

안경을 끼고, 내게 손짓하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음악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대답을 달라는 가사에 마음이 내려앉았다.

분명 나는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있는데, 어린 날의 내가 다시 보였다.


그래, 나는 돌멩이가 되고 싶었다.

무엇 하나에도 상처받지 않는 돌멩이. 그러면서도, 소통을 하고 싶었다.

저 가사와 똑같았다.


돌멩이처럼 상처를 받지 않으면서도 소통을 하고 싶었던 어린 날의 나.

그리고 그 돌멩이처럼 될 수 없었던 말랑한 내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선생님, 울어요?"
Y의 질문에 나는 현실로 되돌아왔다. 코끝이 매웠다.

"아니, 아니야. 그냥 뭐가 생각나서."

"에이, 울었는데?"

"응, 음악이 좋아서 그런 거 같아."

"그래요? 그럼 나 다른 것도 들려줄게요!"


신나하는 Y의 뒷모습 위로, 어린 날의 내가 다시 보였다.

어린 날의 내가 보이자, 나는 슬며시 걱정이 올라왔다.

나의 괴로웠던 나날들, 혹시 그 나날처럼 Y가 그 속을 헤매고 있을까봐.

그래서 물었다.



"Y야. 지금, 너 괜찮은 거지?"

"네, 저 진짜 괜찮아요. 왜 그래요?"

순진한 눈망울을 보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네가 괜찮다면 됐어."

정말로 돌멩이가 되고 싶다가도, 정말 되고 싶지는 않았던 날들이 떠올라서.


그래도 아직, Y는 내게 뭔가를 좋아한다고 표현을 하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는 어릴 적에 뭔가를 좋아한다는 표현마저도 못했는데, 다행이다.



그날 나는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엉켜서 무슨 정신으로 집에 돌아왔는지도 몰랐다.

아이를 안고 나서야, 내가 그 사춘기 때로 돌아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Outro.

가끔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면 Tinnitus를 켜곤 한다.

Tinnitus—'이명'의 병명.


그 안에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소리들이 있다.

아주 오래 전, 돌멩이가 되고 싶었던 아이의 소리.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의 마음을 듣고 싶은 나의 소리.


사춘기라는 문 앞에 선 Y.
사춘기라는 문을 열까 말까 고민했던 Y의 흔적이 보이는 이 트랙 안에서, 나는 바랐다.
Y가 언젠가는 그 '짜증'이라는 말을 벗고 온전하게 엄마와 소통을 할 수 있기를.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소리들이
시간이 지나서 하나의 언어가 되기를.

나도, Y도-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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