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사춘기 소녀의 사랑이란)
Y는 내가 가르치는 아이다.
늘 수업시간마다 '싫어, 짜증나'를 달고 사는 소녀.
나는 늘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아이가 귀엽다.
사실 '싫어, 짜증나'라는 말 대신 재밌어, 즐거워 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사춘기 소녀라 그런지, 항상 그 이야기를 하고 나면 토끼처럼 눈을 뜨고 입을 막는다.
Y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말했듯이, 그 아이는 감성적이지만 때로는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며칠 전부터 Y는 동생과 같은 보라색 지갑을 목에 걸고 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종종 그 지갑을 보고 신기해 했다.
딸이 없는지라, 딸들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감성이 그렇듯
지갑의 뒷면에 감성적인 글귀가 적혀 있어서.
뭐라고 적혀 있는지는 분명히 아는데, 무슨 글귀일까 궁금해 하다가
학부형 상담할 때 살짝 여쭈어 보았다.
Y의 어머니, H언니는 웃으며 말했다.
"그거 Y가 지갑 산 날에 적어놓은 거야."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아서 미워, 라는 말을 하는 아이인데.
정작 손끝으로는 늘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다.
마음으로 쓴 그 글귀가, 나를 웃게 했다.
사랑은 사랑이고, 수업은 수업이지.
귀여운 건 귀여운 거고, 문제는 문제야.
Y야, 너 진짜 귀엽다.
…그러니까 제발 한 글자만 더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