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축, Y축으로 선을 그립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중요한 일이고요, 위로 갈수록 급한 일입니다. 4개의 사분면이 나오죠. 그럼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중요하면서 급한 일, 중요하면서 안 급한 일,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 이 중에서 우리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까요?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얘기이다. 한 번만 들었다면 유아 쏘 럭키. 대부분은 귀에 박히도록 들은 덕에 강사 레벨에 오른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지 싶다. 얘기를 듣고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노트에 4 사분면을 나누고는 무언가를 써넣는다. 이렇게 해야지 결심을 하고 박수를 친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선 방금 일들은 까맣게 잊은 채로 다른 일에 몰두하다 퇴근한다.
다들 알고 있다. 중요하면서 급한 일 먼저 하는 거죠. 그런데 왜 우리는 노트에 전혀 적어 놓지 않은 일들을 열심히 하게 되는 걸까. 한 가지만 짚어보자.
"노트에 적어놓은 목록들은 누구에게 중요하고 급한 일인가요?"
“…….”
“음.. 회사요?”
노트에 적어 놓은 중요하고 급한 일의 주체는 나인 가요, 아니면 회사인가요?
그렇다. 적어놓은 그 일들은 사실 ‘나’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요하고 급한 일이 돼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에 의해 써놓았을 뿐. 나에게 중요하고 급한 일은 이 자리를 잘 보존하여 이번 달 월급도 무사히 그리하여 다음 달, 그다음 달도 안온하게 버티는 것이다. 내가 산 로또 번호가 맞을 때까지 말이다.
그럼 나에게 정말 중요하고 급한 일은 무엇일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나에게 중요하고 급한 일이다.
N 잡러라는 말이 일반화된 지금, 주식하고 투잡을 찾는 것을 본업이 집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어학 공부하는 것은 본업에 도움이 된다 하여 권장할 것인가? 주식이든 어학공부든 본질은 같다. ‘나 스스로 찾아서 하는 일’이다.
주식을 하고 어학공부를 왜 하느냐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고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내가 찾은 방법이기에 스스로 하는 것이다.
브런치 작가들은 전업인 경우도 있지만 직장에 다니면서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다. 그중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출근 준비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 누가 시켰다면 가능할 일일까?
새벽 5시에 회사 사람에게 카톡이 온다면, zoom 화상회의를 시작한다면?
당장 블라인드에 오를 일이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브런치 글쓰기는 보란 듯 꾸준히 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아가 사람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때 고려할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야한다. 이는 회사의 팀장만 고민하는 내용이 아니다. 동기부여는 스스로를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모두에게 질문을 해봄직 하다.
보통의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노력하는 엄마가 되기 위해 틀린 문제만 모아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
그냥 풀라고 주면 단순히 틀린 문제 다시 풀기가 될 것 같아 양념을 약간 친 뒤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레이치노매드.엄마시험(2022)
"엄마, 이거 뭐야.”
“엄마, 나 이거 지금 풀고 싶어.”
나는 옳거니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짐짓 아닌 척한다.
“안타깝지만 안 돼. 내일 풀어야 돼. 오늘 건 다했잖니.” (생색은...)
“아앙.”
동기부여라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는 말이 아닐까.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긴다면 자연히 그것은 중요한 일이 되고 급한 일이 되니 말이다. 그러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심지어는 말려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만화 캐릭터 삼장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 수학 문제를 풀고자 했던 것처럼.
그럼 우리는 어떤 일에 동기부여가 될까. 내가 찾은 또 다른 키워드는 ‘재미’이다.
무언가 재미있다면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끼니를 거르는 줄도 모르면서도 하게 되니 말이다. PC방에서 날 새면서 하는 게임은 엄청난 정신력과 체력이 소모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꺼이 해내고 말지 않은가.
내가 지금 하는 일은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인지 생각해본다.
반대로, 무언가 일이 자꾸 늘어지고 밀린다면 이것이 나에게 중요하고 급한 일인지 아닌지 돌아봐야겠다. 나아가 어떻게 하면 가치를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내가 나를 잘 다루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할지 급한 일을 먼저 할지 따지기 이전에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밥 안 먹고 잠 안 자고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건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무얼 할 때 제일 재미를 느끼는지. 그리고 그것을 나의 업으로 삼는 방법을 고려해야 ‘덕업 일체’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