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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dioholic Nov 25. 2024

귤(by 재주소년)

귤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변하더라

지난겨울 코트주머니에 넣어두고 먹다가
손에 냄새 배긴 귤
그 귤향기를 오랜만에 다시 맡았더니
작년 이맘때 생각이 나네
(재주소년, '귤' 中)


장모님께서 지난주에 귤 한 상자를 보내주셨다. 매계절마다 서울에서 맛보기 어려운 맛있는 과일을 보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인데,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렇게 또 귤을 보내 주셔서 지금도 사무실 책상 위에 몇 개 올려두고 맛있게 비타민 보충을 하고 있다. 정말 감사합니다.


겨울을 즐겁게 해주는...


예전에 즐겨 먹던 사과 가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아서 이젠 귀하게 아껴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러다가 귤도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을 했더랬다. 손톱 밑이 노래지도록 쉼 없이 귤을 까먹는 재미는 오직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귤은 사과처럼 내 뒤통수를 치지 않고 여전히 친서민적 행보를 유지해주고 있다. 이 역시 귤님에게 감사.


재주소년의 '귤'이란 노래가 나왔을 때만 해도 난 대학생이었고, 학창 시절의 몽글몽글한 기억이 떠올라 참 좋아했더랬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멀리서 귤을 보내주신 장모님의 따뜻한 마음과, 고물가의 엄혹한 시대에도 착한 가격을 유지해주고 있는 귤이란 과일에 대한 고마움으로 겨울을 맞이하는 중이다.


하나의 노래를 맞이하는 마음은 이렇게도 시간과 시대에 따라 움직이고 수정된다. 이젠 어느덧 소년이 아닌 중년이 되어버렸을 재주소년이지만, 이렇게 시간이 흘러도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남겨줘서 그 또한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줄임.



https://youtu.be/KQF-6g-3-s4?si=lRv-7Wb3N3RCrK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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