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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진혁 Mar 15. 2024

스마트폰 끄고, 디지털 디톡스를

집중력과 주의력, 창의력과 평온한 마음을 되찾으려면 지금 자야 한다. 충분한 숙면과 디지털 디톡스가 피로한 뇌를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해

새벽 2시를 넘기지 말아야지. 이불속에 파고들 때 마다 다짐하지만 어제도 스마트폰을 하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새벽에 스마트폰을 하는 게 즐겁냐고? 아니다. 성취가 있다거나 보람을 느낀다거나 재밌는 것도 아니다. 그저 손에서 놓지 못할 뿐이다. 잠들려고 화면의 블루라이트를 해제하는 것은 녹차 삼겹살을 먹으며 다이어트를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더라. 결국 짧고 질 나쁜 수면만 취했다. 활력은 물론이고 건강은 뚜껑을 열어둔 물티슈마냥 서서히 나빠지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디지털 활동을 줄이기란 정말 어렵다. 화장실에서 뭐 할건가? 지하철에서는 뭘 볼 건가? 회의 전에는, 애인과 카페에서는, 잔소리를 들을 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상대에게 집중하고, 풍경을 감상하거나, 독서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늦었다. 우리는 스마트폰에 너무 깊이 중독됐다.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우리의 신체와 정신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불필요한 정보들, 메시지,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집중력을 약화 시킨다. 이는 수면의 질은 물론이고 인간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지금 이 글에 조금이라도 공감된다면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하길 권한다.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먼저 온라인 활동을 잠깐 멈춰야 한다. 스크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소셜미디어도 일시 중단한다. 오프라인 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화면에서 눈길을 떼고 다른 곳을 보라는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를 체계적으로 하려면 규칙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사용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스크린 사용 시간을 제안하는 앱을 설치할 수도 있겠다. 의지가 약하다면 디지털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알림을 해제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덜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 활동이다. 운동이나 명상, 사람과의 상호작용으로 신체와 정신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디지털 디톡스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뇌에 과부하을 일으킨다?

디지털 디톡스가 어려운 것은 우리의 세상은 스크린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만이 아니라 TV와 모니터, 태블릿PC가 우리 주변에 항시 존재한다. 그리고 오늘날 생산적인 활동과 경제활동의 대부분은 이 스크린에서 벌어진다. 살아가거나 성장하려면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 생산하고 일해야 한다. 문제는 휴식까지 디지털 세계에서 취한다는 것이다. 일하다 잠깐 SNS를 하거나 인터넷 쇼핑이나, 온라인 기사를 읽는 것들이다. 스마트폰 작은 스크린 안에선 흥미로운 일들이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흥미로운 게 없다면 우리가 직접 재밌는 것들을 검색해 찾아내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 2시 잠자리까지 우리는 뇌에 과도한 정보를 계속 주입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본 정보는 폭우처럼 머리에 쏟아지는데, 우리는 우산을 펴지 않고 하루종일 비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럼 우리 뇌는 견딜 수 있을까? 장시간 스크린 사용은 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 가장 직접적인 것은 시각적 자극이다. 스마트폰의 초고해상도 화면은 뇌에 과도한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는데, 지나친 정보량은 뇌에 정보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주의력 부족, 집중력 저하, 정보에서 필요한 것만 추리는 필터링 능력이 감소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낮아졌다고 느낀다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때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SNS와 숏폼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지만, ‘좋아요’, ‘팔로워 수’, ‘댓글’ 등을 통해 상호작용하기에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하게 된다. 이는 게임에서의 즉각적인 보상과도 비슷한데, 숏폼이나 소셜미디어 모두 보상체계를 통해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이는 도파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와 숏폼 중독 원인은 도파민

도파민 중독은 뇌의 보상 체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를 뜻한다. 중독적인 행동이나 물질을 사용하면 뇌의 보상 체계가 강해지는데, 스마트폰에선 소셜미디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팔로워를 얻고, 포스팅에 좋아요가 달리면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자기만족감이 높아진다. 이는 긍정적인 마음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문제는 도파민 조절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도파민을 자극하면 뇌의 도파민 수용체가 변하거나 감도가 변해 계속해서 도파민 자극을 원하게 될 수 있다. 즉, 도파민에 중독되는 것이다. 숏폼과 같은 짧은 클립 영상을 지속해서 보는 것도 도파민을 자극하는 행위다. 숏폼은 20초 내외의 짧은 시간의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는 자극적인 영상들인데, 비슷한 영상들이 계속 추천되기에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날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도파민이 증가하면 긍정적인 감정 상태가 되니까. 뇌에 좋은 게 아니냐? 반문할 수 있겠지만 과잉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법이다. 도파민으로 잠시 기분이 좋을 수는 있지만, 좋은 감정이 사라지면 그 자리는 불안감과 우울감으로 메꾸어지기도 한다. 소셜미디어로 인한 도파민 분비는 일시적이고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도파민 중독은 자기 조절 능력을 감소시키고, 충동적인 행동을 일으킨다. 이는 집중력을 감소시키고, 시간 관리도 어렵게 만든다. 학업이나 업무는 물론이고 취미나 집안일 같은 일상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연히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숏폼이나 소셜미디어를 하면서 도파민 자극을 갈구하면 잠을 자지 않고 각성상태가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밤을 샜다면, 뇌의 도파민 체계에 적색 신호가 들어왔음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 건강 회복과 디지털디톡스

수면의 질과 양은 뇌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부족한 수면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반해, 충분하고 품질 좋은 수면은 뇌 기능, 정신적 건강, 인지 능력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뇌는 우리가 잠든 사이에 하는 일이 따로 있다. 잠들지 않으면 뇌는 해야 할 일을 다 못하게 된다. 그리고 뇌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무시해선 안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수면 중에는 뇌에서 학습과 기억 정리, 신경 연결 강화 등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함으로써 뇌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나아가 수면은 뇌 기능과 창의성에도 영향을 준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 뇌는 논리적인 문제 해결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형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숙면을 하는 것만으로도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숙면은 건강에 절대적이다. 특히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 잠이 부족하면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가 증가해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잠만 잘 자도 정서 조절이 잘 되고,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뇌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각종 정신 질환 예방에도 좋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뇌의 염증이 증가하는데, 이는 신경병리학적인 변화도 있지만 뇌현관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뇌 건강을 지키려면 균형 잡힌 수면은 필수다. 간혹 하루 4시간만 잔다거나, 5시간만 자도 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성인에게 권장되는 수면 시간은 약 7~9시간이다. 오래 자는 것 보다 좋은 수면 습관이 더 중요하다. 편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해 최적의 숙면을 취해야 뇌 건강과 전반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뇌의 회복과 재충전을 돕는 것은 디지털 디톡스와 충분한 숙면임을 알아보았다. 이제는 지친 뇌를 쉬게 해줄 때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스크린 대신 창을, 소셜미디어 대신 가족과 대화를 나눌 때다.      



- 에비뉴엘 매거진 202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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