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힘
퇴근 후에 생산적인 것을 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어떤 걸 연습하고 배워야 할지 고민이 된다. 고민에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앞으로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것, 연습해서 손해가 없는 것.
그렇게 선택한 것이 학습력이다. 더 빠르고 더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방법. 늘 세상은 변하고 있으니 살아있는 한 계속 배워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배우는 능력 자체를 기르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학습을 연습하기 시작한 뒤로 잘 된 경우도 있고 오래 지속하지 못하거나 성장했다고 느끼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돌이켜보니 아래와 같은 요소를 고려할 때 학습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함께 배우는 사람 만들기
특정 시간을 설계하고 목표를 갖기
회고하며 개선해 나가기
현재는 글쓰기를 소재로 사내에 모임을 만들었고 사실 이 글도 학습을 연습하는 과정이다.
사내 글쓰기 모임에서 같은 제목, 주제에 대해 각자 글을 쓰고 있다. 이 모임의 결과물은 매주 작성되는 글이지만, 나는 글쓰기 학습 공동체로서 이 모임을 대하고 있다. 그래서 글쓰기를 훈련하는 방법이 메인이다. 그다음은 글쓰기 모임을 이끄는 능력, 그다음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마지막이 글 자체다.
처음 모임은 매우 단순했다. 일단 모여서 쓰기로 했고 '써봅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글을 써야할지 막막하고 맥락이 없으니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다음 모임부턴 글쓰기에 앞서 예상 독자와 메세지를 먼저 공유하고 글을 썼다. 또 글을 올릴 매체에 따라 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글을 올릴 플랫폼도 미리 공유했다. 이렇게 되니 모임을 시작할 때 글쓰기를 계획하고 그 계획을 피드백하는 시간을 확보했다.
계획에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글이 끝까지 잘 완성되지 않았다. 초창기 버전만 보게 되니 피드백이 온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때 아이디어를 냈다. 특정 한 사람의 글을 발전시키자는 생각으로, 공통된 관심사에 대한 한 명의 글을 각자 완성해오기로 했다. 서로의 특색이 잘 드러났고 마치 게임처럼 느껴졌다. 글을 변형하기, 같은 글을 다시 써보기 등의 다양한 방법도 시도하기로 했다.
이처럼 모임을 마칠 때 어땠는지 서로에게 물어보고 개선한다. '글쓰기가 늘고 있나? 학습하고 있나?'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변화하기에 모임은 늘 다르게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 실력도 늘지만 글쓰기를 연습하는 방법, 그 방법을 개선하는 실력도 늘고 있다.
사내 글쓰기 모임을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전의 모임들이 있다. 처음 시작했던 모임은 비폭력 대화였다. <비폭력 대화 워크북>에 있는 모임 진행 방법과 질문지를 참고했지만 '이게 맞는 건지, 실력이 늘고 있는 건지' 고민하던 시간이 많았다. 모두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해도 헤어나올 방법을 찾기까지 오래 걸렸다. 두 번째로 시작했던 모임은 <바디 이미지 수업>을 참고하여 진행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회고하며 구성원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훈련했다. 아니다 싶으면 책에 있는 방법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방법을 생각했다.
글쓰기 모임이 궤도에 오르는 시간을 봤을 때, 과거의 모임보다 훨씬 속도감 있게 개선되고 있다. 훨씬 더 매끄럽게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 이전의 경험 덕이다. 이번 글쓰기 모임도 나중에 다른 무언가를 배울 때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무엇을 배우든 잘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추신
사내 글쓰기 모임에서 '단 하나의 능력을 기를 수 있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오기로 했다.
학습 과학(Learning Science)이라는 학습에 대한 학문이 있다.(참고: https://brunch.co.kr/@1pyun1shim/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