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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n 17. 2022

"사진과 맞바꾼 피" 제작 후기

그냥 얻어지는 작품 없다

본 발행글에는 다수의 모기 사진이 나옵니다.

저는 경외감을 가지고 찍었는데, 모기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굳이 안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브런치 삼매경 중 노트북 모니터에 모기가 착 내려앉았다.

응? 여기 유리 표면인데? 어떻게 앉은 거지? 갑자기 신비롭고 경외로운 생각이 든다.

그래, 이게 작품이네. 혼자만 신기해하지 말고, 작품으로 남기자.




찰칵.

에게. 이게 뭐야. 느낌이라곤 0.1도 없다.

다시.


음. 좀 비슷한가?

일단 초점이 안 맞네. 그리고 저 배경들은 다 어떡할래? 지저분하다.

다시.


조금 더 접사.

초점 맞추기도 힘들고 모니터 화면도 산만하다. 또 실패.

다시.




F3.0, 1/50s, 14.20mm.

크게 찍긴 했는데 모니터 베젤과 화면이 여전히 산만하다.

모기만 징그럽고, 신비한 느낌이라곤 하나도 없다. 실패.

다시.




F1.8, 1/100s, 7.00mm, ISO 200

조금 비슷한데, 유리 한 판으로 덮인 매끄러운 화면이 안 잡혔다. 유리 안쪽에 보이는 베젤의 단락이 쓸데없이 시선을 해친다.

다시.




F3.0, 1/50s, 14.20mm, ISO 250

배경도 적당히 뭉개지고, 노트북 유리판 질감도 살렸으며, 거울처럼 비친 모기의 이미지도 괜찮다.

다만, 거울처럼 비친 이미지가 너무 여백이 없이 앵글에 담겼으니까 각도를 조금만 틀어서 심적 여유공간을 갖추어 찍으면 더 좋겠다.

다시... 찍으려는데, 모기 모델이 날아가버렸다. ㅡ_ㅡ;

아쉬운 대로 여기까지.




촬영 원본의 느낌은 여전히 산만한 느낌이 있으니, 모기에 집중하면서 유리 질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찾아보자.


1. 소묘 효과

 모기의 징그러움만 강조되고, 모니터 유리면의 매끄러운 감촉은 되려 거칠어져 버렸다. 실패. 이건 아니야.


2. B612앱을 열고 깔끔해 보이는 필터 적용

 뭐가 뭔지 몰라서 수십 개 눌러보다 찾은 느낌. 재현해보려는데 무슨 필터였던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이걸로 작품 결정. 모기의 색감과 실루엣도 잘 살렸고, 매끈한 유리 질감도 잘 살렸고, 시선을 분산시키는 일체의 배경도 싹 사라졌다. 거울 반영의 여백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대로도 괜찮다.

 오늘의 작품 완성.



https://brunch.co.kr/@ragony/93



https://brunch.co.kr/@ragony/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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