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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18. 2022

해리포터와 해외리포터

 이곳에서 유일한 한국방송 YTN 위성뉴스를 보는데 아래 자막이 빠르게 흐른다.

 뉴스와는 아무 뜬금없이 "해리포터"가 호로록? 응 뭐지? 신작 개봉 소식인가?

 몇 분 뒤 반복되는 자막에서 "해리포터"가 아니라 "해외리포터"라고 확인하고 씁쓸한 웃음만. 허허허.... 이제 TV글자도 뭉개져보이네.....


 10여년 전에 안경끼는 것이 너무 귀찮아서 정말 정말 큰 맘을 먹고 라식 수술을 했다. 약물로도 고정이 안 되는 눈이라 뭔가 파르르 자꾸 떨려서 수술이 잘 되나 걱정했는데, 첨단의학의 도움으로 두꺼운 안경을 벗을 수 있었다. 당장은 안경 안 써서 좋았는데, 모든 게 다 좋을 수는 없다. 동의서에서 설명한 부작용 중 안구건조증, 야간 빛 번짐이 당장 나타나서 한동안 꽤나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졌고, 다행히 어느정도 회복을 했다.


 이제 한 10여 년 지났는데... 슬슬 노안이란 게 온다. 집도의사도 라식, 라섹 시술 시 노안이 빨리 와서 정밀 작업하는 직업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분명 이야기 한 껀이었다. 뭐, 10년 지나면 또 더 좋은 기술이 나오겠지... 괜찮아... 했었는데, 이제 안 괜찮다. ㅠㅠ


 다행히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이제 한글을 덩어리째 한문처럼 읽는 습관이 생겼다. 글자를 하나하나 읽는 게 아니고 앞 뒤 문맥 예상해서 단어집합의 형태를 보며 읽는 방식이다. 인터넷뉴스 등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글은 글자가 좀 뭉개져도 무슨 말인지 대충 아니까 아직까진 돋보기 안 써도 크게 안 불편하다. 문제는 내가 모르거나 예상하지 못한 단어가 쓰인 글이 나오면 읽기가 아주 어려워진다는 것. 이럴때는 스마트폰의 활자를 크게 키우고, 랩탑 PC 화면을 확대하면 그럭저럭 또 읽을 만 하다.




 다행히 사람은 적응의 동이물라 이제 한글을 덩리어째 한처문럼 읽는 습관이 생겼다. 글자를 하하나나 읽는 게 아니고 앞 뒤 문맥 예해상서 단집어합의 형태를 보며 읽는 방이식다. 인터뉴넷스 등 크게 중하요지 않은 글은 글자가 좀 뭉져개도 무슨 말인지 대충 아니까 아까직진 돋보기 안 써도 크게 안 불하편다. 문제는 내가 모거르나 예하상지 못한 단어가 쓰인 글이 나오면 읽기가 아주 어워려다진는 것. 이럴때는 스트마폰의 활자를 크게 키우고, 랩탑 PC 화면을 확하대면 그저럭럭 또 읽을 만 하다.




 무언가 느끼신 분? 저거, 실수로 복붙한거 아니다. 글자를 하나하나 안 뜯어봐도 독서가 된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완전히 동일한 느낌은 아니지만 이를테면 이런 식. 일부러 똑같은 문단을 앞뒤글자를 바꿔가며 오탈자 범벅으로 만들어놔서 글자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무슨 말인지 도통 안 읽히는데, 덩어리째 읽으면 신기하게 또 읽힌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단어의 앞 뒤 글자만 똑같으면 적절히 유추해서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어쨌든, 아직까진 저런 인지능력 스킬을 써 가며 글세상을 즐기는데 왜 어르신들이 공부는 젊어서 해라고 하는지 이제 몸으로 아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딴 거 모르겠고, 글자가 잘 안 보인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직업상 후유증으로 글에 오탈자가 있는 걸 무지무지 싫어하는데, 신기하게 희미하게 윤곽만 보여도 오탈자는 귀신같이 잘 잡아낸다. 아니 잘 안 보인다며? 그러게... 글씨 윤곽이 번져가며 잘 안 보이는데, 신기하게 오탈자만 보인다. 그것도 내 글 말고 남의 글만. ㅋㅋㅋ


https://brunch.co.kr/@ragony/99


 사실 절친 브런치 작가님들 글은 신경써서 꼼꼼하게 읽는 편이다. 재밌기도 하고, 그렇게 읽어야 브친님에 대한 예의같기도 하고, 꼼꼼하게 읽고 나만의 느낌을 가져야 댓글도 남길 수 있다. 그러다보면 오탈자도 보이는거지. 직장에서 지적쟁이가 밖에서도 그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또 못 참는다. 살째기 메일을 보낸다. "요기요기 좀 이상해요" 처음에는 댓글로 알려드려다가 선의로 하는 일이 작가에겐 공개망신이란걸 깨닫고 오탈자 신고는 메일로만 보내드린다.


 누가 내 잘못을 지적하는 건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잘 모르는 사람한테서 그런 말을 들으면, "흉본다"고 그런다. 선한 마음에 잘못 얘기했다가 뺨 맞기 십상이다. 나도 그래서 오탈자 교정 신고 메일은 무척 조심스럽지만, 그걸 또 나만 알고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나야 괜찮지만 브친님들 작품에 흠이 있는 걸 남들이 발견하면 안되는데... 암튼 자릴빌어 브친님들께 살코옴 말씀드리지만, 침침한 눈으로 어렵게 잡아낸 오탈자 신고메일은 선의로 생각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사실, 지적이란거,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요즘엔 노안 교정술이란것도 있다던데, 안구건조증과 빛번짐으로 고생한 기억이 나서 어지간하면 다신 눈에 칼은 안 대고 싶다. 결국 몇 년 더 버티다가 나도 돋보기를 써야 할까. 그럼 즐거운 브런치 생활이 조금 힘들어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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