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ug 06. 2022

국민대 김건희 여사 논문 검증 유감

아니 국민이 바보냐고요

지난 2022년 8월 1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문 검증 기사가 올라왔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23416&ref=A


 응? 무슨 소리???


"논문 4편을 재조사한 결과, 3편은 연구부정에 해당하지 않고 다른 1편은 검증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야야... KBS야... 앵무새처럼 국민대가 발표한 것만 고대로 싣지 말고 처음에 무슨 이슈가 있었는지 왜 부정한 것에 해당하지 않은 건지, 왜 검증이 불가한 건지 다른 대안은 없던 건지 좀 객관적 견지에서 자세히 말해줘야 언론 아니니? 공영방송이라면서 너무한 거 아니니? 정권 나팔수만 할 거라면 TV수신료를 받지를 말든가.


 내가 그래서 좀 찾아봤다.


 발단은 김건희 여사의 학위논문 및 학술논문 표절 의혹. 


 "김여사는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자인학 박사학위 논문 및 학술지 게재 논문 3편 관련 표절 의혹을 받아왔고, 국민대는 지난해 9월 내부 지침상 5년 검증시효가 지났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교육부가 조치를 요구하자 같은 해 11월 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조사에 들어갔다."




일단, 다투는 문제는 양쪽 다 원인과 결과 분석을 디테일하게 들어봐야 된다. 중립기어 박고 시작하자.


먼저 문제 제기를 하는 입장. 편집이 열려있는 나무위키 내용을 가져왔다. 이 자료가 가장 디테일하다.

https://namu.wiki/w/%EA%B9%80%EA%B1%B4%ED%9D%AC/%EB%85%BC%EB%9E%80/%EB%85%BC%EB%AC%B8%20%EA%B4%80%EB%A0%A8


Yuji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문장 전체가 번역이 잘 못 되었다. 기계번역으로 추정한다.


 아니, 딴 거 모르겠고 진짜 교신저자(지도교수)는 제목도 안 읽어봤나? 저자도 저자지만 자기 이름으로 공개되는 논문인데 안 부끄러웠을까?


 또 다른 논문인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는 저자가 다른 타 논문의 초록과 무려 94%가 일치한다. 100%가 아닌 이유는 나머지는 오탈자가 있어 그렇다고. 아...ㅠㅠ 읽는 내가 다 부끄럽다. 이걸 복붙해서 영원히 박제되는 공개논문으로 올릴 생각을 어떻게 정상적인 머리에서 할 수 있단 말인가......


https://news.v.daum.net/v/20210708221442881


 문제 제기를 방어하는 입장.


 어? 뉴스말고 자료가 없다. 조목조목 반박해서 이건 이거고 저건 저래서 면죄부를 줍니다~~~ 하면 이해할 텐데, 언론기사 말고 아무리 뒤져봐도 자료가 없다. 심지어 누가 재조사했는지도 모르겠다.

 당당하면 양쪽 다 까고 솔직하게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면 되잖아. 왜 "문제없음" 해놓고 문제가 왜 안 되는 건지 설명을 못 하는데?


https://www.etoday.co.kr/news/view/2159966




내가 제기하는 문제는


1. 엉성하기 짝이 없어보이는 문제의 논문을 승인하고 학위를 준 곳이 국민대이고, 나중에 이게 문제가 불거져 검증이 필요하단 소린데, 국민대 스스로 다시 검증하게 만드는 게 의미가 있나? 이러면 사기나 위조범한테 네가 한 일이 사기인지 아닌지 한 번 더 살펴봐라 그러는 거밖에 더 되냐고. 최소 영향이 없는 제3기관이 검증해야 맞는 거 아님?


2. 교육부도 그래. 현 야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땐 마지못해 검증시효 지나서 검증 못하겠다는 국민대 보고 재조사하라고 지시하긴 했어. 그런데, 2022.8.1.자로 "검증결과 문제 없던데요~" 하니까 한다는 소리가, "국민대의 조사결과를 존중한다"고? 교육당국, 감독기관 아니셔요? 네? 교육부 장관도 다 하는 표절이니까 이제 표절이 국룰이셈?


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392276_35673.html




 나는 가방끈이 짧아 학사 학위가 전부지만,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덕에 몇 편의 논문을 써 본 경험이 있고 전문학술지에도 실어봤다. 사내 논문도 평가위원회의 심의를 얻어 우수논문 자격을 얻으려면 꽤나 절차가 복잡하고 학술지 게시 논문은 교신저자(지도교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논문이라 더더욱 엄격하다.


 요즘에는 표절률을 어떻게 점검하나 모르겠는데 내가 논문을 쓸 때에는 "카피킬러"라는 검증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당연히 다른 논문을 인용하는 문구도 포함될 수 있는데, 그런 직접 인용문을 다 포함하더라도 10~15% 이상의 표절률을 받게 되면 문구의 재작성을 요구받을 정도로 깐깐하다. 심지어 인용하지 않은 순수 창작 문구도 표절 의심으로 형광색이 칠해지면 억울해도 그냥 오해를 피하고자 바꿔버린다.


 "아니, 저, 이거 내용 전개상 꼭 필요해서 선행사례 참고해서 가져왔구요, 출처도 100% 표기 다 했는데요?"

 "표절률 수치가 높으면 좋을 게 없습니다. 직접 인용문만 제외하고 문구를 좀 바꾸세요."


 논문 써 보신분들은 공감하실게다.


 아니 그런데. 표절률이 40%가 넘는대는데 어떻게 "연구부정행위"가 아니라는 건데. 누가 나 좀 알아듣게 설명 좀 해줬으면 좋겠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53716.html


 뉴스를 좀 더 찾아보니, 초록 표절률 94%였던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논문은 "다른 학술지 논문 1편은 심사 당시의 자료 등이 사라져 판단 자체가 어렵다"고 국민대에서 밝히며 재조사 자체를 안 했다. 그래그래... 조사위도 양심이 있지... CTR+C, CTR+V 100%에 가까운 논문을 차마 "연구부정행위"가 없었다고 밝힐 수는 없었겠지. 그래서 찾은 답이, "이건 빼고 조사할께". 참 구차하다 진짜.




 내친김에, 언론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 한 번 살펴보자.

 8월 6일에 네이버에서 "국민대"를 키워드로 뉴스 검색을 해봤다.



 연합뉴스와 중앙일보, YTN 정도만 이 문제의 후속 뉴스를 다루고 주류 언론은 잘 안 보인다. 진보언론측에서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그 힘이 약해 보인다. 내친김에 주류 언론 홈페이지를 가보자.



 조선일보. 당연히 예상한 대로 관심없다. 관심 없는 게 아니라 일부러 덮고 넘어가자 작정하는 게 보이는 것 같다. KBS 뉴스. 역시 논문 관련 후속 뉴스는 없다. 공영방송이니 이제 사전검열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이 된다. 주류 언론이 움직이지 않으면 비주류 언론이 아무리 떠들어본들 별 힘이 안 실린다. 그런데, 내 판단으론 국민감정과는 다르게 주류언론은 이 사안을 덮자고 작정한 것 같다.(지극히 개인적 생각일 뿐이다.)




 이참에 또 강조하지만 나는 정치색이 별로 없는 중도파.

 대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거나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이 있으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는 사람일 뿐이다. 외모지상주의인 시대, 나도 미모가 빛나는 영부인이 외모가 딸리는 영부인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역대 최고 미인 영부인! 부인하지 않는다.


 근데 그건 그거고, 논문은 논문이지. 진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자. 요샌 손 안의 인터넷 시대라, 옛날 고관들이 "어허, 이건 그냥 그런 거니까 개돼지들은 그냥 그런 줄 알어."하면 넘어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리고, 재조사를 했다는 국민대 교수님들.


 진짜. 가슴에 손을 얹고 제자들에게,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을지 묻고 싶다. 원문 논문도 보고, 해명 뉴스도 보고, 비판 기사도 보고 몇 시간을 공들여 다 봤는데 나는 도무지 "정당했다"라고 하는 발표가 납득이 안 된다. 석박사는 아니지만 나도 배울만큼 배운 사람인데 내가 이해 안 될 정도의 해명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해가 되려나 나는 정말 모르겠다.


 다행히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닌 건지, 교수단체가 나섰다. 과연 어떻게 납득할 결론을 낼지 지켜보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55354&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어느 나라에 계시는 모 대통령님.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매.


 근데. 어딜 봐서?










늘 그렇듯, 공격 방지용 자체 질의응답 추가.


1. 아니 뭐 그 시절엔 돈 주고 박사학위 산 사람들 쎄고 쎘지 뭘 영부인한테만 그리 날카롭소?

 - 남들이 다 부정하다고 내 부정이 덮이는 건 아닙니다. 그냥 상식적으로 부정한 걸 부정하다고 말하는 것 뿐인데 왜 자꾸 논점을 흐리려 하세요. 딱 "논문 검증"에만 주목합시다. 그게 상식과 공정에 맞는건지. 논문의 주체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미국 대통령이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2. 야권 인사들 논문도 여전히 검증 안 된 사람 천지입니다. 이 참에 다 탈탈 털어요.

 - 제 글은 그들을 두둔하고자 하는 글이 아닙니다. 제발 논지 좀 흐리지 마세요. 부당하게 표절하고 연구가치가 없는 논문으로 학위를 받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뿐입니다. 야당 인사가 그랬다면 그들도 재검증해서 학위취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이 사안에 물타기 할 필요는 없어요.


3. 그러는 너는 뭐 그리 깨끗해? 니가 썼다는 논문도 꺼내봐.

 - 아 진짜.... 저도 물타기 대상인 건가요? 저는 논문이 필요없는 학사학위가 전부입니다. 그리고 설혹 제가 깨끗하지 않다고 해도 이 사안이 깨끗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4. 딱 보니 진보구만. 사사껀껀 물어뜯어 정권에 흠 내려 그러지?

 - 아니래니깐요. 그냥 마음에 안 드는 것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면 안 되나요? ㅠㅠ

 현 야당이 정권을 잡던 말미에도 비판글 써본 증거도 있습니다. 사안을 비껴 난 흠잡기는 하지 마시죠.


https://brunch.co.kr/@ragony/22


https://brunch.co.kr/@ragony/118


매거진의 이전글 다음 대문행 후유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