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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an 21. 2023

대통령 해외 순방 행사에 태극기가 왜 이래요?

진짜 미치겠다

여행기를 다 쓰기 전에는 다른 글 쓰지 말아야지 했는데 스스로 정한 규칙을 결국 못 지키겠다.

어제 뉴스를 보다가 뜨거운 응어리가 응얼응얼 끓어올랐기 때문이다.


연초에 급한 일로 잠시 한국을 오가면서 국내외 뉴스를 통 못 보고 살았다. 남의 나라에서 전쟁을 하든 말든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가든 말든 당장 눈앞의 내 일이 더 바쁘니까.


도로 출국? 귀국?(-파키스탄으로) 해서 급한불을 끄고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모처럼 한국 뉴스를 보는데(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한국방송, YTN 위성방송) 갑자기 두 눈을 의심할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잘못 봤나???


인터넷을 다시 검색해 봤다. 아니다. 내 눈은 정확하다.



뜨아.... 대통령 행사에 우리나라 국장인 "태극기" 문양이 잘못되어 있다.


혹시 둔감한 분들을 위해 정확한 태극기 문양을 같이 올린다.


감이 오시나? 저건 태극기가 아니다. 짝퉁이다. 네 귀퉁이에서 직선을 X자로 그어보면 건곤감리의 중심이 정확히 태극 동그라미 중심을 관통해야 하는데 저저.. 저 삐똘빼똘 각도하며, 건곤감리의 힘없는 두께하며.... 초등학생이 손으로 그려도 저거보단 낫겠다.



아니, 우리, 초등학교 때 다들 태극기 한 번 정도는 그려봤잖아요? 그리고 날마다 보는 국기잖아요. 그런데 대통령 행사에 국장을 저따구로 썼다고? 저걸 잘했다고 동네방네 사진 찍어 홍보하고 다닌다고? 아 정말 너무한다. 왜 내가 다 부끄럽냐.... 태극기 보면 자부심이 충만해야 하는데.


이게 저쩌다 실수일까 싶어 내가 좀 더 찾아봤다. 뭐 그리 오래된 역사를 뒤진 것도 아니다.



하아.... 누가 또 태극기를 좌우로 잡아 늘리래 진짜..... 태극기는 2:3 비율이라고요. 왜 저 태극 문양이 "타원형"인데? 왜왜? 왜?


사진을 애매한 각도에서 잘못 찍었나 여러 수십 장을 검증해 봤다.



그냥 어이가 없을 뿐이다. 저 태극기가 언제부터 저렇게 장평비 엉망으로 붙어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저거 붙이는 거 승인한 사람 나오라 그래. 문 정부든 박 정부든 정신교육부터 다시 받자. 아니, 저걸 이때까지 아무도 지적 안 하고 있다고? 대통령이 타는 에어포스 1에 태극기가 저따구로 붙어있는데?


이게 끝이면 그나마 좋겠다.



어색? 안 어색? 잘 모르겠다고?

이번에는 태극문양 색상이 엉망이다. 태극문양의 파란색은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별표 2"에 규정되어 있으며 아래 표와 같다


태극기 색상은 국가 법령이라고!!!

Munsell 색표기 방법으로 정해져 있는 "5.0PB 3.0/12 파란색"이란 말이다.

물론, 웹 상에서 정확한 색상을 표현하기 위한 sRGB코드는 국가표준으로 정해진 게 아니지만, 적어도 저 색상이 표준 색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혹여 기자의 카메라 화이트밸런스 설정이 잘못되었나 확인차 다른 사진을 다 확인했지만 엉터리 색상을 쓴 거 맞다.


다른 매체의 모든 사진도 태극문양 색상이 "엉망이다"


색상만 엉망이면 이제 다행인 수준.


 국기의 네 모퉁이에서 선을 좍 그어 보시라. 이게 각 괘의 정중앙을 관통하는가? 아니다. 테두리 비율이 어딘가 잘못되었다. 그러면 국기의 윤곽선을 제대로 그어주던가, 맞춰 재단하던가 해야 할 거 아닌가 진짜. 좀 더 자세히 자질을 해보니 건곤감리의 "건" 문양이 살짝 높게 인쇄되어 있다. 확실히 높다. 그리고 "건"과 "리"의 괘들이 서로 수평을 이루고 있지 않다. 그래서 센터가 안 맞네. 햐... 일부러 이렇게 "건"만 잘못 그리기도 힘들텐데(통 이미지를 다운받았다면 부분 요소를 수정하기가 더 힘들다) 어쩌다 이랬을까.


 하아.... 국기 누가 만들고 누가 검수했어? 나와 나와. 어느 조직보다 국기를 신성시하는 조직이 군대 아녔나? 요즘 군대 바뀌었나? 나도 대한민국 병장 만기제대 했단 말이다!!!!!


건곤감리가 센터라인에 위치하지 않는다.


국기를 확대해서 보다 보니 또 놀랄만한 게 보인다.

아니... 저 국기 흰 바탕에 무슨 낙서인가? 내가 잘못 봤나? 사진에 포함된 워터마크?

아니다. 모든 사진에 저 얼룩덜룩 낙서가 다 있다. 의도한 낙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군대에서......... 국기에........ 그것도 대통령 행사 배경 국기에 낙서했다고?????

왜 아무도 문제제길 안 하지??? 내가 이상한가??????????????



좀 다른 얘긴데 비슷한 얘기니까 묶어보자.



 내가 이곳 파키스탄 지사에 부임해서 오래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회사 공식 외부 서한문에서 저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으로 보이는 대한민국 국기와 닮은듯한 이미지를 발견했다....

 실무자를 불러 물어봤다.


 "이게 뭔가요?"


 "아... 그게... 여기 파키스탄 업체가 한국 국기를 잘 몰라서 그냥 보이는 대로 대충 따라 그려서 그런가 봅니다."


 "아니,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겁니까? 파키스탄 디자이너가 한국 국기 모를 수도 있지. 그럼 뭐가 한국 국기인지 회사 담당자가 알려줘야죠. 검수 안 합니까? 요새 인터넷이 없어, 스마트폰이 없어? 한 번만 검색하면, 물어보면 나오는 걸 이렇게 해요? 아, 이건 국격 모독입니다. 국기모독죄라구요!!!"




태극기 관련 공부를 하다가 아주 몹시 매우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아예 통째로 캡처해 왔다.


이러한 잘못된 국기를 행사에 사용할 경우,
태극기가 갖고 있는 중후한 멋을 없애기 때문에 굉장히 국격이 떨어져 보인다.

https://namu.wiki/w/%ED%83%9C%EA%B7%B9%EA%B8%B0



아니 왜..... 모 나라 대통령이 국외로 나가기만 하면 국격이 자꾸 떨어지는 것 같이 느껴지나.


괜히 남의 나라 가서 가만있는 이란을 자극해서 오해니 뭐니 해명이나 하고 있고(오해는 무슨. 잘 이해했드만.) 불필요하게 비밀군사협약을 강조하게 만드는 꼴을 만들었다. 다행히 이건 내가 퐈이어 안 해도 각종 언론과 깨어있는 민초들이 다시 지적한 일이니 무슨 일이었는지만 같이 엮어놓도록 하자. 아, 진짜.... 투자 안 받아오셔도 좋으니 그냥 나가질 마셔요.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매번 불안불안합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


이 말이 왜 이다지도 와닿냐고요.........


https://blog.naver.com/dreame2000/222990277228




 나도 할 말 많지만 내가 오늘 퐈이어 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국격 떨어지는 잘못된 태극기 사용.


 행사를 준비하다 우리에게 생소한 제3국 국기를 잘못 사용해도 외교적 결례라며 가루가 되도록 까여도 시원찮은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참석하는 우리나라 행사에 우리나라 국기를 저따구로 쓰다니 대체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일을 하긴 하는 건가?


 심지어 이번 정권은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힘입어 당선된 정권 아닌가. 그럼 적어도 최소한 태극기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줘야지.


 제발 국민이 부끄럽지 않도록 기본은 좀 합시다. 부탁드립니다. 혹시 잘 모르겠고 자신이 없다면 제가 자문해 드릴게요.




https://www.law.go.kr/LSW/lsInfoP.do?efYd=20140128&lsiSeq=150692#0000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66774&cid=40942&categoryId=3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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