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pr 27. 2023

카라코람 하이웨이 답사기 1

이슬라마바드에서 베스함 라마다 호텔까지의 여정

카라코람 하이웨이. 카라코람 산맥을 관통하여 중국 남부와 파키스탄 북부를 이어주는 중요한 도로.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높은 산들이 모여있는 카라코람 산맥을 통과하는 고속도로이다. 파키스탄의 N-35 고속도로와 이 도로에 그대로 이어지는 중국의 중국 314번 국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쪽 종착지는 파키스탄 펀자브의 하산 아브달(Hasan Abdal), 북쪽 종착지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카슈가르지구이다. 중국과 파키스탄 정부가 1959년 공사를 시작해 1979년 개통하였으며, 810명의 파키스탄인, 200명의 중국인이 공사 도중 산사태, 추락사 등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총연장은 1,300km에 달하며 가장 높은 구간은 중국-파키스탄 국경인 쿤자랍 패스(Khunjerab Pass, 4,693m)이다. 이 고개는 전 세계에서 도로로 포장된 국경 중 가장 높은 국경이기도 하다. 이 도로를 이용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며 겨울엔 폭설과 눈사태의 위험 때문에, 여름엔 몬순에 따른 집중호우와 산사태 때문에 이용이 자제된다. 쿤자랍 패스의 국경도 대형 차량은 11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작은 차량은 12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넘어갈 수 없다. [나무위키 : 카라코람 하이웨이 부분 발췌]

https://namu.wiki/w/%EC%B9%B4%EB%9D%BC%EC%BD%94%EB%9E%8C%20%EA%B3%A0%EC%86%8D%EB%8F%84%EB%A1%9C?from=%EC%B9%B4%EB%9D%BC%EC%BD%94%EB%9E%8C%20%ED%95%98%EC%9D%B4%EC%9B%A8%EC%9D%B4




 "하이웨이"라는 단어 때문에 "고속도로"라고 번역한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번역이 잘못되었다. 산 허리를 깎고 깎아 만든 험한 길이라 절대 "고속"으로 달릴 수 없으며, 파키스탄에서는 한국에서 흔히 일컫어지는 차선이 여러 개 있고 중간에 신호등이 없이 고속으로 운행가능한 도로라는 의미의 고속도로는 "Motorway"라는 별도의 용어로 불리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에서 Highway는 한국에서 상상하는 지방국도 정도의 지위라고 상상하면 비슷할 듯하다. 포장이 되지 않은 구간도 많으며, 편도 1차로에 대형차량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구간에 따라 왕복 6차로로 넓어지는 경우가 때때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매우 드물다.)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정식명칭은 "N-35 National Highway"이다.


[모터웨이와 하이웨이의 차이 :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Motorways_of_Pakistan

https://en.wikipedia.org/wiki/National_Highways_of_Pakistan




 출발은 매우 좋았다. N-35 National Highway(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만나기 전에는 여느 선진국 고속도로 부럽지 않은 M-15 Hazara 모터웨이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먼저 주유소 들러 기름부터 넣고 가자. 가득 채워도 모자랄 거리다.

기름 넣고 갑시다. 리터당 경유가격 293.79루피. 한화 1390원/리터


"이렇게 잘 가는데 12시간이나 간다고? 대충 700km니까 8시간이면 갈 수 있겠는데?"


 중앙분리대까지 완벽한 왕복 6차로의 직선 고속도로(Motorway).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이게 아니라는 것을.


이때까진 좋았다. 아니, 이때까지"만" 좋았다. 길 상태가.


 중간에 살짝 소나기도 만나고, 터널도 지나기도 했다. 천만다행으로 이때 만난 소나기 말고 여행 중 더 이상 비가 오는 경우는 없었다.



 M-15 Hazara Motorway를 타고 두 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톨게이트. 이제부터가 진짜 카라코람 하이웨이(N-35 National Highway) 시작 포인트. 입구부터 바리케이드가 잔뜩 보이는 게 엄숙하다.


 I ♡ SHANGLA 마일스톤 발견.


 이왕 찍는 거 제대로 찍어 올 걸 그랬다.

 참고로 Shagla는 Khyber Pakhtunkhwa주에 있는 작은 구(District) 이름.





[Mission 1 : 끝없는 마을 군중을 뚫고 지나가기]



 우리가 출발한 날짜는 이 나라, 아니, 세계 무슬림 최대의 명절 Eid ul-Fitr 당일.

 파키스탄은 인구의 97% 이상이 무슬림인 국교가 이슬람교인 나라. 이 날은 공동체 단위의 특별 예배가 있는 날이다. 동네 모든 사람들이 최대한 잘 차려입고 동네에서 가장 커 보이는 모스크로 모였다. 모스크 앞에는 차도 사람도 인산인해. 길은 좁지, 사람도 차고 엉켜있지, 헤치고 빠져나오는데 한참이 걸렸다. 길이 막히든 말든 사람들 표정은 행복해 보였고 낯선 외국인인 우리에게도 손을 흔들며 환영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출발한 지 네 시간 만에 처음 들르는 휴게장소. 베스함 라마다 호텔(Besham Ramada Hotel) 식당.

 한국에도 라마다 호텔 체인이 있지만 같은 체인 맞나??? 호텔이라 하기엔 모텔 같기도 하고... 그런데 라마다 호텔 로고는 똑같아 보이기도 하고....?


왼쪽이 호텔입구. 오른쪽이 우리가 타고 온 차. 족히 20년은 되어 보이는 구형 Prado(Toyota SUV 모델)
라마다 호텔 홀. 크진 않지만 나름 깔끔하다
미리 싸온 유부초밥과 구운계란으로 아침 요기. 여기에 파키스탄 전통요리인 "난"과 "짜이"를 곁들임


 운이 좋았는지, 이 호텔 식당에서 화덕에서 갓 나온, 뜨거운 난을 먹을 수 있었다.

 일행 모두 먹어본 난 중에서 가장 맛있는 난이라며 엄지 척. 고소한 풍미의 담백한 빵 냄새가 홀을 가득 채웠고 질기지도 너무 연하지도 않은 쫀득쫀득 식감도 일품이었다. 통상 다른 난은 지나치게 두꺼워 부담스러운데 이날 난은 잘 부풀었음에도 매우 얇아서 장인이 만든 티가 났다.(얇게 만들며 부풀리기 쉽지 않다.)


 난은 짜파티와 비슷한 인도/파키스탄 문화권에서 자주 먹는 빵의 일종인데, 짜파티는 밀가루를 반죽해서 그냥 담백하게 팬에 구운 한 겹 짜리 빵인데 비해 난은 반죽하고 발효시킨 뒤 화덕에서 굽는 빵으로 화덕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만들지 못하며 빵 내부가 부풀기 때문에 두 겹으로 분리된다. 난은 짜파티에 비해 훨씬 고급빵으로 쳐 주며 가격도 두 배 이상이다.(짜파티가 장당 20~30루피, 난이 40~50루피 정도. 난이 짜파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거지 한 장에 200원 정도밖에 안 하니 매우 저렴하다. 파키스탄 최저임금이 월 20만 원도 채 안 되지만 먹거리도 같은 수준으로 싸니까 서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거다.) 물만 마시면 밍밍해서 같이 시킨 짜이. 짜이 역시 인도/파키스탄 문화권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차로 어디서건 쉽게 찾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커피는 귀하며 짜이에 비해 두 세 배의 가격을 형성해서 서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호텔 입구에 있는 라마다 마트에서 생수 네 병을 사서 다시 출발. 갈 길이 아직 멀다. 절반도 못 왔다.


절반도 못 왔음...(사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이전 02화 길깃 행 항공편이 취소되었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