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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pr 26. 2022

파이잘 모스크 방문기

이슬라마바드의 랜드마크

 2022년 1월 7일에는 비가 왔다. 비가 오면 좋다. 먼지가 싹 씻겨서 하늘이 부쩍 맑아지기 때문이다.

 다음날 비가 그쳤다. 아침에 창밖을 바라보니 우와~ 여기 내가 알던 그 도시 맞나? 같은 곳 맞아? 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지평선 저 끝까지 너무나 청아하다. 네덜란드나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갔을 때 느꼈던 그 하늘 색깔이었다. (평상시 창밖 풍경과 비교한 사진을 올려볼 테니, 필자가 아침에 어떤 느낌이었을지 조금이나마 공감하시길 바란다.)


미세먼지 심한 날. 아니, 그냥 보통날.
비 오고 바람 분 후 유독 쨍했던 그날(서쪽. 2022.1.8. 토)
비 오고 바람 분 후 유독 쨍했던 그날. 저 멀리 보이는 것이 파이잘 모스크(북쪽. 2022.1.8. 토)


 이런 날은 무조건 나가야 해. 그런데, 어딜 나가나? 일단 가까운 곳부터 가보자. 그래. 창밖에 매일 보이는 저곳. 파이잘 모스크. 사진에 보이다시피, 이슬라마바드 주요 랜드마크 중 하나인 파이잘 모스크는 내가 살고 있는 센터로스 아파트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대충 3~4km 거리니 걸어가도 금방이다. 목적지 결정.


 파키스탄은 국교가 이슬람인 나라이다. 아예 국기에 이슬람 상징인 달과 별이 있을 정도이다. 국민의 대다수는 이슬람교를 믿고 주거지 근처에는 여기저기 기독교의 교회 격인 모스크가 어디에나 있다. 그 모스크의 끝판왕 격인 파이잘 모스크. 수도에 있는 대표 랜드마크답게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모스크라고 한다. 걸어가도 못 갈 거리는 아니지만, 왕복으로 걷기엔 좀 먼 거리라 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파이잘 모스크가 코앞에 보인다. 구름은 좀 있지만 정말 깨끗한 공기를 느껴본 날.
주차 후 들어가는 입구 도보로
파이잘 모스크. 웅장하고 아름답다.


먼저 백과사전에서 기초 공부를 해보자.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4%EC%9E%98_%EB%AA%A8%EC%8A%A4%ED%81%AC

파이잘 모스크(Faisal Mosque) 또는 샤 파이잘 모스크(Shah Faisal Mosque)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사원이다.
이 모스크는 1980년경에 건축한 최대 규모의 현대식 회교사원으로 70년대 말 사우디 국왕 파이잘이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거금을 희사해 건축하였다. 이 모스크 안에는 성경도서관, 성경학교, 지아 대통령의 무덤이 있다. 파이잘 모스크는 이슬라마바드 시내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위키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샤파이잘 모스크 [Shah Faisal Mosque]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이슬람 세계에서는 인기 있는 모스크에 속한다. 면적이 5,000㎡를 차지하여 30만 명의 기도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그 건축술로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터키의 유명한 건축가인 반다트 달오케이(Vedat Dalokay)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샤파이잘이라는 이름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 샤파이잘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구글 지도도 확인해보자.

https://www.google.com/maps/place/%ED%8C%8C%EC%9D%B4%EC%9E%98+%EB%AA%A8%EC%8A%A4%ED%81%AC/@33.7291877,73.036884,17.75z/data=!4m5!3m4!1s0x38dfbefce01e6917:0x3e66e0de3e2598c0!8m2!3d33.7295198!4d73.0371536?hl=ko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파이잘이 지어준 거라고 파이잘 모스크구나. 동시 기도 인원을 적게는 10만, 많게는 60만 명이 한꺼번에 기도할 수 있다는 정보들이 여기저기서 정리가 안 되던데 60만은 너무 많이 잡은 것 같고 규모를 볼 때 건물 내 외를 모두 합쳐 10만 명 정도가 최대치가 될 것 같았다.

 

입구에 붙은 경고문


 안내문처럼 보이는 무서운 경고문. 짧은 영어실력이지만 대충 번역해보면,


1. 성원은 성지입니다.  피크닉 장소로 만들지 마십시오.  

2. 성원에서는 달리기 및 소음 공해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3. 적절한 복장과 순결성을 갖추지 않은 여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적절한 복장과 순결성(Purity)의 기준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4. 성원에 들어갈 때 RAK'AT NAFAL "TEHIATUL-MASJID"라고 하는 말하는 것은 순나입니다.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종교 용어가 포함된 듯. 이해불가.)

5. "AITIKAF"의 의도로 성원에 들어가십시오.(역시 이해불가. 들어가서 기도만 하라는 뜻?. 구글링을 통해 추측해본 결과, 특정 시간에 기도하는 목적으로만 성원에 들어가라는 뜻인 듯하다.)

* AITIKAF는 영어사전에도 안 나오는 단어라, 구글링으로 더 찾아봤다. 비슷한 단어가 나온다.
 - 아랍어로 I'tikaf는 무언가에 충실하거나 헌신한다는 의미입니다. 샤리아(Shariah)에서는 특정한 시간 동안 특정한 방식으로 모스크에 방문하는 특정한 사람을 표시합니다.

** 샤리아(Shariah)? 이건 또 뭔가...
 - 아랍어로 샤리아(Shariah)는 "물로 가는 길"을 의미하거나 일부에서는 "따라야 할 길"을 의미합니다. 샤리아는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의 가르침과 예언자 무함마드 또는 순나(Sunnah)의 가르침에서 파생된 법적 관행입니다.

*** 순나(Sunnah)...
 - "순나"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삶의 방식과 법적 판례에 대한 아랍어 용어입니다. 그것은 이슬람 이전의 아랍인들이 순나를 부족의 삶의 방식으로 생각한 것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꾸란에서 "하나님의 길"을 의미하는 단어 사용에 반영되어 있습니다(꾸란 33:37, 62). 또는 초기 민족의 "생활 방식"(꾸란 3:137).

6. 먹는 행위나 성원의 명성에 험담을 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7. 성원 지역에서는 사진/동영상 촬영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카메라/비디오 레코더는 압수됩니다.(건물 내에서 찍지 말라고. 외부는 괜찮다고 한다.)

8. 성원 지역에서는 흡연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9. 깨끗하게 이용해주세요.

10. 더 나은 안전을 위해 카운터에 신발을 맡기십시오.  

11. 허가되지 않은 물품/수하물 등은  CDA 행정부에 즉시 보고될 수 있습니다.

    (CDA : Capital Development Authority, 수도개발청?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12. 성원 내에서 가방, 휴대폰, 서류 가방 등을 휴대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어쨌든 종교를 모독하거나 눈에 띄는 짓은 안 할 거니까... 겁 그만 주시고... 일단 이동.

 하지만, 종교시설에서 신성모독 행위를 하게 되면 공개처형을 당할 수도 있는 나라이니,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 인파가 넘친다. 경전 입구.
여기서부턴 신발을 벗어야 한다. 그럼 신발은 어디 두냐고?
입구에 신발만 보관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한 켤레에 10루피(70원)


 방문했던 시간이 기도시간은 아니라서 아무도 기도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내 눈엔 그냥 다들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 시민들로 보였는데, 사원 내에서 내가 거의 유일한 동양계 외국인인 것 같았다. 나를 신기해하며 졸졸 따라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파이잘 모스크는 멀리서도 웅장했지만, 가까이서 보면 더욱 멋져 보였다. 입구에서는 누구나 신발을 벗어야 한다.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므로 신발을 여기저기 널어 둘 수는 없는 법. 신발만 보관하는 서비스 창구가 있다. 보관료는 딱 10루피. 70원가량.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고 해서 거실 마룻바닥처럼 완전 깨끗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넓디넓은 외부 공간의 대리석이니까 당연히 발은 더러워진다. 더욱이 전날 비가 와서 군데군데 물기가 덜 말라있어서 서너 발자국 딛다가 발이 다 젖어버려서 그 후부턴 그냥 맨발로 다녔다. 입구 이후부터는 대리석 바닥 아니면 타일로 마감된 도보니까 발 다칠 일은 없다.


계단을 올라가기 전 기준층에는 넓은 분수대가 있는데 물은 안 채워져 있었다.
야외지만 신발을 신을 수 없다. 양말까지는 괜찮다.
가까이서 본 주 건물(성원). 들어갈 수는 없다.
가까이서 바라본 4개 중 하나의 첨탑
주건물(성원) 앞마당
어느 각도에서 봐도 웅장하고 멋있다.
분수대도 보이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물은 없다.
파이잘 모스크에서 찍은 센터로스. 오른쪽 저 너머 보이는 세 개의 탑.


 센터로스에서 파이잘 모스크를 보면 엄청 가까워 보이는데, 여기서 센터로스를 보면 너무 멀어보인다. 그 만큼 파이잘 모스크가 웅장하다는 뜻. 센터로스 빌딩도 결코 작은 사이즈는 아니다.


주차장에는 원숭이도 많다.
주차장에는 원숭이도 많다.

 경전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창을 통해 내부 모습은 볼 수 있었다. 텐트형 건물로 중앙을 떠 받치는 기둥이 없다. 모두 한 번에 모여 집중하기 좋은 구조다.

 실내를 찍은 블로그가 있어 남겨둘 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실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지만, 특별 허가를 받은 사진이라고 한다.)


https://blog.naver.com/hansongp/220209326740


 파이잘 모스크는 마르갈라 힐스 국립공원(Margalla Hills National Park) 산자락 바로 아래 위치한다. 그래서인지 모스크 주변에는 원숭이들이 많이 보인다.


돌아오는 길도 한없이 깨끗한 하늘로 기분이 상쾌했던 그날.


 비 무슬림, 외국인이 성지를 함부로 방문해도 될래나 살짝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전하고 생각보다 웅장하고 깨끗하고 위엄 있었던, 파이잘 모스크 방문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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