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이어지는 글]
https://brunch.co.kr/@ragony/132
답사기는 기억과 감정이 식기 전에 후딱 써야 하는데, 요 며칠 회사일로 정신없이 바빠서 에너지 부족으로 정리를 못 했더니, 그 새 기억과 감상이 희미해져 간다. 오늘은 꼭 호다닥 쓰고 자야지.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또 잘 한다구.
지붕 아치에 LOK VIRSA라고 적혀있는데, LOK VIRSA를 구글에서 찾아보니, 파키스탄 문화 박물관 이름이 LOK VIRSA이다. 박물관 체인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다음엔 Lok Virsa Heritage Museum에도 가봐야겠다.(이 건물에서 불과 1km도 안 떨어진 곳에 있다.)
입장료는 어른 50루피, 학생 20루피. 7세 이하 무료.
외국인은 무려 500루피!
한화 3,000원 정도라 적절할 것 같은 가격인데, 저렇게 외국인 차별요금을 보면 그다지 기분 좋지는 않다. 그런데, 이 나라 어딜 가도 이렇다. "너넨 잘 사니까 더 내고 들어와."
담배 피우지 마세요. 전시물 손대지 마세요. 마실 거 먹을 거 들고 오면 안 되어요.
기본적인 경고문들.
전시 공간은 기대보다 깔끔하며 디테일이 살아있다.
주 테마는 파키스탄의 역사와 건국 스토리.
사실, 파키스탄은 국부로 추앙받는 무함마드 알리 진나가 이끄는 무슬림 연맹의 독립운동이 성공하여 1947년 건국된 신생 국가로, 파키스탄만의 역사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다만, 지리적으로 문명의 발생지로 평가받는 인더스강을 끼고 있는 국가로, 매우 찬란한 고대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데, 정치불안과 테러 위험으로 관광 인프라 투자가 덜 된 나라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박물관은 파키스탄 독립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실제 문화나 역사를 대변하는 사료 물품은 별로 없고, 밀랍인형과 사진전시가 대부분이지만, 디테일과 세부 분위기는 훌륭한 편이다. 다만... 에어컨을 안 틀어준다. 너무 덥고 습하다. 한증막 같다. 그래도 돈 내고 들어오는 곳인데, 빈약하지만 역사적 사료가 있는 곳인데... 좀 너무했다.
무굴제국의 역사와 독립운동 스토리가 밀랍인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벽화나 양각 조각도 매우 훌륭하다.
상영관 이름은 무려 "파노라마"인데 파노라마는 온데간데없고 홀 사이즈에 어울리지 않는 깜찍한 TV 한대만 반복되는 영상을 틀어준다.... 당연히 아무도 안 본다.... ㅠㅠ
Quaid's Relics... "파키스탄 아버지, 국부의 유산"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무함마드 알리 진나는 파키스탄 건국의 아버지로 매우 존경받는 인물인데, Quaid-e-Azam(위대한 지도자)이라는 대명사로 불린다. 이 나라 루피 모든 지폐 권종에 들어가는 초상 주인공이기도 하다. Quaid's Relics 방에는 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각종 유품과 집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https://brunch.co.kr/@ragony/102
익숙한 할아버지 한 분도 계신다. 그분 맞다. 간디 선생님. 인도가 독립하지 못했으면 파키스탄도 없다.
1층 전시구역 상당 부분을 이렇게 건국의 아버지 무함마드 알리 진나 사료 전시로 할애했다.
2층은 박물관이라기보다 파키스탄 홍보관에 더 가깝다.
파키스탄은 경제력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군사강국이다. 2022년 기준, 세계에서 무려 9위!!! (우리나라는 무려무려 6위!!!!!)
이런 결과는 건국 초기 국가재정의 상당부분을 군비에 몰빵한 덕분이란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더불어 핵무기 보유국가 이기도 하다.
의미가 있는 자동차 같은데 천장 수리 좀 해놓지.... 안타깝다......
문화, 예술, 관광지 등에 대한 소개도 나름 알차게 잘해 놓았다.
임란 칸 전 총리 사진도 보인다. 국민 크리켓 스타였다던데 젊으셨을 때 미남이셨네~
파키스탄은 인더스 강 유역의 드넓은 평지를 보유한 국가라 농업강국이기도 하다.
1,2층을 잇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도 있다.
시원하고 쾌적했더라면 좀 꼼꼼하게 보고 사진도 더 찍어 왔을 텐데, 너무 더워서 바람같이 돌아보고 나왔다. 어차피 에어컨은 안 틀어줄 것 같으니 나중에 시원해지면 그때 한 번 더 와봐야겠다.
볼 거 다 봤으니, Monument 공원 출구로 나가면,
말 두 마리가 서 있다.
마부한테 물어보니, 한 번 타는데 240루피 달랜다. 별로 안 비싸네. 제주도 조랑말 탈 때 2~3만 원 줬던 것 같은데. 온 김에 타 봐야지.
예상은 했지만 시야가 무척 높다. 떨어지면 크게 다치겠다야... 살콤 무섭지만 말은 순하다. 나름 자세 나온다.
오솔길 한 바퀴 5분쯤 돌고 끝. 300루피(1,800원 정도) 줬는데 당연히 거스름돈 안 준다. ㅡ_ㅡ; 원래 그렇다. 나도 받을 생각도 없다.
관광버스도 있던데, 이게 영국 2층 버스처럼 2층을 염두에 두고 만든 버스가 아니다. 그냥 단층버스에 사다리 만들어 붙이고 지붕에 의자를 붙인 버스다. 안전기준 같은 거 없다...
처음 들어올 때 쉬고 있던 미니 놀이동산이 가동하기 시작했다. 바이킹도 있고, 회전목마도 돈다.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이왕 파키스탄 기념비 박물관을 가시려면 파키스탄 건국 역사를 조금 공부하고 가시면 더 잘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D%82%A4%EC%8A%A4%ED%8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