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luence of Hunza & Nagar Rivers
식사 후 오후에 처음 찾은 뷰포인트는 훈자강과 나가르강의 합류지점.
딱히 우리가 지리에 관심이 있는 지질학도라서 간 게 아니다. 그냥, 예쁜 강물과 다리, 설산의 풍광이 예쁜 포인트가 되는 곳이라서 가이드님이 안내해 주시는 대로 도착했다.
일단, 여기가 무슨 의미를 지닌 곳인지 표지판을 보며 공부부터 시작.
[훈자강과 나가르강의 합류지점]
Hunza강은 서쪽 Karakoram Range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강입니다. 그것은 산 이전부터 있었고 이 지점에서 Nagar(Hispar)강을 만나기 위해 약 7,000m 높이 산봉우리들 사이로 흘러왔습니다. 지금까지 Hunza강의 주요 지류는 Khunjerab, Misgar, Chapursan 및 Shimshal입니다.
Nagar강은 Hispar 빙하와 Chalt강에서 유래하여 Hispar강이라고도 합니다.
- 현장 표지판을 대충 적당히 해석
훈자강은 나가르강과 합쳐진 후 여전히 훈자강으로 이름을 유지하지만, 여기서 약 80km 하구로 흘러가면 길깃강과 합쳐진 후 길깃강에 이름을 내어주고, 그 길깃강은 다시 얼마 흐르지 않아 인더스강으로 합류된다.
[훈자강과 나가르강 합류지점 구글맵 위치]
https://goo.gl/maps/3juYeub8Hf8svVMVA
길깃강과 인더스강이 합쳐지는 지점은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지나면서 보고 온 세 개의 산맥 합쳐지는 포인트와 일치한다. 아래글에 매우 자세히 소개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https://brunch.co.kr/@ragony/255
비현실적으로 맑고 깨끗했던 날씨. 저 뒤에 보이는 아치교는 "Ganish Bridge". 둥근 아치가 자연과 잘 어울리며 다리는 다리대로 또 예쁘다.
아, 정말 한국의 도심이 이런 날씨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국민소득이 1만 불쯤 후퇴해도 좋으니 대기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는 사람이다. 대기질을 개선하려면 공장도 덜 돌리고 전기도 덜 쓰고 차도 덜 타고 비행기도 덜 타야겠지. 그러면 이렇게 관광을 와도 안 되는 건데 사람 참 이기적이다.
아 정말 이렇게 맑아도 되는 거냐... 감동스럽다.
스마트폰 줌으로 당겨 찍은 레이디스 핑거봉과 훈자봉. 날씨가 맑으니, 저게 6,000m가 넘는 초고봉인데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Lady's Peak 6,000m, Hunza Peak 6,270m)
텐트가 늘어선 삼각주를 가로질러 건너가 보면 이렇게 훈자강과 나가르강이 만나는 포인트에 낡은 도보다리가 나온다. 강물이 섞이는 광경. 나가르강은 블랙워터인데, 훈자강은 에메랄드워터로 강물이 섞이는 광경도 장관을 이룬다.
강이 만나는 삼각주에는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산다.
여기 진짜 사람이 사는 집인가요? 물어보니까 사람이 사는 곳 맞댄다. 주로 이렇게 모래가 퇴적되는 삼각주 지형에서 사금을 채취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고. 가만 보니, 저 텐트 앞에 키 같은 장비가 사금채취 도구인가 보다. 텐트 앞에는 빨래도 있고 식기류도 있고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있다. 텐트마다 굴뚝이 있는 걸로 봐선 내부에 난방 또는 취사시설도 있는 것 같고, 어떤 텐트는 태양광 발전패널도 갖추고 있었다. 가이드님도 사금채취 할 줄 아시냐고 물어보니, 사금 채취도 전문 기술이 필요한 데다 노동력이 엄청 들어가는 일이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한다. 허긴, 하기 쉽고 돈 벌기 쉽다면 이런 가난한 사람들이 하고 있겠나...
낯선 이방인 관광객들을 보고 따라오는 텐트촌 아이들. 자꾸 무언가 달라고 손을 내미는 아이들에게 마음이 따뜻한 우리 여행동료 한 분이 땅콩 스낵봉지를 뜯어 한 옴큼 씩 쥐어주셨다. 동생을 살갑게 챙기던 저 순진한 여자아이는 동생도 본인도 저 자갈밭에 맨발이었는데 조금 짠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삶의 애환이 엿보이는 훈자강-나가르강 합류지점 삼각주.
언젠가 저 아이들도 좋은 집에서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소망해 본다...
(다음 얘기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