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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May 17. 2023

I ♡ HUNZA, 그리고 다시 만난 라카포시

 훈자강과 나가르강의 합류지점 답사관광을 마치고 다시 이동. 이제 훈자와 바이바이하고 길깃으로 차를 향하는 길이다. 그런데, 길을 가다 말고 정비도 잘 안 된 임시샛길로 차들이 빙빙 돌아간다. 멀쩡한 길 놔두고 왜 둘러가지...? 싶었는데, 안 멀쩡하다. 잘 포장된 도로는 저쯤 앞에서 완전히 두절되어 있다. 차량 접근을 막아두는 표식인 돌덩어리들이 없다면 그대로 곤두박질치는 상황. 아니, 길이란 게 이방인도 운전해서 오고 할 텐데, 라바콘에 야광표식정도는 해 놔야 불의의 사고를 막는 거 아님? 여긴 그런 거 없다. 알아서 잘 피해서 다녀야 한다. 포장된 길이라도 믿으면 안 된다.


 와아~ 그런데, 임시 길이란 것도 길가에 집을 당장 허물지도 못하니 그 집 뒤쪽을 둘러가는 길을 급하게 깎아서 만들어놨네... 그럼, 저 집 사람들은 졸지에 도로 복판의 섬이 되어버린 거네....?



 도로복판 싱크홀을 좀 더 확대하면, 길이 가다 말고 아예 없다. 바닥이 텅 비어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2022년 봄에는 파키스탄에 유례 없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나도 뭐 이런데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힘든 작년이었다. 공식 5월 기온이 50도가 넘는 초불볕더위가 북쪽지방까지 강타했다.


※ 당시에 썼던 더위일기...

https://brunch.co.kr/@ragony/96


 이렇게 더운 열기가 북쪽을 강타하니, 이미 스쳐지나 왔던 빙하지역의 빙하들이 가만있을 리 만무. 고산지대 빙하들이 사정없이 녹아내렸고, 이는 어마어마한 홍수를 만들어 물길에 지나는 것들을 다 쓸어버렸다.


https://www.youtube.com/embed/rmil6JTY-DM

정확히 해당 지역은 아니지만, 작년 홍수빙하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보여주는 동영상



 형성된 계곡의 모양새가 과거엔 상당히 큰 유량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어쨌든, 저 두절된 강변도로는 당시 엄청나게 유량이 증가했던 강물의 침식 때문에 도로 하부가 직접 침식이 되면서 푹 꺼져 버린 것. 침식량이 얼마나 많았던 건지 관리당국은 침식된 도로 하부를 도로 골재로 채워 재개통하는 대신 옆 부분 동산을 깎아 임시도로를 만들어 버린 거다. 이런 곳들이 비일비재하니까, 파키스탄에서 낯선 곳 갈 때는 어지간하면 운전자를 고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고 직접 운전은 피하시는 게 좋겠다.(어차피 국제운전면허가 통용되는 나라가 아니기도 하다. 운전하려면 이 나라에서 직접 운전면허 발급받아야 한다.)



 I ♡ HUNZA View Point.

 이제 좀 봤다고 라카포시 봉우리가 눈에 익다. 저렇게 웅장한 설산인데 못 알아보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언제 봐도 장엄한데, 오늘따라 날씨가 맑으니 더더욱 장엄해 보인다. 끝내주게 맑은 날 햇빛을 반사하는 설산의 모습은 장관 그 자체다.



 Hunza 여행을 기념하며 여행동료 및 가이드, 운전기사님과 함께 기념샷.

 ♡ 마크는 돌팔매로 구멍이 퐁 났고, "Z"는 금이 간 걸 테이프로 동동 동여매어 임시수릴 해놨던데 제발 이러지 맙시다. 작은 이미지 하나하나가 모여서 국가 이미지를 만드는 건데, 아효, 참, 조금조금 아쉬운 마음이...

 사진 다 찍었으면 다시 갈 길을 갑시다. 길깃까지 또 세 시간 걸리니까 부지런히 가야 합니다. 해가 지면 위험하니까요.


https://goo.gl/maps/qi8464enpoZ36KA5A

I ♡ HUNZA 이정표에서 버드뷰로 바라본 현장 전경. 구글맵에서 가져왔습니다.



(다음 얘기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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