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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May 20. 2023

The Food Corridor 방문기

길깃에 있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이전 얘기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277




 산사태로 지체된 시간이 압박이 된 건지, 우리 기사님은 유독 밟으신다. 나, 급한거 하나 없는 관광객인데.



 영화 "분노의 질주 11" 예고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현실판 분노의 질주. 대체 몇 대를 제끼고 온 거냐... 옆에서 보는 내내 심장이 쫄깃했다. 제발 안전운행 합시다...


 어쨌든 길깃에 무사..아니 산사태 겪고 왔으니 무사는 아니고.. 유사도착.

 저녁은 길깃에 있는 현지식당을 이용해보겠습니다.



 식당 이름은 "음식 복도(The Food Corridor)".


 아, 왜 이나  놔두고 복도(Corridor)에서 먹냐고... 일단 이름은 마음에 안 들지만 이상하게 파키스탄에선 이 Corridor란 용어를 여기저기 즐겨 사용한다. 이게 좀 이유가 있는 듯. 추측 들어간다.




 Corridor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용어 중 하나가 중파경제회랑(China-Pakistan Economic Corridor)인데, 무역로를 추가 확충하려는 중국의 의도와 국가 SOC 구축을 바라는 파키스탄의 바람이 딱 맞아떨어져서 투자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일컫는 용어이다.


일대일로 구상 중 해상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인 파키스탄은 2015년부터 본격화된 '중파경제회랑(CPEC)'에 의해 620억 달러(약 72조137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수혈받았다. 이 자금은 중국 서부에서 파키스탄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도로와 파이프라인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g-enews.com 아래 기사 부분 발췌)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191118102219302d6eb469fd3_1/article.html?md=20191118103858_U


“중파경제회랑”의 시작점은 중국 신장 카스이고 종점은 파키스탄의 서남쪽 항구인 과다르항이며, 철도, 도로, 광케이블 커버 및 석유 수송관을 망라하고 있다. 요약하면 “1+4”의 협력구도이다. 여기서 “1”은 중파경제회랑을 가리키고 “4”는 교통 인프라 시설, 산업단지 협력, 과다르항과 에너지를 가리킨다. “중파경제회랑”이 완성되면 중국은 “서쪽으로의 개방”에서 중요한 버팀목이 가지게 되고 더 이상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새로운 에너지 운송 통로를 운송 원가와 안전 위험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경제에도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제공한다.
(논문 부분발췌 : 일대일로 “중파경제회랑”에 따른 중국·파키스탄 무역잠재력에 대한 실증분석, 백량군, 2019)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91c0458649c805d2ffe0bdc3ef48d419&outLink=K


 파키스탄 당국에서도 중파경제회랑의 효과에 대해서도 자주 홍보를 하며, 적어도 파키스탄 지식층에선 중파경제회랑(China-Pakistan Economic Corridor), 줄여서 CPEC(발음 : 씨펙)이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파키스탄 경제를 발전시켜 줄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이고 해당 프로젝트는 국가가 나서서 온갖 특혜를 밀어주며 홍보한다. 그래서, 파키스탄 국민들에게는 Corridor란 용어가 매우 친숙하며 고급지고 성공적인 이미지를 가지나보다.


 하지만, 파키스탄 경제가 추락하게 된 배경으로 중파경제회랑(CPEC)에 의한 과도한 대출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는 경제학자들이 많이 있다.


 대중국 무역 적자가 커지면서 국제 수지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채무 상환에 쫓기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져들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6년 11월에 190억 달러를 넘던 외환 보유액은 올해 6월 약 72억 달러까지 격감했다.
 파키스탄 정부의 긴급 지원 요청을 받은 IMF는 지난 7월 3년 3개월 만에 약 60억 달러를 지원하는 대신 재정 재건이라는 과제를 부과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에 있어서 세수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공공요금 인상은 대책 중 하나이기 때문에 IMF의 과제 달성에는 한계가 따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경제체들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대출은 상대국을 빚더미에 앉히며, 이를 통해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부채의 함정'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대출 상환이 막힌 스리랑카는 주요 항구인 '함반도타항'의 권익을 중국계 기업에 장기간 양도하는 등 피해를 짊어진 사례가 있다.
심각한 상황을 간파한 파키스탄의 칸 총리는 서둘러 CPEC의 축소를 제안하고 있지만. 중국 측이 순순히 응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상기 링크된 g-enews.com 기사 부분 발췌)


 우리가 다 지어주고 필요한 돈도 우리가 다 빌려주께~ 꼬드겨서 일단 접수하고 나면 빚갚으라 독촉하고 못 갚으면 100년간 여기 우리꺼~ 하며 뺏고 하는, 개발원조를 빙자한 식민지 구축전략은 잘 알려진 중국의 고전적 수법. 아무래도 파키스탄이 이 전략에 또 당한 것 같단 말이지... 중국에 의한 자원수탈 및 경제주권 침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이에 동조하는 일부 과격단체는 대 놓고 중국 투자자에 대한 테러를 시도한다. 중국인과 외모가 별반 다르지 않은 한국인에게 파키스탄이 한층 더 위험한 이유다.


 중파경제회랑(CPEC)을 주제로 따로 얘기해도 책 수백권은 나올만큼 내용이 방대하고 벌여놓은 사업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밥먹으러 왔다가 말이 살짝 샜다.


 The Food Corridor는 원래 미국 콜로라도 포트콜린스의 주방공유 사업모델을 기획하는 소프트웨어 회사 이름인데, 왜 여기선 식당간판으로 쓰이고 있는건지 연관성을 확인하긴 힘들다. 미국 식당 프렌차이즈의 지점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로고를 무단도용한건지 아니면 진짜 공유주방에 대한 라이선스를 쓰고 있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Corridor란 용어가 파키스탄에 가지는 의미를 말하고 싶어서 말이 한참 밖으로 샜다.




 정신차리고 다시 식당으로 돌아와서...

 잘 시켜 봅시다.



 대충 실내는 이렇고...



 패스트푸드가 주류인 메뉴판. 애들도 아닌데 피자, 버거는 좀 별로고, 어른들 식사가 될 만한걸 시켜봅시다.


1. 뜨겁고 신 수프(Hot & Sour Soup) : 200루피(940원)

 언제나 먹던 무난한 맛. 약간 시큼하면서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다. 이 중국식 수프는 레시피가 단순한건지 어디가서 시키던 맛 차이가 크게 없다. 값도 싸고 만족하고 먹었던 한 그릇.


2. 치킨 차우멘(Chicken Chowmein) : 450루피(2,100원)

 굵은 국수에 잘게 다진 닭고기와 야채를 넣어 볶은 중국 요리. 가뜩이나 느끼한데 면이 너무 굵고 식감이 퍼진 느낌이라 맛있다고 느끼진 못했다. 기억해놨다가 다음엔 피해야지...


3. 치킨 탕수육 + 계란볶음밥(Chicken Vegetable with Egg Fried Rice) : 700루피(3,300원)

 헉. 비싼만큼 너무 많이 준다. 이거 반만 줘도 되는데. 다른 메뉴 없이 이 메뉴 하나만 시켜서 3명이서 나누어먹어도 충분할 뻔했다.

 탕수육은 아니지만 탕수육 같은 맛이 나는 소스로 버무린 닭고기 요리+야채+볶음밥.

 탕수육 소스에 밥말아먹는 느낌이 좀 들어서 내 입맛에는 그리 맞지 않았다.


4. 프라이드 치킨 : 850루피(4,000원)

 KFC 스타일의 튀김옷이 입혀진 치킨을 5조각 준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 큰거냐... 치킨 덩이가 덩치 큰 어른 주먹보다 다 크다. 맛은 뭐, 그냥 그냥 상상하는 딱 닭튀김 맛. 특별할 게 없다.


 이 집은 피자, 버거와 치킨을 기본으로 하는 패스트푸드 식당인데, 곁다리로 약간의 중화요리와 비리야니, 파라타 롤 등 서민 음식도 사이드로 파는 집이다. 역시 주력을 안 시키고 사이드 메뉴로 겉돌다보니 만족도가 좀 떨어졌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었는지 일행들도 주문한 음식을 다 못 먹고 또 남겼다.(죄송합니다.)


 어쨌건 저녁 식사도 잘 해결했고... 식당을 나와서 다시 차에 탑승.


 해도 이미 한참 전에 졌으니, 집에 갑시다. 호텔로 출발... 하는 줄 알았는데, 차 한잔 마시고 가자고 하신다.

 와이낫. 갑시다.




(다음 얘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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