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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n 19. 2024

바르셀로나 고딕지구에 가 보았습니다

 2023년 12월 1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5일 차 오후.



 피카소 미술관을 빠져나와서 고딕지구를 돌아볼 거다.

 바르셀로나 고딕지구는 우리나라로 치면 북촌 한옥마을쯤 되는 곳. 오래된 건물과 유서 깊은 장소가 즐비한 역사적인 곳이다.



 왕의 광장(Placa Del Rei)에 가봤다.

 중세 성 느낌이 팍팍 든다.

 과거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이사벨 여왕을 알현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Salle d'Exposition et Atrium.

 Baixada de Santa Clara에 있는 아라곤 왕국 박물관인 Salle D`exposition Et Atrium 안뜰의 전망. 아치 장식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이 딱 유럽 스럽다.



 Cathedral of Barcelona

 바르셀로나 대성당.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65344&cid=42864&categoryId=50859


 크고 멋지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대성당이지만, 아직도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명성에 살짝 밀리는 느낌이 조금 있다. 대성당은 1298년 자우메 2세 때 착공해 1448년에 완성되었다.



 대성당 앞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통나무 인형(까가티오 Caga Tio)과 똥싸는 인형(까가네르, Caga ner)이 단연 눈에 뜨인다. 까가네르는 정말 유명인 중 없는 인물이 없는 것 같다. 정치인도 영화 주인공도 스포츠 스타도 피해 갈 수 없다.



 피카소가 직접 그린 간판이라고 해서 유명한 집.



 이게 뭐더라. 성당 옆에 있는 오래된 아치문으로 무언가 역사적 스토리가 있던 것 같았는데 기억이 안 난다. 이래서 여행기는 까먹기 전에 써야 된다.(후술 : 기억이 났습니다. 수도교의 흔적이라고 하는군요.)



 키스의 벽.

 수많은 시민들의 행복한 사진을 모자이크 기법으로 다시 배치하여 키스하는 큰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포토스팟으로 유명한 곳인데 운 좋게 비어있는 시간에 사진 담아 올 수 있었다.



 대성당 바로 앞의 콜론 호텔.

 대성당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루프탑 카페가 있어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다. 가 볼걸 그랬나. 나는 안 올라가 봤다.



 그냥 예뻐서 찍어봄.



 El Pont del Bisbe. "비스베 다리"라 불리는 사진 명소.

 카탈루냐 주정부청사와 주지사 집무실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여행객들이라면 누구나 잠시 발걸음 멈추고 사진 찍는 곳이라 나도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하나 찍어달라고 해봤다.



 Sant Felip Neri Square. 산 필립 네리 광장.

 영화 <향수>의 배경이 된 광장으로 유명하며 스페인 내전의 상흔이 보존된 곳이다. 곰보 같은 벽은 총탄 포탄으로 손상된 것인데, 일부러 복원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포탄의 상흔 앞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대비되는 모습은 이방인인 나에게도 무언가 이질적으로 보였다.

 


 유대인 골목에도 가봤다. 어... 잘못 왔나? 유대인 깃발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르헨티나 깃발이다. 어쨌든 산 필립 네리 광장 바로 인근에는 유대인 골목이 있다고 했는데 그냥 가 봤다고 치자.



 한국에서도 유명한 츄러스 체인점 추레리아. 심지어 입구에 커다란 현수막으로 "아시아 독점계약 체결"이라 써붙여놓고 대한민국 국기까지 붙어있는데 어떻게 안 가보겠나.

 제일 많이 팔린다는 기본 츄러스에 초코시럽 한 컵 사서 들고 나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종업원들이 더더욱 친절하게 맞아주신 듯. 사진촬영에도 흔쾌히 동의해 주신다.


 한 손에는 츄러스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초코시럽을 들고 움직이느라 츄러스만 접사해서 찍지 못했지만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자. 아. 그래. 겉바속촉. 뭐든 음식은 갓 만들어야 맛있다. 특히 츄러스처럼 기름에 튀긴 탄수화물은 만들자마자 먹어야 한다. 음식의 맛은 혀보다는 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냄새의 수용체는 종류가 엄청나게 많지만, 정작 혀 끝의 맛봉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많은 맛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맛있다"라고 느끼는 감각의 적지 않은 요인은 입으로 씹고 코로 맡는 냄새에 기인한다. 갓 만든 따뜻한 음식이 더 많은 냄새를 활발히 풍기며 미각이며 후각이며 씹는 촉감이며 모든 면에서 만든 지 오래된 음식과는 비교가 안 되니까 맛있는 거겠지.


 초코시럽을 콕 찍어 와앙~ 하게 베어 먹는 츄러스는 입에 들어가면 화악~ 퍼지는 초코맛이 처음. 와그작 하고 씹히는 바삭함이 두 번째. 씹다 보면 말캉말캉 느껴지는 속살이 세 번째. 씹힌 알갱이들이 알맞게 조화되며 입 가득 퍼지는 탄수화물 맛 기름 맛 설탕 맛 초코 맛이 자꾸 중독되게 만든다. 기름에 갓 튀긴 거 그대로 뜨거운 채 종이에 싸서 가져왔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지.


 갓 만든 화덕(탄두르)에서 바로 꺼낸 난(Naan. 남아시아 식 빵)을 먹어본 적이 있다. 재료라곤 밀가루 소금 이스트 물이 전부일뿐인데 "어쩜 이렇게 환상적인 맛이 나지?" 하고 놀랐었는데, 생각해 보면 현지 전문점에서의 츄러스 사 먹는 경험과 비슷한 과정이리라. 그러니까 Naan을 감싸고 있던 풍미가 휘리릭 날아가버리기 전에 입 안에 넣어야 그 맛이 나는 거다.


 길게 길게 썼지만, 간단히 말하면 맛있었다는 이야기.

 




 츄러스 살뜰하게 초코시럽에 다 찍어먹어도 점심으로 때우기엔 조금 부족해서 가까운 데 있는 노천식당에 그냥 자리 잡았다. Tapas San Miguel.


https://maps.app.goo.gl/WeyBgdnU5NJJ9ZFZ7



 우리 식으로 하면 풋고추볶음 쯤 될 것 같은 Pimentos Del Padron 한 접시하고 Copa cava라는 스파클링 와인 한 잔.

 Pimentos Del Padron 요리는 정말 특별할 게 없는 유럽식 꽈리고추를 기름에 볶아 소금 살짝 친 맛인데, 하나도 안 맵고 신선하고 아삭한 풍미가 상당히 좋다. 고기와 빵에 질려가는 여행객이라면 한 끼 정도는 이렇게 가볍게 먹는 것도 추천드림.




 맛있게 먹고 조금 쉬었다가 바르셀로나 여행객들의 첫 기준점이 된다는 레이알 광장에 가봤다.


https://maps.app.goo.gl/xCBh2HnPnXYTyoZK9



 레이알 광장은 네모반듯 중정을 두고 음식점과 까페들이 즐비한 전형적인 유럽식 광장이다.

 이곳이 특별히 더 유명한 이유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디자인했다는 가우디 가로등이 있기 때문.

 이거 보러 왔으니 가로등 사진 여러 장을 건져봤다.


 중정에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며 넋 놓고 시간 때워도 참 좋을법한 곳이었지만 오늘 빡빡한 전투일정을 마저 소화해야 하므로 아쉽지만 다시 이동.


 이제 라 보케리아 시장에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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