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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23. 2024

두바이 금시장 & 전통시장 둘러보기

저 금이 다 내꺼라면

 여정 8일 차.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오전.


 전날 비행기 안에서 밤을 보낸지라 온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하긴 하지만, 두바이 관광은 스탑바이로 온 거라서 쉬고말고 할 시간이 없다. 호텔에 짐 맡기자마자 다시 현지답사 모드 On. 롤플레이 게임에 타임어택 모드가 켜진 것 같은 느낌이다.


 처음 갈 곳은 호텔에서 멀지 않은 두바이 금시장(Gold Souq) + 향신료 시장(Spice Souq) + 전통 시장(Old Souq). 시장 거리는 한 곳에 다 모여있고 블록에 따라 특정 상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군집해 있는 곳이다.


 호텔에서 전철 세 정거장 이동해서 Gold Souq Metro 역에서 내린 다음에 육교를 건너 6~700m 10여분 걸어오면 금시장 입구가 보인다.


12월 겨울인데도 햇볕 쨍한 도로를 걷기에 더웠다. 여름에 오면 죽겠구나 싶었음.
건물 전체가 금색인 Gold Land. 금빛이 주는 중동틱 위압감.



 구글신이 인도하는 대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가이드 없이도 금시장 입구 잘 도착.



 과연 금이 얼마나 팔려야 이 상권이 유지가 될까 싶을 정도로 금가게가 많다. 블록 전체가 다 금가게다.



 햐... 이게 다 돈이 얼마치야... 부자나라 맞긴 맞구나.



 한 가게 앞에 유독 관광객이 많다. 쇼윈도 무언가를 배경으로 다들 셀카를 남기고 간다.



 배경 상품은 이거.

 뭐지? 복싱 챔피언 벨트 같기도 하고 코르셋 같기도 하고. 암튼 비싸 보인다. 저게 다 몇 돈이야.



 금사슬 제품은 중세 사슬갑옷 같기도 하고 암튼 이것저것 모두 다 금이다. 금 세상이다.

 아니 저 먹을 수도 없는 노란 중금속(금은 분류상 중금속 맞다) 몸에 지니고 다니면 무거울 텐데. 단지 철보다 희귀하고 녹슬지 않는 안정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의 상징이 되어버린 금속. 가치저장의 수단으론 그게 사회적 함의를 가진 약속이니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저런 무거운 장신구를 불편하게시리 몸에 지니고 다니고 싶은 건지 나는 공감이 좀 잘 안 된다(누군가 사주면 감사히 받겠지만 집에 고이 모셔둘 타입).


 아.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참 중동스럽네~ 하고 다음 구역으로 이동.



 금 시장 바로 옆에는 옷감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옷감 시장도 있고, 향신료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도 있고, 생활용품부터 관광 기념품 다양하게 취급하는 시장도 바로 붙어있다.



 꾀죄죄한 행색의 여행객이라 돈 없어 보여 그랬던 건지 금시장 구경할 땐 단 한 사람도 호객행위를 하지 않더니 전통시장 골목으로 들어오니 호객행위가 장난이 아니다. 이러다 원양어선 배로 팔려가면 어떡하나 걱정이 들 정도로 매우 적극적으로 영업을 걸어온다. 상당수의 상인은 나한테 "니하오~"하며 호객을 해 오는데,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아 그랬던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동양인 비하의 목적인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향신료 가게 입구에서 신기하게 구경하며 사진 찍고 있으니 주인아저씨가 부담 없이 보고 가라며, 이거도 냄새 맡아봐라 저거도 만져봐라 이것저것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면서 굳이 안 받겠다고 해도 낙타 화이트 아몬드 초콜릿도 하나 손에 쥐어 주셨음. 어째 조금만 더 있으면 강매당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Thank you so much~" 90도 폴더 인사하고 쏜살같이 이동함.


 혼자 여행객은 언제나 긴장해야 하며 객지에서의 호의가 진짜 호의인지 나 등쳐먹으려는 수작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언제나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긴장해서 도망쳐 나오긴 했지만 가운데 아몬드가 들어있던 초콜릿은 무지무지 달고 맛있었음.

 호의를 베풀어주셨던 거라면 매정하게 굴어 죄송합니다 사장님. 근데, 이제 막 도보여행 시작이라 무겁게 이거저거 살 수가 없어요. 몸이 가벼워야 한단 말예요.



 호다닥 빠져나와서 뒤돌아보니 금방 나온 거리는 "Grand Souq"이라고 되어있다.

 아무것도 산 건 없지만, 중동 부국의 시장 분위기는 물씬 익혔으니 다음 장소 이동.


 두바이 크리크(Creek, 수로. 강이 아니고 바다 채널)를 페리로 건너 두바이 알 시프(Al Seef)에 가 보기로 합니다.


 시장 바로 앞에 있는 Old Souq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탈 수 있음.


https://maps.app.goo.gl/g1mQgqgCZKbdMwyN7



 배가 연신 들어오고 연신 나간다. 요금은 딱 동전하나 1 AED(아랍에미레이트 디르함, 한화 약 380원). 싸다. 굳이 럭셔리 유람선 관광 할 필요 없이 페리 한 번이면 운하 경험은 충분할 것 같다.



  두바이 페리는 큰 배 아니고 통통배 나룻배 느낌. 배 하부엔 이렇게 엔진이 노출되어 있는데 통통통통 좀 시끄럽긴 했지만 또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운하를 건너 맞은편에 도착하는 데에는 채 10여분이 걸리지 않는다.




 다음 행선지 : 두바이 알 시프(Al S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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