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치기 전에, 순례길 #4. 산 페르민 예고편

그들은 나에게 헹가레를 쳐주었다.

by 순례자 현황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3일 차, 수비리에서 팜플로나 21km


수비리 ~팜플로냐
Zubiri ~ Pamplona

아... 헤밍웨이의 팜플론냐!

스페인 3대 축제를 알고 있나요?

1. Las Fallas (라스 파야스) 발렌시아 불꽃축제: 매년 3월 15일~3월 19일

2. San Fermín (산 페르민) 팜플로나 산 페르민 축제: 매년 7월 6일~7월 14일

3. La Tomatina (라 토마티나) 발렌시아 부뇰 지방 토마토 축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팜플로나라는 도시에는 두 개의 이미지가 있었다. 산 페르민 소몰이 축제헤밍웨이의 도시라는 것. 돌아가는 비행기 편 없이 기약 없는 여행을 온 이상 많은 경험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 마침 내가 도착한 날로부터 5일 뒤에 스페인 3 대축제 중 하나인 산 페르민 페스티벌 ( 소몰이 축제 )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결심했다. " 좋아 일단 걷다가 다시 돌아오자! " 스페인 3대 축제 중 하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팜플로나 투우장과 광장 앞의 이루나 카페에서는 헤밍웨이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를 집필한 곳이 바로 이 네바라지방의 팜플로나라고 한다.


스페인의 7월 팜플로나는 스페인의 상징 색, 붉은색으로 도시가 물들어간다. 내가 도착한 6월 말부터 이미 그 붉은 물결은 시작되고 있었다.



축제는,, 이미 시작되었다 (1)


팜플로냐에서 가장 행복했던 소식! 그것은 한국 식품을 구할 수 있는 중국인 마켓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만나는 대도시이자 한국 식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설레는 생각에 짐 풀고 씻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 중앙부에 위치한 이루나 마켓에는 한국 라면의 대명사 신라면은 물론, 너구리, 불닭볶음면 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나는 한국 라면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가격도 1-2유로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캐나다에서 만나는 한국 라면들이 더 비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다고 느낀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예외적인 케이스이지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머물다 오신 분들에겐 비싸다고 생각될 수 있겠다. 라면뿐 아니라 고추장, 쌈장 그리고 한국인의 힘 김치! 도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다만 중국 마켓이라는 별명이 이해가 가는 게 분명 김치지만 중국에서 만들고 발행한 김치들이었다.

더더욱 대박인 것인 소주! 쾨~ 한국인의 초록병 소주도 만날 수 있다. 6-7유로 정도로 한국의 2배 정도? 하루쯤 머물 거라면 피로를 풀기 위해 이곳에서 소주 한 병과 재회하셔도 좋을 듯하다!





게스트북, 지나간 그리고 지나갈 우리의 흔적들


에어컨이 빵빵 나오는 알베르게에서 이쁜 그림을 발견했다. 보통 알베르게에는 게스트북이 하나씩 있다. 그중에서도 이곳의 게스트북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언어로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남겨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가끔은 정말 걷기 힘든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내가 이곳에서 뭐 하는 것인지 후회가 드는 시기가 걷다 보면 반드시 찾아온다. 그럴 땐 게스트북을 한번 보길 강하게 추천한다.


"많이 힘드시죠? 발도 많이 아프실 테고요. 물집 때문에도 고생 많으실 거예요. 왜 이 길을 걷는지 후회되시진 않으세요? 저 역시 후회되고 힘들기도 했는데 가끔은 내가 왜 걷는지를 다시 생각해봤어요. 처음 마음을 찾고 싶었고 내가 이 길을 왜 나섯는지 떠올렸을 때, 또 내 동료들을 볼 때 다시 힘이 나요.

여러분들은 언제 가장 힘이 나시나요?"



게스트북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흔적이 나에게 순례길을 걷는 힘이 되었다. 내가 이 길을 왜 왔을까? 그만 좀 쉬고 싶어서 왔다. 의무적으로 걷는 것은 아닌가, 또 나 스스로에 집중하는 것에 방해를 받고 있진 않은가를 종종 상기하게 되었다. 누군가 이후 순례길을 걸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꼭 이 부분을 마음에 묻고 걸었으면 좋겠다. 30여 일간의 여정 중에 분명 지치는 날이 찾아올 테니 말이다.


" 많이 힘들 텐데 왜 걷고 있었나요? 또 그 힘은 어디서 나왔었나요? "



축제는,, 이미 시작되었다 (2)


산 페르민 축제 1주일 전

거리에선 이미 야단스러운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알베르게에서 나와 동네 꼬마들과 어울려 놀고 팜플로냐 마을을 구경하던 중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트럼펫 그리고 여러 악기 소리들이 들려왔다. 호기심에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다가갔다.


파란색 옷을 입은 악단이 여러 악기로 음악을 만들고 주위를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각자가 느끼는 리듬대로 춤을 춘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서로 한데 어우러져 이미 축제는 시작된 것처럼 모두가 즐기고 있다. 흥겨운 리듬, 모두가 밝게 웃고 있는 모습.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아이도 아빠 어깨 위에서 신나 하고 있다. 한여름 지친 까미노 길에서 마주한 이 축제는 모두 닳아버린 배터리를 순식간에 '급속 충전'해주었다. 일과 후에 입는 트레이닝복과 슬리퍼를 신었지만 이 '기쁨의 환호' 속에 속하여 함께 즐기고 싶었다. 한 손엔 카메라로 사진을, 한 손엔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으면서 더더욱 흥을 참기 어려웠다!


스페인 순례길, 이 산티아고 까미노 길을 걸으며 마음속에 있던 짐을 하나씩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다. 마음아 제발 좀 가벼워지겠니? 하고 속삭이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들 속에 속하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들과 함께 환호하고 소리치고 춤추면서 나라는 이방인을 아무도 낯설게 대하지 않았고 마치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어깨동무를 하고 소리치며 자연스럽게 우리가 되도록 이끌어주었다!!


한 곳에 보여 합주를 하고 그에 맞춰 사람들은 춤을 춘다. 어린 아기는 아버지 어깨에 올라타 까르르 웃고 있고 중년의 아버지는 이제 막 성인이 된듯한 딸의 손을 잡고 먼저 앞서 춤을 추며 딸을 이끈다. 한 중년의 여성분은 가장 흥겹게 몸을 움직이며 점차 중앙으로 파고들어간다. 모두가 이곳의 분위기 리더이고 각자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즐기고 있다. 아름답게..


아무런 두려움도 걱정도 없이 모두가 흥겨워지고 있는 스페인 나베라 지방의 팜플로냐. 순례자들인 우리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오늘이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이들이 흥겹게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었으니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왜냐면 전혀 낯선 이를 대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니까, 먼저 이 그룹의 속으로 데려와 함께 어울리게 해 주었으니까...



팜플로나 마을 사이 사이는 그리 넓지 않다. 그리 넓지 않은 덕에 사람들이 좀더 가까이 모여들 수 있었다. 광장에서의 노래를 시작으로 함성과 함게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그들 틈에 끼어 함께 행진을 하며 중간중간 멈추며 주고받는 돌림노래를 불렀다. 이들 모두 이곳 사람들이 아닐 것인데. 어쩜 이리 다들 알고 따라부르고 호응하고 주고받고가 잘 되는걸까?

라랄라랄랄라 ! ~> 라랄라랄랄라 !

주고받는 노래를 하다 다시 또 행진을 시작한다.

갑자기 나를 들어올려 헹가레를 쳐준다. 부엔까미노 하며! 순례객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또 그 고된 길을 아는것인지 신나게 헹가레를 올려주었다!

다시 행진의 시작. 어느새인가 나는 그들의 한가운데에서 점차 앞으로 앞으로 나가더니 결국 행진 맨 앞까지 나를 데리고 나가 가장 선두에 앞장세웠다. 가장 앞에 세워 퍼레이드를 이끌어가게 하는데 어찌나 부담스러우면서도 그 분위기에 흠뻑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고 그들과 어울려 놀았다.


열린 마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있는 곳과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이어도 상관 없다. 출신? 그게 지금 우리 축제에 무슨 상관있을까. 피부 색? 아무렴 어때. 내가 만난 이 축제의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문제되는 것이 없었다. 그들은 나를 그 축제 현장에 포함시켜주었고, 헹가레를 치며 모두의 축하를 받게했다. 퍼레이드 앞으로 데려와 자신들을 앞으로 데려가 나가주도록 인도했다. 그렇게 그들은 열려있었고 내 카메라 렌즈를 향해 멋지고 이쁜 자세를 잡아주었다.

우린 얼마나 열려있을까? 나와 다른 누군가에게, 나와 같지 않은 이들에게,

끝으로 순례자들 중 하나인 나에게 이런 고귀한 경험과 감사한 마음을 준 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팜플로냐의 밤, 고요해진 거리에

한바탕 거리의 행진을 마치고 흥을 즐기던 이들은 하나 둘 흝어졌다. 밤이 되자 거리는 다시 조용해졌고 그들이 산페르민 축제를 얼마나 기다리는지 느낄 수 있었다. 축제까지 남은 시간을 카운팅하는 디지털 시계는 소리 없이 넘어가며 그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4

⭐️⭐️⭐️ 일과 후 에너지가 된다면 알베르게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자! 어떤 재밋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 단, 무리하지 말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3

⭐️⭐️⭐️⭐️ 허기보다 당이 문제. 캔디류를 챙겨나가길 추천 (청포도 캔디 강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2

⭐️⭐️⭐️⭐️⭐️ 등산화는 등산을 위하기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

⭐️⭐️⭐️⭐️⭐️발에 열이 찬다~ 느껴지면 한 번씩 멈춰서 신발, 양말 다 벗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발가락 사이에 밴드로 마찰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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